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임상연구의 질을 높이는 동행 2025.08.11

연구의 질을 높이는 동행  

- 임상연구보호센터 유은옥 대리 -

 

연구 지원 부서에서 근무할 당시,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 관련 서류를 검토하거나 연구자 문의에 대응할 일이 점차 늘면서 IRB 전담 업무를 맡게 됐다.

늘 변화하는 규정과 새로운 연구들 속에서 모든 게 애매하지만 실수는 용납되지 않았다.

 

▲ 유은옥 대리가 연구자의 전화 문의를 응대하는 모습. 

 

IRB 행정직원으로서 자질과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해 생명윤리 및 관련 법령 교육을 이수하고 법령 해석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꼼꼼함, 논리력 등을 키워나갔다.

 

“연구자를 돕는 입장이지만 동시에 규정을 위반하면 IRB 전체의 책임이 될 수 있어서 법령과 실제 연구 현실을 맞춰보는 전문성과 판단력이 중요해요. 처음엔 ‘이게 맞을까?’ 확신이 없는 데다, 바쁘고 직설적인 연구자와 소통하며 위축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죠.”

 

이제는 실수를 안 하는 것보다 책임지고 판단할 수 있는 실무자가 되는 데 초점을 맞춰간다. 연구자들도 연구 윤리에 대해 먼저 묻고 점검할 만큼 인식이 높아졌음을 자주 실감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보호센터 유은옥 대리

 

지난해 우리 병원에선 1,537건의 신규 과제와 599건의 결과 보고가 있었다. 그 과정에는 연구계획변경 1만 4,892건, 보완 사례 1,759건, 중대한 이상 사례 2,656건 등이 숨어있다. 이때 IRB는 단순히 승인과 반려를 하는 부서가 아니라, 때로 제동을 걸지만 대안도 제시하며 연구 과정 전체를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가 된다. 이를 위해 신규 과제에 대한 사전심의, 정례회의나 IRB 운영위원회를 운영하고, 각종 설명문과 동의서 작성에 필요한 샘플 양식과 가이드라인을 정비해 연구자들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불명확하거나 현장에 맞지 않는 규정이 있으면 개선해 나가는 노력도 계속된다. 급한 과제나 환자 모집 일정이 촉박한 경우에는 IRB 위원장 직권으로 신속 절차를 가동해 유연한 운영을 돕는가 하면, 환자의 개인정보나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관리에 철저히 대응한다. 항상 감사나 실사 대응을 염두에 두고 정례회의에 나온 발언을 정확히 기록하고 있다. 연구자와의 친화, 운영 현실 고려, 실사 대응력이라는 삼각 구도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IRB행정지원 유닛은 방대한 역할과 책임을 촘촘히 수행하고 있다.   

 

“IRB는 연구를 멈추게 하는 부서가 아니라, 연구가 정당하고 안전하게 나아가도록 돕는 마지막 문지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명확하지 않은 회색지대에서 근거를 갖춰 판단을 내리고 연구의 질을 한 단계 올리는 거죠. 책임감이 큰 만큼 자부심도, 보람도 크고 오래갑니다.”

 

▲ 정례회의에서 마취통증의학과 박종연 교수(왼쪽 첫 번째)가 신규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은옥 대리가 출근하면 온갖 심의 신청서와 계획서, 설명문 및 동의서, 첨부 문서가 잔뜩 도착해 있다.“빠진 서류가 있나요?” “설명문을 수정했는데 괜찮을까요?” 각종 문의에 유 대리는 법령이나 기관 SOP를 확인해 답변한다.

 

연구의 윤리적, 과학적 타당성을 평가해 연구대상자의 권리와 안전, 복지 보호뿐 아니라 연구 진행에 따른 리스크나 기관 차원의 부담, 보험 적용 등 실질적인 운영에 관한 모든 문제를 다룬다.챙기는 요소가 많을수록 연구자는 ‘IRB만 통과하면 연구가 진행된다’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월 9회 IRB 정례회의가 있어요. 흐름은 빨라도 생소한 연구 용어 하나 놓치면 안되죠. 심의위원 간의 이견이 생기면 핵심 쟁점을 정리해서 합의가 도출되도록 보조하고요. 회의록을 바탕으로 심의결과통지서 초안을 작성해 등록합니다. 한동안 회의 전날엔 긴장돼서 잠도 오지 않았어요.”  
 

▲ 문서 창고에 관련 문서를 보관하고 연구자 요청, 각종 실사나 평가에 대비한다.  

 

“그냥 해주면 되는데 너무 까다롭네요.”

동의서 수정을 요청 받은 연구자가 불만을 드러냈다. 곤혹스러운 상황이지만 유 대리는 정확한 기준과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면 모든 연구자가 납득한다는 걸 오랜 경험에서 알고 있었다.

왜 안되는지, 어떻게 바꾸면 되는지 설명하자 연구자는 “아~ 그런 의미였군요”라며 이내 수긍했다. 연구자와의 신뢰를 쌓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신뢰와 명확함이 바탕에 있어야 연구자에게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다양한 사례를 접하며 기준과 근거를 꾸준히 쌓아가죠. 동의서가 너무 포괄적이거나 대상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미흡할 때 대상자의 권리가 침해되기 쉽습니다. 그걸 짚어내고 위원회에서 보완하면 연구는 훨씬 안전하게 바뀔 수 있어요.

상적인 윤리 원칙이 대상자 보호에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순간을 매일 확인하며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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