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받도록 도울 수 있어 기쁩니다 2025.09.12

인공신장실·의공팀·시설팀

"안전한 혈액투석 환경 만들어 갑니다"

 

주말 아침, 서관 2층 외래 구역 천장에서 물이 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시설팀 점검 결과, 중환자실에서 사용 중이던 이동식 혈액투석기의 배수 호스가 배수구에서 빠져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동식 혈액투석기 사용 과정에서의 누수는 한두 번의 일이 아니었기에 실무자들의 고민도 더욱 깊어져갔다.

 

 

▲ 인공신장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인공신장실, 의공팀, 시설팀 직원들.

 

혈액투석기는 신장 기능을 대신해 체내 노폐물을 제거할 때 초순수 정제수인 RO(Reverse Osmosis, 역삼투)수를 사용하며, 투석을 거친 혈액 속 노폐물과 함께 배수구로 배출된다. 물을 사용하는 만큼 의료진은 항상 누수를 염두에 두고 투석을 진행하지만 이동식 혈액투석기는 배수 호스를 직접 배수구에 장착해야 해 구조적으로 누수 위험이 존재했다.


실제로 중환자실에서 투석을 진행하다 보면 의료진이나 보호자의 발에 걸려 배수 호스가 배수구에서 빠질 우려가 컸고, 실제로 호스가 느슨하게 연결돼 있다가 배수구에서 빠지는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이로 인해 중환자실 바닥이 물바다가 되거나 아래층으로 물이 흘러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투석 간호로 바쁜 현장 간호사에게 누수 방지 교육을 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드는 해결책

혈액투석기를 운용하는 인공신장실, 의료장비를 유지보수하는 의공팀, 그리고 배수 시설을 관리하는 시설팀. 세 부서가 ‘혈액투석기 누수 제로’를 목표로 협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누수 사례를 검토하며 파악한 두 가지 문제는 ▲배수구 주변 공간이 협소해 호스를 정확히 고정하기 어렵고 ▲환자 주변을 오가는 의료진이나 보호자의 발에 호스가 걸려 배수구에서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었다. 결론은 명확했다.

“누구나 손쉽게, 그리고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는 배수구 커넥터가 필요하다.”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곧바로 시제품 제작으로 이어졌다. 시설팀은 배수 호스 끝에 동호스를 용접한 커넥터를, 의공팀은 3D 프린터를 활용해 호스가 배수구에 잘 장착되도록 배수구 거치 커넥터를 만들었다. 인공신장실 의료진은 중환자실과 병실에서 시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장단점을 비교·평가하고 피드백을 전달했다. 두 달간의 실험과 개선을 거쳐 최종 개선된 배수 호스 커넥터가 모든 이동식 혈액투석기에 적용됐다. 호스가 배수구에 단단히 고정돼 쉽게 빠지지 않자 누수 발생 건수도 현저히 줄었다. 인공신장실 의료진은 누수에 대한 부담을 덜고 투석환자 간호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투석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시설팀과 의공팀 선생님들이 많은 노력을 해주셨습니다. 병원, 환자, 직원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과간호2팀 권선미 유닛 매니저

 

 

도전했기에 만든 변화
처음 시제품을 적용했을 땐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듯했지만 이내 또 다른 난관이 나타났다. 중환자실과 감염관리센터 병실 배수구의 지름이 달라 하나의 커넥터로는 모든 장소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배수 커넥터를 만들기 위해 담당자들은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여전히 배수 문제가 남아있는 곳이 있지만, 문제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개선도 없었을 겁니다. 무거운 기기와 함께 병원 이곳저곳을 오가며 투석을 책임지는 인공신장실 선생님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고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받도록 도울 수 있어 기쁩니다.” 

- 의공팀 최기철 유닛 매니저, 시설팀 최원일 유닛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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