피플 > 아산인 이야기 환자별 맞춤 운동 돕는 건강운동관리사 2022.05.02

건진운영팀 이혜영 과장

 

▲ 이혜영 과장이 무릎 근력 검사를 진행하며 환자의 평소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 (좌)
▲ 진종훈 사원과 새로운 동작을 개발하기 위해 상의하고 있는 이혜영 과장(왼쪽). (우)

 

 

 

정확한 운동으로 회복의 여지가 보이는 환자가 많아요. 좋은 가이드가 되어야죠.

 

건강 운동관리 프로그램

오전에는 4개의 PT 수업, 오후에는 당일 환자 관리가 줄지어 기다린다. 진료가 많은 금요일은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11명의 건강운동관리사가 쉴 틈 없이 움직여도 환자 대기 리스트가 좀처럼 줄지 않는 날이어서다.   

스포츠건강의학센터는 자발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환자를 의뢰받는다. ‘어깨 수술을 해서 외회전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퇴근이 약해진 환자입니다’ 등의 운동 의뢰서 내용을 참고해 기본 프로토콜에서 환자 개개인에 맞춘 변형을 가미한다. 질환 정보를 토대로 교육하기 때문에 효과적이고 균형 잡힌 운동이 가능하다. 정형외과의 환자 의뢰가 많지만 가정의학과의 체중 관리 환자, 신경외과의 척추 질환 환자, 노년내과나 당뇨병센터의 만성 질환 환자 등 다양한 환자군이 스포츠건강의학센터를 찾는다.

 

임상 현장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으며 건강운동관리사의 역량을 쌓았어요.

 

건강운동관리사로의 성장

서울대 운동생리학실에서 석사 과정을 밟던 1998년, 인턴으로 입사했다. 운동 처방은 새로운 분야였고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을 직접 관리할 기회가 흔치 않던 때였다. 당시 센터 소장이었던 진영수 교수님은 매일 근무 전 1시간씩 세미나를 진행했다. 해외 저널을 리뷰하고 새로운 운동요법이 나오면 각자 번역해서 발표했다. 교과서에 없는 내용은 환자들을 관리하며 직접 터득했다. ‘우리보다 많이 공부한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우리만큼 실전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은 없다’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장착되었다.

점차 외부 기관에서 다양한 요청이 쏟아졌다.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검수하고 각종 연구에 참여했다. 앞으로의 욕심이 있다면 병원에 오기 힘든 환자들이 집에서도 올바르게 운동할 수 있도록 유용한 소도구를 개발하거나 영상을 제작해서 운동 관리의 대중화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 환자에게 필요한 운동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좌)
▲ 기본 프로토콜을 토대로 환자 맞춤 동작을 추가하여 교육 중인 이혜영 과장(오른쪽). (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직업이어서 좋아요.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마음만은 행복하죠.

 

환자들의 회복을 보면서

회전근개가 손상된 환자가 온 적이 있다. 기록에는 ‘수술 예정이지만 운동으로 기능을 회복시켜 통증을 줄이는 것부터 해볼 수 있다’라고 적혀있었다. 환자는 수술해야 할 상황인지 계속 물었다. “그건 제가 답할 수 없어요. 그런데 열심히 운동해서 안 아파지면 수술은 안 해도 되지 않을까요?” 환자는 그 의미를 파악한 듯 열심히 운동했다. 결국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진료과의 결정이 떨어졌다. 환자는 크게 만족했다. 덕분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회복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일이 근사하게 느껴졌다.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환자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어려웠다. 매주 만나면서 일상을 나누고 환자들의 호응을 느끼며 성격도 친화적으로 바뀌었다. 올 초 코로나에 확진됐을 때다. 불가피하게 일주일간의 예약을 모두 취소해야 했다. 취소 전화를 돌린 직원이 환자들의 반응을 전하며 무거웠던 마음을 안심시켰다. “환자분들 첫마디가 ‘선생님은 괜찮으세요?’였어요. 본인도 검사받아야 하는지, 다음 예약은 어떻게 되는지 묻기보다 과장님 걱정을 먼저 하더라고요.” 이제는 환자들과 서로의 마음까지 챙기는 사이가 된 것 같아 새삼 감동이 몰려왔다.

 

환자가 ‘시원하다!’ 하며 귀가해야 저도 속 시원하게 퇴근합니다.

 

아플 때마다 얻는 노하우

대기실에서 환자들의 불만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환자 편의를 위해 당일 교육 의뢰를 받다 보니 환자가 몰리는 날에는 대기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다고 교육을 얼렁뚱땅 끝낼 수는 없다. 순서가 온 환자에게 최선의 만족도를 선사하는 데 집중할 뿐이다. 한 번의 교육으로 증상이 싹 나을 순 없지만 환자들이 귀가하며 시원하다고 느끼게 할 자신은 있다. 일하면서 관절이 아플 때마다 환자의 입장에서 자극점을 찾아내고 통증을 줄이는 동작을 고안해왔다. 이왕이면 빨리 낫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환자들의 차가운 마음까지 녹이는 노하우가 되었다.

“방송에서 건강에 좋다길래 따라 했는데….” 마지막 환자가 허리를 붙잡고 들어왔다. 아무리 좋은 동작도 잘못하면 해가 될 수 있다. 개별 맞춤 동작을 지도하고 집에서도 반복할 수 있도록 교육 동영상 보는 법을 안내했다. 환자가 소화할 수 있는 숙제 양을 정하는 것도 건강운동관리사의 중요한 역량이다. “환자분, 오늘은 집에 가서 이 동작 딱 하나만 마스터해 오세요!” “네, 선생님!” 환자의 대답에서 건강한 기운이 전해진다. 오늘도 가뿐한 퇴근길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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