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 정보 심장이식을 받게 되면 우리의 몸은 어떻게 바뀔까요? 2022.12.30

 

 

 

심장이식 이야기

 

안녕하세요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의사 콩닥콩닥 정성호 입니다,

저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담당 하는 흉부외과 의사입니다.

 

→ 말기 심부전의 치료

 

심장이식은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시행되는 수술입니다.

말기 심부전이라는 것은 처음에 약물치료나 시술이나 다른 방법으로 (심장) 치료를 했지만 치료되지 않는 상태, 그런 경우를 말기 심부전이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는 심장이식이나 좌심실 보조장치(LVAD)가 필요합니다.

심부전을 앓게 되면 환자의 증상도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운동을 심하게 할 때 힘들다고 느끼다가 더 진행이 되면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도 숨이 차거나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증상의 정도에 따라서 약물 주입만으로 안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심부전이) 더욱 진행되는 경우에는 ECMO(체외순환장치)라든가 LVAD(좌심실 보조장치) 같은 기계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환자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 심장이식을 못 받는 원인들

 

심장이식을 받지 못하는 다양한 원인들이 있습니다. (환자가) 너무 고령이거나 다른 질환이 너무 많이 진행이 돼서 심장이식을 받을 수 없거나 혹은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는 심장이 너무 드문 경우, 혈액형 문제나, 몸 안에 항체가 너무 많아서 심장이식을 받을 수 없는 그런 분들한테는 다른 방법이 있겠지만, 심장이식을 받지 못하는 다양한 다른 원인들이 없다면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게서는 심장이식이 최종적인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심장이식의 조건들

 

다른 사람의 심장을 받기 위해서는 혈액형 기준이 맞아야 합니다. 혈액형의 기준은 수혈과 같은 원칙입니다. AB형인 분들의 경우는 모든 혈액형 기증자의 심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빨리 이식을 받을 수 있는 반면에, O형 환자의 경우에는 O형 기증자의 심장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심장이식 대기가) 가장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또한 심장의 크기를 고려해야 되고 환자의 신체조건이나 기증자나 수혜자의 나이를 고려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HLA매칭검사’라고 해서 인간백혈구항원교차반응검사 등을 시행해가지고 여러 조건들이 맞을 때 국가에서 관리하는 응급도 순서에 따라서 기증자와 수혜자를 매칭하게 됩니다.

 

→ 심장이식의 과정은?

 

우선 뇌사자가 발생하면 코노스(KONOS: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라는 국가기관에서 기증자가 기증 가능한 장기를 확인합니다. 그래서 기증자가 여러 장기를 기증할 수 있기 때문에 각 장기별 수혜자를 결정하고 각 장기별 시간을 조율해서 적절한 시간에 기증자의 적출시간을 결정하게 됩니다. 

심장이식팀에는 기증하는 심장을 적출하는 팀과 수혜자 이식을 준비하는 팀으로 구성되고 각 팀이 동시에 수술을 준비하게 됩니다. 기증자의 (수술실) 입실시간이 결정되면 기증하는 장기의 수에 따라 준비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수혜자의 수술장 입실시간을 결정하고 적출팀에서 기증자 심장을 실제로 확인한 후에 최종 이식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기증자의 심장이 수혜자가 있는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을 (의료진 간) 서로 연락하면서 수혜자를 준비하여 가능한 허혈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 허혈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식하는 장기마다 허혈시간, 가능한 허혈시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기증자의 장기를 몸에서 떼어낸 후에 수혜자의 몸에 이식될 때까지 수혜자의 몸에 이식될 때까지 장기에 피가 통하지 않는 시간을 보통 허혈시간이라고 하는데, 이 허혈시간이 길어질수록 장기가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이식 성공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이 허혈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심장의 경우에는 4시간 이내에 (이식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6시간까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이 허혈시간이 짧을수록 환자의 결과가 좋을 거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적출후에 가장 빠른 교통편을 이용하여 장기를 이송하고 있습니다.

 

→ 심장 이송을 위한 도움들

 

그래서 (장기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경찰분들이나 항공사 등 여러 기관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종종 뉴스 기사에서 기증자의 심장 이송을 위해 열차를 잠시 지연시켰다는 일이 있죠? 이러한 경우도 장기의 허혈시간 즉 장기에 피가 통하지 않는 시간을 최소화하며 심장을 이송하기 위해 국내 기관들이 협조해 준 덕분입니다. 종종 열차 자리가 없을 때도 이식 의료진에 한해서 탑승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고 있습니다. 예정된 출발 시간에서 1 -2분 정도 늦게 도착하게 되면 승차하신 분들이 기다려 주실 때가 있는데 감사할 따름입니다.

 

→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수술

 

뇌사자의 심장은 언제 나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뇌사자가 발생하면 각 기관의 의료진과 코노스가 논의해서 수술시간을 정하기 때문에 갑자기 수술이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밤이나 새벽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많은 의료진은 이 수술에 맞춰 항상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방에서 기증받은 심장을 서울로 가지고 오면 새벽 2-3시가 넘을 때도 있고 또 그 수술이 끝나면 동이 틀 때도 있죠. 이식 자체에 대한 수술시간은 길지 않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길고 준비하는 인력이 많이 필요한 수술입니다.

 

→ 심장 이식 후의 삶과, 면역억제제

 

심장이식을 받게 되면 심장이식 전에는 어려웠던 호흡이나 운동 등이 가능해지고 건강했던 시절의 활동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면역억제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므로 환자분들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몸은 외부의 물질이 침투하면 그것을 공격하고 밀어내려고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거부반응이라고 부르고 이식을 받은 심장은 엄연히 나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몸은 이것을 외부물질이라고 판단하고 공격하고 밀어내려고 합니다. 이것을 억제하기 위해서 우리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심장이식 후에 심장이식 후에 거부반응의 위험과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이 공존하는 문제가 있어서 환자의 관리가 중요하고 이러한 관리는 이식기관의 경험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 심장이식 외 치료 방법은?

 

말기 심부전 환자의 치료로 심장이식 이외에 좌심실보조장치(LVAD)가 있습니다. 좌심실보조장치는 심장이식을 받을 수 없는 환자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심장이식을 대기하는 환자들이 안전하게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주 중요한 치료 방법이지만, 심장이식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돼지 심장 등을 이용한 이종 장기이식 등도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간의 심장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절실합니다

 

→ 국내 장기기증 현황

 

2019년 국내 기준으로 매일 5.9명의 환자들이 장기 기증자를 기다리다 끝내 사망한다고 합니다. 현재 국내에 뇌사 장기 기증자 현황이 매우 낮기 때문에 스페인, 미국, 영국과 비교하면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장기 기증으로 최대 8명! 조직기증까지 포함하면 수십 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할 수 있게 되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장기기증 신청 방법은 현장방문, 온라인, 우편, 병원, 보건소 등 가까운 곳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 기증이 부족한 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실입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 기증은 2005년 이전에 연간 100례가 되지 않던 것이 많은 분들의 숭고한 노력으로 2016년 600건을 넘었습니다. 이러한 비약적인 발전은 아시아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놀라운 결과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일부 나라에 비해서 아직 매우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 세계 최초, 국내 최초 심장이식

 

전세계적으로 사람의 심장이식이 시행된 건 1967년 12월 3일 입니다. 굉장히 역사적인 날인데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크리스천 버나드라는 분이 처음 심장이식을 했고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11월 11일에 서울아산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을 시행했습니다. 이후 우리 병원은 지금까 지 누적된 심장이식 환자가 860명을 넘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치료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몇 년 전에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을 이식(수혜)받은 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신과 출산을 성공적으로 하셔서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 사례도 있습니다. 수술을 했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과 의료진과의 꾸준한 복약 상담, 임신 전후관리 등 수많은 의료진이 합심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서울아산병원의 충분한 심장이식 경험 내과, 외과, 중환자실, 코디네이터 등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다양한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리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콩닥콩닥 한 마디

 

심장이식 수술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고 야간이나 휴일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으로서 힘들 때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수술 후에 환자분들이 잘 회복하시고 건강을 되찾아 주시고 웃으면서 감사 인사를 건네주실 때 의사로서 엄청나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서울아산병원이 지금까지 쌓아온 860례 이상의 심장이식의 역사는 그만큼 많은 환자 치료 경험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혹시 심장이식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환자분들이 찾아오신다면 서울아산병원에서 충분히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심장 기증이라는 고귀한 결단을 해주신 모든 기증자 분들과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렵게 기증해주신 심장이 다른 환자분들께 이식돼 오랫동안 건강하게 안전하게 뛸 수 있도록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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