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입사하게 된 계기는
A. 울산대학교를 졸업해서 주 실습지가 서울아산병원이었어요. 중증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료진과 간호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업화된 시스템이 인상깊었습니다. 나도 멋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취업 준비를 했어요. 103병동에 첫인사를 갔을 때 ‘앞으로 일할 곳’이라는 설렘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교차했던 게 기억납니다.
Q. 맡고 있는 업무는
A. 간이식 전후 환자, 간담췌 질환 환자를 간호하고 있습니다. 생체리듬이 흔들리는 환자가 있으면 언제든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긴장감이 있어요. 즉각적인 중재를 위해 환자들의 증상과 상태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죠. 처방 이유와 검사 진행 과정 등을 하나씩 알아가며 일에 흥미를 느끼는 요즘입니다.
Q. 기억에 남는 동료는
A. 업무 독립 후에도 항상 일이 늦어지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어요. 응급 상황이 닥치면 우선순위도 잘 모르겠고 무력감과 부담감이 들었습니다. 하루는 정리가 되지 않은 채로 인계하고 남은 일을 하려는데 눈물이 쏟아졌어요. 동료 선생님들이 퇴근도 미룬 채 “누구라도 힘들 상황인데 차분히 잘해줬어. 너는 잘하고 있어!”라며 안아줬어요. 제가 울면 “누가 울렸어? 무슨 일이야?”라며 엄마처럼 나서 주는 선생님들과 파이팅 넘치는 병동 분위기에 다시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덕분에 이제는 자책보다 상황을 복기하며 다음엔 어떡할지 생각해봅니다.
Q. 퇴근 후 생활은
A. 초반에는 기숙사에서 지내며 일을 익히려고 틈틈이 도서관에 들러 공부했어요. 병원을 통 벗어나지 못하다가 최근 자취를 시작하며 병원과 일상을 분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날씨 좋은 날 직원식당에서 피크닉 세트와 커피를 챙겨 옥외정원에서 먹고 출근하는 게 최고의 행복이에요!
Q. 일하며 보람을 느낀 때는
A. 간이식을 위해 입원한 환자분이 수술 후 병동에 다시 왔을 때 유독 저를 반가워하셨어요. 경구약 처방과 수혈, 당일 검사·시술이 추가될 때마다 자세히 설명해 드렸더니 퇴원 날 제 어깨를 다독여 주셨죠. “밝고 친절하게 가족처럼 돌봐주는 간호사에게 존경심이 느껴집니다”라는 감사 편지까지 주셔서 정말 뿌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