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의료 초고해상도 영상 기술로 장기 내 미토콘드리아 움직임 실시간 관찰 2025.07.03

이광자(two-photon) 생체 현미경에 초고해상도 방사형 요동 기술 적용

알코올성 간질환 쥐 모델서 최소 침습으로 미토콘드리아 영상 장시간 획득

서울아산병원 김준기 교수팀, 광학분야 저명학술지 ‘옵토 일렉트로닉 어드밴시스’ 표지 게재

 

▲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

 

의생명공학 연구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장기 내 세포 소기관의 움직임을 실시간 시각화하는 것이 오랜 과제였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초고해상도 영상 기술로 소동물 장기 내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움직임을 실시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팀은 이광자 생체 현미경(two-photon microscopy)에 고도의 영상 처리 기술인 방사형 변동 기반 초해상도 영상화 기법(SRRF)을 적용해 알코올성 간질환 쥐 모델을 대상으로 간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동선을 시각화했다고 밝혔다.

 

이 융합 기술은 세포 소기관 수준의 고해상도 영상을 최소 침습적으로 장시간 획득할 수 있어, 의생명공학을 비롯해 세포생물학, 병태생리학, 약물 효능 평가, 조직공학, 질환 메커니즘 연구 등 여러 생명과학 및 의학 분야에 걸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의 발전소로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대사, 세포 사멸 조절, 세포 내 신호 전달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소기관으로, 크기는 수백 나노미터에서 수 마이크로미터에 이른다. 크기 자체가 광학 현미경의 해상도 한계에 가까워, 조직 밀도가 높거나 움직임이 많은 생체 환경에서는 정밀한 영상획득이 어려운 실정이다.

 

기존의 광학 영상 기술은 회절 한계로 인해 가시광선 영역에서 약 200~250나노미터 수준의 해상도로 제한되는데, 이를 초월하려면 복잡한 광학 설계나 고도의 이미지 처리 기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살아있는 생체 내에서는 호흡과 심장 박동 등에 따라 조직이 지속적으로 미세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초고해상도 기술에서 요구되는 장시간 누적 영상 수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미토콘드리아 같은 세포 내 소기관의 고해상도 영상 획득은 더욱 제한된다.

 

김준기 교수팀은 빛으로 인한 손상과 변색을 최소화하고 조직 내 깊은 곳의 영상을 얻기 위해 이광자 생체 현미경을 주요 영상 장비로 사용했다. 소동물의 호흡과 심장 박동, 혈류 등으로 인한 조직 움직임을 보정하고자 자체 개발한 안정화 장치를 활용해 촬영 부위를 안정적으로 고정했다.

 

영상 획득 후에는 자기지도학습 기반의 잡음 제거 알고리즘을 적용해 영상 신호의 품질을 높였다. 미세한 구조적 특징이 보존된 이미지 스택을 구축한 후 방사형 변동 기반 초고해상도 영상화 기법(SRRF)을 통해 해상도를 높였다. SRRF는 시간적으로 연속된 영상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신호의 요동을 분석해 광학계를 변경하지 않고도 회절 한계를 넘어서는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푸리에 링 상관 분석(FRC)을 통해 해상도 향상 정도를 정량적으로 검증했더니, 기존 이광자 현미경보다 약 2~3배 향상된 해상도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추가적인 형광 표지나 복잡한 장비 없이 수학적인 접근만으로도 생체 내 미토콘드리아의 세부 형태를 관찰할 수 있는 수준의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초고해상도 이광자 생체 현미경 도식도

 

 

김준기 교수팀은 해당 기술의 실용화를 위해 알코올성 간질환 생쥐 모델에서 미토콘드리아 망의 형태 변화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단순 지방간부터 간염, 섬유화, 간경화로 진행되는 만성 질환으로, 간은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히드와 산화 스트레스에 특히 취약하다. 이러한 독성 인자는 미토콘드리아의 파편화, 기능 이상 및 세포 사멸 유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알코올 노출군과 대조군의 간에서 미토콘드리아의 형태학적 변화를 고해상도 타임랩스 영상을 통해 관찰했다. 대조군에서는 건강한 세포에서 나타나는 섬유형 네트워크 구조가 확인됐다. 반면 알코올 노출군에서는 네트워크 파편화 등 기능 저하를 나타내는 특징들이 명확히 드러났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영상 기법을 통해 간세포 손상과 관련된 병리학적 차이를 실시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항염 및 대사조절 작용을 한다고 알려진 버버린(berberine·천연 아이소퀴놀린 알칼로이드 화합물)의 치료 가능성도 검토했다. 버버린은 미토콘드리아 분열 조절의 핵심인 GTP효소 Drp1과 상호작용하며 미토콘드리아 복합체 I을 억제하고 분열 과정을 조절한다. 알코올 투여 후 버버린을 투여한 생쥐에서는 미토콘드리아 파편화가 줄고 망 구조의 회복이 관찰됐다. 이로써 버버린이 알코올성 미토콘드리아 손상에서 간을 보호해 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한 잠재적인 치료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김준기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살아 있는 동물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영상획득 장치를 개발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고가의 광학 요소들 대신 수학적인 향상법을 사용함으로써 생체 내 세포 소기관의 초고해상도 영상을 실시간으로 획득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는 생체 내 미토콘드리아 변화를 고해상도로 직접 추적함으로써, 간질환의 병리 이해뿐 아니라 천연물 기반의 치료전략 개발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에서 선보인 기술은 세포 내 다양한 소기관의 동적 변화를 정밀하게 영상화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대사 및 염증성 질환, 퇴행성 질환, 암 등에 관한 병태생리 연구와 치료제 평가에도 폭넓게 응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광학·광자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옵토 일렉트로닉 어드밴시스(Opto-electronic advances, 피인용지수 22.4)’ 최신호에 게재됨과 동시에 표지로 실렸다.

 

‘옵토 일렉트로닉 어드밴시스(Opto-electronic advances)’ 최신호 표지
: 세포 내 소기관 영상화를 위한 조직 안정화 장치 3차원 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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