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내과간호2팀 가정은 간호사
올해 상반기 고객칭찬 최우수 직원에 내과간호2팀 가정은 주임이 선정됐다. 환자를 대할 때마다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떤 마음일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고 환자 입장에서 먼저 생각한다는 가정은 주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실>
고객칭찬 최우수상을 받은 소감은
나 혼자만 받은 것이 아니라 병동에서 밤낮으로 환자 간호에 애쓰고 있는 동료 간호사들과 함께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 8월 입사 후 154병동에서 7년째 신경과 환자들을 간호하고 있다. 신경과 환자들은 고령이고 의식 저하 상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와의 대화가 어려운 편이다. 환자 한 명 한 명의 상태에 맞게 간호하고 의사소통 하려 노력했는데 이 부분을 고객들이 이해해준 것 같아 감사하다.
많은 칭찬을 받은 비결이 있다면
항상 ‘내가 환자라면?’이라는 생각을 한다. 신경계 질환과 검사법 중에는 이름이 어렵고 생소한 것들이 많다. 환자의 입장이 되어, 의료진이 치료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무엇이 궁금하고 두렵게 느껴질지 생각해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예컨대 피검사를 해야 하는 환자에게 “피검사 하겠습니다”라고만 이야기하기보다는 “이 검사는 항체 확인을 하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특정 항체가 발견되면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감은 상당 부분 해소되고 간호사실을 찾아 질문하는 횟수도 줄어든다.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을 기록했다가 동일한 질환이나 처치를 받는 다른 환자를 간호하게 됐을 때 환자가 묻기 전에 먼저 설명했다. 불안감을 느끼는 환자가 안정을 찾고 치료 과정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는 걸 느꼈다.
기억에 남는 환자는
호흡곤란으로 입원했던 고령의 파킨슨병 환자가 기억난다. 심한 폐렴으로 이중압력양압기(BiPAP)를 사용하고 가래를 수시로 제거해 주는 등 집중 관리가 필요했다. 환자는 그냥 죽게 내버려 두라며 진료를 거부했지만 나는 “건강을 회복하시도록 잘 돌봐드릴 테니 환자분도 저를 도와주세요”라고 이야기하고 성심껏 간호했다. 환자도 마음을 조금씩 열고 치료에 잘 따라줬고 얼마 후 건강을 회복해 재활병동으로 이동했다. 환자는 떠나기 전 내게 ‘이 시대의 나이팅게일’이라는 과분한 칭찬을 해줬다. 간호사가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환자와 라포를 쌓는 나만의 방법은
먼저 웃으며 다가가 인사하고 편안함을 주는 것이다.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매일 많은 의료진이 찾아오면 환자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며 내 소개를 하고 찾아온 이유를 자세히 설명한다. 그러면서 환자를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피고 주변 환경을 확인하며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는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환자 성향은 물론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환자가 나의 간호를 신뢰하고 라포를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소통하려고 노력한 것이 환자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아 뿌듯하다. 지금 마음가짐을 10년, 20년 후까지 이어가는, 환자를 위한 의료인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