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이송을 마치는 순간까지, 환자안전을 위한 동행 2025.10.02

이송을 마치는 순간까지, 환자안전을 위한 동행   

- 응급간호팀 박환희 간호사 -

 

2012년에 입사해 줄곧 응급실에서 중환자의 활력 징후 변화를 관찰하고 응급 약물과 중재법을 훈련해 왔다.

소생실에선 CPCR, 인공기도 관리, 쇼크 환자 처치 등 응급 상황에 필요한 술기와 팀워크를 익힐 수 있었다.

분석적 사고와 빠른 결단력이 필요한 업무에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낄 때도 있었지만

이송 전담 업무를 맡아 다양한 위기 상황을 경험하면서 임상간호사로서 역량을 키웠다.

매뉴얼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 이송 체계를 정립하고 새로운 역할을 의료진에 인식시키는 과정은 그 자체로 큰 도전이었다.  

 

▲ 서울아산병원 응급간호팀 박환희 대리

 

환자·보호자와 동행하는 순간은 짧지만 덕분에 검사를 잘 마쳤다는 인사를 듣곤 한다. “불안을 줄이는 소통에 자신 있어요. 환자 상태를 살피며 상황과 절차를 설명하면 긴장이 완화되는 게 바로 느껴지죠.” 이송 중에 발생한 돌발 상황에 더욱 철저히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전문교육도 받아볼 계획이다. 

 

응급실 환자의 대부분은 불안정한 상태로 이송 중에 언제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의료진 동반이 필요한 응급실 환자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지난해 8명의 간호사가 3교대로 이송 전담 업무를 맡기 시작했다. 대상은 응급실과 ACU, 27병동과 BICU의 응급 환자다. eMET와 중환자실 전담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환자 이송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각종 지침과 규정을 검토해 응급실 실정에 맞는 이송 기준을 마련했다.필요한 장비 및 약물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상황별 모니터링 기준을 표준화하는 등 ‘움직이는 응급실’로서 환자안전 시스템을 채워가고 있다.

 

초기에는 eMET나 일반 간호사로 혼동하는 의료진이 많았다.  응급실과 검사·시술실, 병동을 오가며 의료진의 소통과 중재 창구이자 진료 연속성을 책임지는 시간을 쌓은 요즘은 중환자와 동행할 때 타 부서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지를 얻는다. 하루 20~35건의 이송 의뢰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빈틈없는 중증 치료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검사와 입원 과정을 마무리한 환자가 안전하게 돌아올 때, 우리가 맡은 역할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짧은 동행이지만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순간마다 ‘고마웠다’라는 한마디가 큰 힘이 되고, 우리의 사명이 더 빛나는 것 같아요.”

 

▲ 환자이송팀과 CT검사실로 이동하는 모습.  

 

박환희 대리는 근무 전 중증도 높은 환자의 기록을 리뷰하고 인계받은 환자를 확인하러 라운딩에 나선다. 오늘의 첫 의뢰는 심실빈맥으로 CPR을 받고 소생한 환자다. ACU의 담당 간호사를 찾아가 환자 정보를 나누고 약물과 활력징후 등 이송 전 체크리스트를 이중으로 확인한다. 환자이송팀과 함께 이동하는 막간에도 환자의 표정을 살피며 불편한 곳을 묻는다. 인계받을 의료진에게 전달해야 할 중요한 정보다.

 

“‘의료진이 동행하니 걱정하지 마세요. 검사 중에도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이송 중에도 활력징후와 기도 호흡, 의식, 고위험 약물, 라인 연결 상태 등을 반복 확인하고요. 환자안전은 철저한 확인과 주의를 반복한 결과입니다. 결코 우연히 얻어지는 게 아니죠.”   

 

▲ 이송 키트에 산소마스크, 응급 장비 등 물품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폐섬유증으로 가정 산소 요법을 적용하던 환자가 호흡곤란이 심해져 응급실에 내원했다. CT검사실로 이동할 때 박 대리가 동행했다. 혈액 검사에서 이산화탄소 수치가 매우 높아 BiPAP(이중양압기)을 적용한 환자는 처음 사용하는 기계라 적응이 안 되고 불편하다며 힘들어했다. 박 대리는 이동용 모니터를 연결하면서 이 기계를 왜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무슨 검사를 위해 이동하는지, 검사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천천히 설명했다. 안심한 환자는 한 번 해보겠다며 검사실로 들어갔다.

 

“검사를 마치고 나온 환자분과 병실로 함께 이동했어요. 병동에 인계하고 복귀하려는데, ‘아까 정말 고마웠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작은 목소리의 인사가 들렸어요.

 

유난히 일이 몰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날이었는데 그 한마디에 힘을 낼 수 있겠더라고요. 제가 환자분께 오히려 위로를 받은 것 같아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들고요. 이게 우리 일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 검사실에 도착해 환자 상태를 확인한 후 인계하고 있다.

 

최근 한 팀원이 환자의 조영제 부작용 위험을 예측하고 모니터링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활력징후와 환자 반응을 근거로 즉각 간호 중재를 시행한 결과 환자는 검사 후 부작용 없이 응급실에서 퇴실했다. 이후 팀에선 성찰적 회고(critical reflection)를 통해 무엇을 잘했는지, 어떤 근거로 판단했는지 분석하고 학습했다. 경험을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논문 자료를 찾아 근거를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개선 아이디어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문제를 발견하고 근거를 찾아 개선하면서 팀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걸 느껴요. ‘월간 이송’이라는 전담간호사 소식지를 통해 이송 관련 정보와 안전 사례를 꾸준히 공유하는데, 이러한 과정 자체가 팀원 간의 활발한 협력을 이끄는 것 같고요.

응급실 환자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걸 알기에, 팀원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보다 건강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 콘텐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뒤로가기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개인정보처리방침 | 뉴스룸 운영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