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업 실무자들이 동관 수술실 앞에 모였다. 왼쪽부터 IT서비스팀 최병학 과장, 자재팀 강선화 과장, 수술간호팀 최현순 유닛 매니저, 협력업체 엠투아이티 이현재 과장.
환자에게 가장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수술실. 중증 환자가 많은 만큼 수술기구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수술 트렌드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의료진마다 선호하는 기구도 각양각색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수술에 사용되지 않는 기구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대로 두기엔 아까운 수술기구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코로나19 대유행에 적응하며 안정을 찾아가던 2022년, 우리 병원은 늘어나는 재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자재팀은 신규 수술기구 청구 건수와 수술에 사용되지 않고 방치돼 있던 기구들의 반납 건수가 함께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규 청구 기구 중에는 반납한 기구와 동일한 종류인 것들도 있었다. 유휴 수술기구를 잘 활용한다면 비용 절감은 물론 새 기구가 입고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수술간호팀과의 협업이 시작됐다.
자재팀 직원들은 반납된 기구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작동해 보며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수리도 했다. 다시 쓸 수 있는 것들을 선별해 기구가 필요한 로젯에 전달했다.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일이었지만 기구들을 제 수명에 맞게 쓸 수 있게 만들었다는 보람이 컸다.
문제는 유휴 수술기구의 보관 위치나 수량을 기존 전산에서는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필요한 수술기구가 생길 때마다 수술실을 돌아다니며 수소문할 수도 없었다. 프로그램 보완이 필요한 상황, IT서비스팀이 협업에 합류하게 됐다. 수술간호팀에서 수술기구 현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화면 구성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했고 IT서비스팀은 이를 전산에 그려냈다. 자재팀은 협업 과정 전반을 조율하고 물품 관리와 데이터 입력을 진행하며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였다. 세 부서의 협업으로 수술기구의 사용 이력과 보관 장소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탄생했다.
협업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난해 총 61종의 유휴 수술기구를 활용했으며 신규 물품 구매 비용을 4,600만 원가량 절감했다. 새로 청구한 제품을 받기까지 기다려야 했던 시간도 크게 단축됐다. 무엇보다 수술기구를 찾기 위해 들였던 시간과 노력을 환자에게 더 쏟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 자재팀 강선화 과장 -
협업 담당자들이 가장 감동했던 순간은 수술실 근무자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였다. 급히 수술기구가 필요할 때에도 전산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어디서 기구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쉽게 확인하고 가져올 수 있어 너무 편리하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수술간호팀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많은 수술기구들이 필요한 곳에서 잘 활용되는 것을 보며 협업 참여자들은 큰 보람을 느꼈다.
- 수술간호팀 최현순 유닛 매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