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이야기 [치매Q&A] 고령화로 증가하는 치매, 새로운 치료제 ‘레켐비’ 10문 10답 2025.02.11

치매 신약치료제 '레켐비', 기존 치료제와 무엇이 다를까?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임재성 교수

 

▲중앙치매센터에 따른 국내 치매 노인 예상 추이(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치매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50년에는 노인 6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고 국내에 공식 출시되었다. 레켐비는 국내 최초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직접 제거하는 기전을 가진 치료제로, 기존 약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치매 진행을 늦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기억력을 회복시키는 약이 아니라는 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의 궁금증도 크다.

 

서울아산병원은 2024년 12월 중순부터 레켐비를 도입하고, 환자에게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신경과 임재성 교수에게 치매와 레켐비 치료에 대해 들어본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임재성 교수가 치매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Q1. 치매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가장 큰 원인은 고령화입니다.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노년층 인구 자체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심혈관질환 예방과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치매 발병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Q2. 가장 흔한 치매 유형인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현재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A2.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단백질, 그리고 신경염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진행됩니다. 병이 시작되는 초창기에는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에 변형이 생기고, 이에 따라 신경염증이 초래되고, 결국 신경세포가 영향을 받아 뇌가 작아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현재까지의 치료는 이러한 기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대신 병의 진행 과정에 따라 뇌 안에서 부족해지는 ‘아세틸콜린’이란 물질의 농도를 올리는 약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치료도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고, 효과가 좋은 일부 환자들의 경우 기억력이 단기간 좋아지기도 합니다. 다만 병의 근본 원인인 아밀로이드, 타우, 신경염증 등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억력 장애를 겪고있는 치매 환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3.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기존 치매 약물치료의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A3. 현재까지의 치매 치료약물은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비슷한 관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병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입니다. 기존 치매 약물들이 치매 원인 자체를 직접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그 결과로 발생한 뇌 안의 아세틸콜린 저하를 약으로 보충할 수 있다면 일정 부분은 증상을 완화할 수 있고, 중증 치매 증상이 조금 더 늦게 나타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치매약은 기억력 저하만이 아니라 문제행동(망상, 환각, 초조, 불안 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환자마다 효과가 다르지만, 환자 본인과 보호자, 이웃들에게 부담이 큰 증상들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4. 치매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A4. 앞서 말했듯 ‘중증화를 막는 것’입니다. TV나 영화에서 나오는 심한 치매 상태가 되지 않도록, 또는 최대한 늦게 그러한 상황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병을 일찍 발견해 위험인자를 관리하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약을 먹어도 어차피 나빠질 질환이기 때문에 약을 먹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치매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더 빨리, 더 많이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약을 꾸준히 먹지 않는다면 중증 치매에 이르는 시간이 더 짧아지게 됩니다.

 

▲레켐비 주사제(출처 한국에자이)

 

Q5. 새로 도입된 ‘레켐비’는 기존 치료제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A5. 레켐비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아밀로이드 베타 이상단백질을 직접 제거하는 기전으로 작용합니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약 80%의 환자에서 뇌 내 아밀로이드 이상단백질이 감소했으며, 이를 통해 중증 치매로 진행될 확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단점은 기억력을 좋아지게 하는 약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점이 환자나 보호자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입니다. ‘원인을 제거했는데 왜 좋아지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됩니다. 아밀로이드는 일종의 방아쇠 역할을 합니다. 아밀로이드 이상단백질로 인해 타우 단백질의 변형이 오고, 신경염증을 통해 뇌가 작아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일련의 병적 과정이 시작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증상을 느끼기 10~20년 전부터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타우와 신경염증을 치료하는 약은 개발 단계입니다. 따라서 레켐비는 문제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맞지만 문제 전체가 아니라 일부를 해결한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건강한 뇌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6. '레켐비'는 어떤 환자에게 처방될 수 있나요?

A6. 레켐비의 적용 대상은 우선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된 환자여야 하고, 다음으로 경도인지장애부터 초기 치매 단계 사이에 있어야 합니다. 즉,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다른 원인의 인지장애는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인지기능이 정상이거나, 또는 중등도 이상 심한 치매의 경우 모두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약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약을 쓰고자 하는 목적으로 정해진 기준입니다. 위와 같은 조건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검사들이 필요합니다.

 

①신경심리검사: 인지기능이 연력에 비해 정상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초기 치매인지 확인합니다. 1~2시간 소요되는 기억력을 포함한 종합인지평가로 지필검사입니다.
②MRI: 뇌의 구조를 확인하는 검사로 뇌 위축, 뇌 내 미세출혈, 변성 등을 확인함으로써 치료를 받았을 때 부작용이 잘 생길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을 가졌는지 확인합니다.
③APOE 유전자 검사: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유전자 검사로 e2, e3, e4 세 가지가 쌍으로 존재합니다. 이 중 APOE e4형을 가지고 있을 경우 치료에 의한 부작용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금기는 아니지만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 숙고하고 치료 선택을 해야 합니다.
④아밀로이드 PET: 뇌 내 아밀로이드 이상단백질의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로 치료 대상인 알츠하이머병의 과정에 있는지 확인하는 목적으로 촬영합니다. 치료 후 재촬영해서 치료 전과 비교하면 아밀로이드 이상단백질이 효과적으로 줄어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Q7. '레켐비'의 치료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A7. 레켐비는 2주마다 정맥 주사를 통해 투여합니다(2025년 1월 기준). 치료 기간은 총 1년 6개월이며, 이후 검사결과에 따라 일부 연장될 수 있습니다.

정맥주사는 매회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첫 주사 이후 약 3시간가량 이상 증상 여부를 관찰하고, 이후 2~3회차는 주입 후 2시간, 4회차 이후로는 주입 후 30분가량 이상 증상 여부를 관찰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Q8. 레켐비를 처방받았을 때 주의해야 할 부작용이 있을까요?

A8. 주의해야 할 부작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주입 관련 부작용으로, 치료 초기 4명 중 1명에서 발열, 두통, 두드러기 등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첫 주사 때는 3시간 주사 후 이상 반응 여부를 관찰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뇌부종 및 뇌출혈(ARIA) 발생 위험으로, 치료 후 3~4개월이 지나면 일부 환자에서 뇌부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경미한 증상만으로 지나가지만, 일부 환자들의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정도로 심한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의식 저하나 발작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치료 전후 총 4차례의 뇌 MRI 검사가 권장됩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임재성 교수가 치매 환자에게 치료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Q9. 레켐비의 치료 효과는 언제부터 나타나나요?

A9. 치료 효과는 근거가 된 임상시험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투약 3개월, 6개월, 12개월, 18개월 시점에 각각 검사 했는데 3개월 시점부터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감소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인지기능의 차이는 6개월째부터 약을 쓰지 않은 군과 비교하여 유의한 격차를 보였습니다. 치료 효과는 환자마다 상이하지만,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것은 아닙니다. 약을 쓰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덜’ 나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가 인지할 정도의 차이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병의 원인이 되고, 향후 악화의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초기 3개월부터 명확하게 감소합니다.

 

 

Q10.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10. 레켐비는 전 세계 연구자들과 수많은 환자, 보호자들이 임상시험에 힘을 쏟아부어 개발된 신약입니다. 장단점이 분명한 약이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해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하여야 합니다. 신약 투약 여부와 상관없이 기존의 약물들과 인지 활동, 신체활동 등은 지속해서 필요합니다. 매일의 일상이 어렵고 고되고 치료 효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 치료를 이어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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