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는 103병동에는 집중관찰실이 있다.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격리된 상태에서 퇴원할 때까지 치료를 받는 곳이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기 때문에 다양한 응급상황이 발생하지만 아직 임상 경험이 많지 않아 이론적 지식을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어려움을 느꼈다. 그러던 중 시뮬레이션센터에서 진행하는 필수교육 중 하나인 ‘병동 집중관찰 교육’에 참여하며 다양한 상황에서의 응급처치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3일 동안 진행된 교육은 ▲호흡곤란·패혈증 환자 간호 ▲심전도 분석 ▲혈액검사 결과 해석 ▲의식 저하 시 대처법 ▲중환자 의료기기 사용법 등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패혈증 환자 간호 시뮬레이션이다. 이 교육을 받은 바로 다음 날 똑같은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열이 내리지 않아 응급실을 통해 내원한 환자였는데 해열제를 투약해도 고열이 계속됐다. 교육 때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혹시 감염으로 인한 증상 아닐까?’라는 생각을 떠올렸고 혈액검사 결과 패혈성 쇼크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습했던 것을 떠올리며 MET(의료비상팀) 의료진이 올 때까지 적절한 패혈증 환자 간호를 시행했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할 수 있었지만 이번 교육 덕분에 침착하게 내 역할을 다할 수 있었다.
대학생 때 배웠던 이론과 실제 임상에서 마주하는 상황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라며 뒤늦게 깨닫는 경우도 있는데 결국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시뮬레이션 교육은 신규 간호사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처음 겪는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럽고 무서운데 시뮬레이션을 해보며 부족한 부분을 짚어보고 현장 감각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병동 집중관찰 교육을 담당한 선생님은 “어떤 환자, 어떤 질환이든지 미리 경험해보면 되기 때문에 지레 겁먹을 필요 없어요”라며 응원을 해주었다. 교육이 끝난 뒤에는 환자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나에 대한 믿음이 자리잡았다.
간호사의 역할은 환자를 곁에서 돌보는 일이다. 회복에 이르기까지 환자의 미묘한 상태 변화를 파악하며 빠르고 적절한 대응을 해야하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가 나를 믿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안전한 간호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이번 교육은 “이럴 땐 가장 먼저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에 좋은 답변이 된 교육이었다. 환자가 우리 병원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가지고 퇴원할 수 있게끔 항상 노력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신규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시뮬레이션 교육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