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도록, 잘 클 수 있도록 [소아재활 물리치료사 편 - 하루;병원에 사는 사람들] 2025.01.07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도록, 잘 클 수 있도록..

아이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준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조금 더 좋은 치료가 어떤 것일까'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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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도록, 잘 클 수 있도록

 

저희도 왜 문제 같은 걸 풀 때 문제를 풀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힌트라는 걸 사용을 하잖아요. 저희는 그 아이가 깨지 못하는 그 한 겹의 껍질을 깰 수 있도록 도움을 줘서 잘 놀 수 있도록 그리고 잘 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2. 소아재활치료실이란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물리치료사 박창은이라고 합니다. 11년 차 정도 됐고요. 소아 재활치료를 시작한 지는 한 3~4년 정도 됐습니다.

소아재활치료실은 발달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나 움직임에 장애가 있어서 기능적으로 활동을 원활히 할 수 없는 아이들이 내원하는 곳이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발달지연 아이들도 많고, 선천적인 심장질환, 유전질환 등을 가진 아이들도 많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더 좋은 움직임을 가질 수 있도록 운동 물리치료를 적용하거나 아니면 보호자분들을 교육하거나, 놀이로서 아이들의 좀 더 좋은 움직임을 끌어내는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다 보니까 소통에 문제가 있잖아요.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를 잘 알 수 없고 움직임을 정량화할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없어서 치료사가 (치료에) 조금 더 주관적으로 개입을 많이 해야 되기에 경험이 많이 필요한 그런 분야라서 제 생각에는 (성인보다) 조금 더 어려운 분야인 것 같습니다.

 

 

3. 성장해 갈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책임감

 

아이들이 계속 신체적으로 발달을 해야 되고 지능도 발달을 해야 되고 그리고 여러 가지 사회 참여를 하면서 사회성도 많이 발달을 해야 되거든요. 또래 아이들과 같이 뛰어 논다든지, 장난감을 갖고 논다든지, 손으로 하는 놀이들을 같이 할 수 있어야 되는데.. 움직임이 떨어지거나 기능이 부족한 아이들은 그런 부분에서 좀 제한이 있거든요. 학령기가 됐을 때 아무래도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져야 되는데 그때 좋은 자세를 취하지 못한다고 하면 당연히 집중력도 떨어지고 학업 성취도도 떨어질 수 있고요. 잠을 잘 못 자는 아이들도 많고 입이 짧거나 한 경우도 발달과 영향이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지금 하는 치료가 아이들의 미래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정상 발달하는 아이들과 비교해서 발달이 뒤처지지 않도록, 그리고 좋은 움직임을 갖출 수 있도록,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나와야 하는 발달 과정들을 놓치지 않도록 그리고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4.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힌트를 주는 사람들

 

저희도 왜 문제 같은 걸 풀 때 문제를 풀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힌트라는 걸 사용을 하잖아요. 힌트를 얻게 되면 막혔던 문제들이 술술 풀어지게 되는데 아이들의 발달도 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성인 환자들과 다르게 아이들은 좋은 움직임이 뭔지를 잘 모르거든요. 아이들의 발달에 있어서 좋은 힌트를 하나만 주기만 해도 선순환 구조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이 좀 많거든요.

 

움직임이 잘 안 나오는 이유들을 분석해서 움직임을 좋아지게 했을 때 아이들이 자신감이 생기면서 사회 활동도 당연히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까 먹는 것도 잘 먹고, 자는 것도 더 잘 자고 전체적으로 발달이 잘 이루어지는 그런 과정으로 들어가게 되기에, 저희는 아이가 깨지 못하는 그 한 겹의 껍질을 깰 수 있도록 도움을 줘서 잘 놀 수 있도록 그리고 잘 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5. 힘들고 지치는 순간들, 무력감 속에서도 묵묵히

 

고위험 환아들이 많다 보니까 지난주까지 멀쩡하게 잘 치료하던 아이들이 갑자기 사고가 생기거나 어떤 경우에는 하늘나라로 가는 경우도 있고… 치료를 더 이상 받지 못 하게 되는 상황에 좀 마음이 많이 좀 힘들고요.

 

그리고 제 스스로는 이제 아이들을 잘 치료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거든요. 제가 더 좋은 치료를 해주고 싶고 더 많이 도움이 되고 싶은데 제가 저연차 때 경험이 부족한 저한테 치료를 받아서 환자가 더 좋아질 수 있는데 오히려 제가 치료하는 것 때문에 제가 괜히 잘 치료받을 기회를 뺏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 무력감도 많이 느꼈고 그리고 스스로도 많이 자책하고, 아이한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그러한 것들을 이겨내야 되기 때문에 선배들과 동료들에게 조언도 많이 구하고 또 새로운 공부도 많이 하고, 새로운 치료방법이 있지 않을까 많이 찾아보기도 하고, 치료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도 많이 찾아보고 하면서 스스로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노력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6. 아이들의 웃음,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아이들이 표현을 못하지만 자세나 표정 같은 걸 보면 되게 불편해하는 표정이 많이 있거든요. 근데 이제 치료를 하다 보면 새로운 움직임도 막 보여주고 찡그리던 아이들이 갑자기 이렇게 웃어주는 경우가 있어요. 그때가 좀 많이 기쁘거든요. 저도 모르게 막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막 웃고 있을 때도 있고 해서 그런 순간들이 좀 많이 보람찬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보통 이른둥이 아이들보다 훨씬 더 일찍 훨씬 더 적은 몸무게로 태어난 아이가 있었거든요.
걸어야 되는 시기이고, 뛰어다녀야 되는 시기인데… 아이가 잘 걷지 못 하고 간신히 물건이나 벽 등을 잡고 옆으로 이동하는 정도의 수준이었고, 그러다 보니 사회성도 많이 떨어져서 치료실에 들어오려고도 하지도 않았었어요. 그래서 맨날 보호자분께 안겨서 울고 그랬거든요.

 

이른둥이 아이들은 (엄마 뱃속에서) 학습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신체를 안정시키는 능력이 부족하고 그리고 감각적으로 좀 과민한 특징이 있어서 그래서 아이랑 좀 더 친해질 시간도 많이 가지고, 다양한 치료들을 접목해 봄으로써 아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왜 이렇게 움직이는 지를 조금 더 파악했었고, 여러 가지 치료들을 하다 보니까 퇴원할 즈음에는 아이가 거의 뛰어다니듯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에 너무 관심이 많아서 제가 아이의 텐션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좋아졌던 아이가 있거든요. 그 아이가 좀 많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7. 쉽지 않고 힘들지만 늘 새로운 길을 찾아서

 

서울아산병원 같은 경우에는 환자군이 좀 다양해서 다른 병원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유전학적인 질병을 가진 친구들도 있고, 원인을 알 수 없는데 발달이 좀 느린 아이들도 많이 오거든요. 치료사가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고 새로운 경험들을 더 할 수가 있어서 좀 더 좋은 치료가 어떤 것일까 고민을 하고 치료를 많이 하기도 합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다양한 치료도 많이 하고, (그로인해) 새로 얻게 되는 정보들이 있는데, 국내외에 있는 학회라든지, 타병원에 공유하는 일도 하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치료법이라든지 아니면 평가 같은 것들을 직접 이제 해외 연수를 통해서 배워서 국내에 보급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8. 세상에 더 많은 가능성을 보내는 물리치료사라는 이름

 

사회적으로는 물리치료사라고 했을 때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고, 그리고 치료 효과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아직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들 때문에 중간에 치료를 그만두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물리치료사들은 조금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고 (치료를 위한) 근거를 쌓기 위해서 많이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그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서 사회적인 인식도 조금 더 개선이 됐으면 좋겠고, 물리치료가 정말 좋은 학문이라는 것이 많이 알려졌으면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치료를 잘하는 사람이 사실은 제일 되고 싶기는 한데, 더 좋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는 그런 사람으로 좀 기억이 되고 싶고, 선배들한테 받았던 여러 도움들을 후배들한테 나눠줄 수 있는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재활치료실은 1989년 병원 설립과 함께 개설 되었으며, 16명(2025.01 기준)의 소아재활 전문 치료사가 아이들의 신체적, 인지적 어려움을 개선하고 건강하게 성장, 발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체계적인 치료와 보호자 교육을 통해 가정에서도 재활이 효과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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