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tGPT의 도래 이후 연구자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 도구의 활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자연과학 계열 연구자의 69.4%와 의학계열 연구자 중 51.2%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학술적 용도로 생성형 AI를 쓴다고 한다[1].
특히 ChatGPT나 Claude 같은 대형 언어 모델(LLM)이 논문 작성 과정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최신 AI 도구들은 단순 텍스트 생성을 넘어 문헌 네트워크 분석, 연구 갭 파악, 트렌드 예측 등 고급 기능을 제공한다. 매달 새로운 도구가 등장할 정도로 발전 속도도 빠르다.
이에 따라 연구 단계별로 사용할 수 있는 AI 도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편은 문헌 검색, 연구 트렌드 파악, 주제 선정을 위한 도구를 다루고, 다음 편에서는 서지 관리 프로그램을 보완할 수 있는 논문 정리법과 논문 작성 지원 도구를 중점으로 살펴본다.
문헌 검색과 연구 트렌드 파악의 기본은 Google이나 PubMed에 관심 키워드를 입력하고, 제목들을 읽어가며 적절한 논문을 탐색하다가 중요한 논문이 보이면 내려 읽어보고, 그 논문에서 인용한 다른 논문들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정보를 탐색하는 능력과 내게 중요한 것을 골라내는 능력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생각하지 못했던 정보도 맞닥뜨릴 수 있게 해주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쓰여야 하며 아래 소개할 AI 도구들은 이 기존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관련성 높은 다른 논문들을 쉽게 파악하기 힘든 단점이 있기 때문에 여러 AI 기반 도구들이 개발되고 있다.
[1] Ehsan Mohammadi, Mike Thelwall, Yizhou Cai, Taylor Collier, Iman Tahamtan, Azar Eftekhar. Is generative AI reshaping academic practices worldwide? A survey of adoption, benefits, and concerns. Information Processing & Management, Volume 63, Issue 1, 2026.

Research Rabbit (https://researchrabbitapp.com)은 논문 간 인용 관계를 시각화하는 도구로 인용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해 연구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관심 논문의 DOI나 제목을 입력하면 그래프가 자동으로 생성되며, "Similar Work"나 "Earlier/Later Work" 필터로 시간 순서나 유사도를 탐색할 수 있다. 기존 검색 엔진에서 놓치기 쉬운 비인용 논문까지 연결해 연구 트렌드를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Zotero와 같은 서지 관리 도구와도 연동된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Connected Papers (https://www.connectedpapers.com)는 인용 유무와 무관하게 내용 유사도 기반의 그래프를 생성해주는 도구다. 노드 크기는 인용 수, 색상은 출판 연도를 나타내어 연구 트렌드를 시각적으로 분석하기에 적합하다. Research Rabbit과 비슷하게 논문 제목이나 DOI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약 40편의 관련 논문을 맵으로 보여주며, ‘Prior Works’나 ‘Derivative Works’로 확장할 수 있다. PubMed나 Semantic Scholar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비전문 분야의 트렌드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연구 갭을 발견하는 데 유용하다. 무료 버전은 한 달에 그래프 5개까지, 유료는 월 $3로 무제한 그래프 생성이 가능하다.
Consensus (https://consensus.app)는 AI를 활용해 과학 논문들의 합의를 요약하는 도구로, 연구 관련 질문을 입력하면 수천 편의 논문을 분석해 결론을 도출한다. 합의 관련 메트릭(예: 연구 수, 합의율)을 제공하며, 출처 논문을 링크로 연결한다. 연구 트렌드나 갭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며, 특히 메타 분석 같은 문헌 리뷰에 강하다. AI 요약의 정확성 확인을 위해 중요한 원문은 본인이 직접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무료 버전은 답변당 요약 논문 개수가 10개로 제한되며 프로 검색과 딥서치 기능은 한 달에 25개와 3개로 제한된다. 프로버전은 월 $10로 프로 검색이 무제한이며, 딥서치 기능이 한 달에 15개까지 제공된다.
Elicit (https://elicit.com)은 AI로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요약 테이블을 생성한다. 연구 주제 선정 시 관련 논문의 방법론이나 결론 등을 추출해 정리해 준다. 쿼리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테이블 형식의 결과를 출력하며, "Extract" 기능을 통해 특정 열(예: 연구 디자인)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Elicit은 많은 수의 논문을 한 번에 분석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CSV 내보내기를 지원해 데이터 관리에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유의할 점은 검색 결과가 생의학 연구자들에게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Semantic Scholar에 의존하므로, PubMed와 교차 검증하는 것을 권한다. 무료 버전은 요약 논문 개수가 4개, 데이터 추출 가능 논문 개수가 한 달에 20개로 한정되어 있다. 월 $12의 프로버전은 요약하는 논문 개수가 8개로 늘어나고 한 해 600개의 논문에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
SciSpace (https://scispace.com)는 연구관련 AI도구를 다수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논문 작성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AI Writer를 포함해 Literature Review, Find Topics, Paraphraser, Citation Generator, Extract Data 등 다양한 도구를 제공한다. 연구 트렌드 파악을 위해 Literature Review 기능에 들어가 관심있는 주제를 입력하면 상위 5개 논문의 요약된 정리를 받을 수 있다. 추가로 100개의 논문들이 내 질문에 어떤 답을 주는 지 볼 수 있는 테이블이 형성된다. 무료 버전은 제한된 수준이지만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월 $20 프리미엄 구독을 하면 모든 AI도구 기능을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다.
STORM (https://storm.genie.stanford.edu)은 스탠포드대학에서 개발된 오픈소스 도구로, 주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위키피디아 스타일의 지식 맵을 생성해 트렌드와 갭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Google Scholar를 이용해 포괄적인 트렌드 분석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며, 연구 주제 선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료지만 답변 생성 과정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고, 간헐적으로 사이트가 불안정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Liner (https://getliner.com)는 국내에서 개발한 AI도구로, 웹/논문 검색을 결합해 답변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단순 정보를 찾거나 연구 트렌드에 대해 물어보는 채팅형 애플리케이션 뿐만 아니라, SciSpace와 비슷하게 AI를 사용한 각종 연구용 에이전트를 제공한다. 가설 생성, 가설 평가, 인용 추천, 문헌 조사, 연구 흐름 탐색, 설문 시뮬레이션, 그리고 피어 리뷰 기능이 있으며 빠르게 추가되고 있으니 종종 사용해보길 권한다. 무료 버전으로도 기능들을 사용해볼 수 있으며, 월 \23,900으로 더 많은 에이전트 크레딧과 딥 리서치 기능 25회 등이 제공된다.
이러한 AI 도구들을 활용할 때는 다음의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AI가 제시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항상 수동으로 검증해야 한다. 특히 인용 정보나 통계 수치는 원문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둘째, 대부분의 도구가 영어 논문에 최적화되어 있어 한국어 논문이나 비영어권 연구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셋째, 한 가지 도구만 써보지 말고 여러 도구를 비교하면서 상호보완해 활용하면 더 포괄적인 문헌 검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AI 도구는 연구자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는 도구임을 명심해야 하며 기존 방식으로 PubMed와 Google 검색 등을 통해 문헌 검색과 연구 트렌드를 파악하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임상의학연구소
임준서 박사
임준서 박사는 서울아산병원 임상의학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원내 연구진의 논문 작성과 교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논문 작성과 게재 및 AI 활용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자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연구 결과를 정리하고 발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최신 기술을 접목해 논문의 질을 높이는 방법과 의료 연구에서 AI의 활용 가능성을 뉴스룸 칼럼을 통해 소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