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임상교육의 디지털화를 이끄는 서울아산병원 시뮬레이션센터의 오윤희 팀장, 이상아 주임, 홍상범 소장, 김수현 전문간호사, 안유리 주임
서울아산병원 시뮬레이션센터는 2002년 국내 최초 심폐소생술 교육 부서로 시작해 다른 병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9년 의학교육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고급심폐소생술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임상 시뮬레이션 교육으로 확대했다. 2012년 메이요클리닉 시뮬레이션센터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현재 시뮬레이션센터는 연간 84개 교육과정 2,056차수, 1만 6,000명에 달하는 교육인원을 기록하며 최고 수준의 시뮬레이션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최초에서 최고로, 시뮬레이션 교육을 이끌다
“2012년에 당시 시뮬레이션센터 소장이신 송재관 교수님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메이요클리닉 시뮬레이션센터를 방문한 것이 기점이 되었지요. 이후 10년간의 노력으로 프로그램 등 외형적인 면에서는 많이 따라갔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질적 향상에 더 힘을 기울이고 미래 시뮬레이션 교육에 대비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상범 시뮬레이션센터 소장은 “병원 경영진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센터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시뮬레이션센터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홍상범 소장은 의료진의 자발적인 참여와 센터 교육 담당자들의 적극적인 코디네이터 역할 등을 시뮬레이션센터의 경쟁력으로 꼽는다. 겉으로 보이는 교육 프로그램의 양보다 프로그램 준비와 개발을 위한 의료진, 간호사, 교육 담당자들의 숨어있는 노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오윤희 팀장은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은 임상 현장과 항상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료과 교수, 전공의, 전담간호사와 함께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논의하고 교육 시나리오와 과정을 같이 개발합니다. 센터 교육 담당자들도 현장감을 잃지 않도록 임상 현장을 정기적으로 경험하고 교육에 접목시키고 있어요. 또 매년 환자안전사고 사례 등 자료를 모아서 교육과정에 보충하거나 신설해야 할 교육과정 등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국내 의료기관 최초 VR 교육 개발
지난 2019년 시뮬레이션센터는 한 걸음 더 앞서나갔다.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VR 기술을 활용한 기관절개관 응급상황 교육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VR 기술로 실제와 유사한 가상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훈련할 수 있고, 실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치할 수 있다.
“우리도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것이 처음이었고, VR 전문 업체도 의료 분야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서로 소통이 굉장히 힘들었어요. 교육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VR 교육이 시작되니 교육생들이 실제 현실인 것처럼 열심히 몰입하더라고요. ‘재미있으면서도 많이 배워간다’고 해서 정말 뿌듯했죠.”
현재 시뮬레이션센터는 환자 조기경보 시스템을 연결한 패혈증 대처 VR 교육, 고급 심폐소생술 VR 교육 두 가지를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또 내년 초 VR 교육을 도입할 계획인 정읍아산병원에 VR 교육 콘텐츠 제공과 초기 교육 트레이닝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수현 전문간호사는 “정읍아산병원 지원사례가 잘 진행되면 앞으로 아산재단 산하병원 전체에도 도입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인다.
이외에도 2021년 국내 병원 최초로 VR 기반 심폐소생술 교육, 가상환자를 진료·간호하는 BI(Body Interact) 교육 프로그램 도입 등 임상교육의 발전에 점차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상범 소장은 “코로나19가 우리 시뮬레이션센터의 발전을 조금 빨리 앞당겨준 셈이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 디지털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실제 적용할 방법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니 자연스럽게 디지털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를 많이 시도해보고 가장 좋은 것을 취합해서 디지털 교육으로 발전해갈 계획입니다.”
▲ 국내 병원 최초로 도입한 VR 기반 심폐소생술 교육 실습 모습
▲ 가상환자를 진료·간호하는 BI(Body Interact) 프로그램을 활용한 교육 현장
세계 수준의 시뮬레이션 교육 기관을 목표로
홍상범 소장은 시뮬레이션 교육을 받은 한 인턴의 후기를 떠올린다. “의학적인 지식은 충분히 있지만 실전에서 환자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랐는데, 교육을 받으면서 비로소 실제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알게 됐다고 했어요. 우리 시뮬레이션센터의 존재 이유이자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알려주는 글이라 계속 기억이 나네요.”
시뮬레이션센터는 앞으로 문턱을 더욱 낮출 계획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어려운 실습을 원하는 시간에 충분히 할 수 있게 자가실습실을 열고, 실력이 더욱 향상될 수 있도록 센터 교육 담당자들이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는다. 또 자가실습과 시험을 거쳐 교육인증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교육적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국제적 인증기준에 맞춰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시뮬레이션 교육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담당자들의 전문 역량 향상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홍상범 소장은 시뮬레이션센터가 서울아산병원처럼 세계 수준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서울아산병원은 수준 높은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수준의 병원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시뮬레이션 교육도 그 수준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수준의 시뮬레이션 센터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