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36.5℃로 만드는 365일]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2.06.23

 

 

5월이 지나며 6월로 넘어가면서부터 뉴스와 보도에서 많이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이다.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은 해제되었고, 단체 모임과 식사가 가능해졌으며, 해외 입국자의 격리는 종료되었다. 다시 시작된 해외여행으로 공항은 붐비고, 6월의 푸르른 녹음을 즐기는 공연과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병원 직원들의 생활수칙도 완화되어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오랜 시간 머무르며 축하의 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되었고, 비록 직원들만 사용할 수 있지만 병원 안의 스포츠센터도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일상이었을텐데도 지금 느끼는 시간들이 행복으로 다가오는 나날이다.

 

감염관리센터(CIC·Center for Infection Control)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서울시와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지침 변화에 따라 코로나19 환자의 병상 배정도 축소되고 이에 따른 서울아산병원의 국가지정병상과 의료인력의 배치가 감소되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 증가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되었던 응급중환자실과 격리중환자실(ACU3)이 응급실을 찾는 중환자의 병상과 내과계 중환자실로 제 역할을 되찾았고, 코로나19 시작을 함께했던 155격리병동은 현재 암환자를 위한 단기검사병동으로 변화하였다. 감염관리센터 1층에서 준중증 확진 환자를 담당했던 ACU5 병상들은 지난 6월 13일 원래의 목적이었던 음압격리 응급실로 탈바꿈하였다. 100명이 넘는 치료병상이 있던 얼마전과 비교해 현재는 감염관리센터의 27격리병동 14병상과 3층의 격리중환자실의 12병상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스쳐 지나갔던 작은 행복들이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를 체감하는 요즘이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을 되찾으려 모두가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했던 나날이었다. 일상으로의 회복과 그리던 생활들을 영유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고삐를 늦출 수는 없다. 아직 매일 4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들이 발생하고 100명의 위중증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매일 10명가량이 사망하고 있다. 1명의 환자는 나의 가족, 친구, 주변 지인이 될 수 있기에 안심하지 않고 우리에게 오는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어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없었거나 장기이식 및 항암치료로 인한 면역저하자 분들이 많이 입원하고 있다. 작은 병실 안에서 격리기간의 치료를 버티고 계신 분들에게도 우리가 느끼고 있는 소소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실감하게 해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많은 부서에서 격리병동의 운영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셨다. 155격리병동을 거쳐간 유행성 감염병 대응팀(EIDT), 27병동과 감염관리센터의 시작을 함께한 간호간병통합병동이 없었다면 우리가 오롯이 환자들에게 집중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들이 병동에 복귀하기 전 항상 해드린 말이 있다. 보호구를 착용하고 환자들과 함께 격리병동에서 버텨 나갔던 시간들이 선생님의 간호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의 자긍심이 될 것이라고,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간호했던 우리를 많은 사람들은 ‘영웅’이라 표현하지만, 우리는 그저 한 사람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일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영웅은 도움이 필요할 때만 왔다가 다시 사라지는 존재이지만, 우리는 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옆에서 시간을 함께하고 항상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의료진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직원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았다. 어쩌면 잠깐 확산세를 숨기고 있는 것이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도 확진되어 격리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가족들과 마음 아픈 이별을 나누어야 하는 환자들도 있다. 한 분, 한 분이 모두 생명이다. 다른 사람들의 즐거운 시간들이 현재의 슬픔으로 느껴야만 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이러한 분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역할과 노력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감염관리센터의 우리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앞으로를 준비할 것이다. 우리의 간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응급간호팀
이민주 대리

응급간호팀 이민주 대리는 2011년 서울아산병원에 입사해 10년간 암환자를 간호했습니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환자 간호를 시작하면서 현재는 감염관리센터(CIC)에서 환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장면과 감정들을 뉴스룸 칼럼 <36.5℃ 사람의 체온이 만들어내는 365일 이야기>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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