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팀 김정헌 사원
Q. 맡고 있는 업무는
A. 어릴 때 서울아산병원의 진료를 받으면서 좋았던 기억이 많아요. 자연스레 1지망 병원으로 꼽아 왔죠. 지금은 채혈실에서 근무하며 채혈 진행과 소변·대변·객담 검사 등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채혈은 변수가 많은 검사로 바늘이 조금만 움직여도 잘 나오던 피가 안 나오거나 천천히 나올 수 있어요.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환자분도 있고요. 침착하게 해결 방안을 찾아서 재검사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고 환자분들이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Q. 적응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A. 코로나 학번이어서 병원 실습을 온라인으로 대체했어요. 그래서인지 실제 업무 현장은 무척 바쁘고 정신없게 느껴졌어요. 항상 흔들림 없이 채혈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존경스럽고 신기했죠.
학생 때는 눈에 잘 보이는 혈관만 채혈하다가 실전에서 혈관이 잘 보이지 않으면 긴장부터 되더라고요. 제법 일이 익숙해진 지금도 “혈관이 잘 안 나와요”라고 말하는 환자분이 있으면 더욱 조심스러워집니다. 특히 소아의 경우에 혈관이 얇고 힘이 없어서 금방 수축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잘 터지곤 해요. 채혈이 마무리될 때까지 긴장하다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안도감과 뿌듯함이 밀려듭니다. “지금까지 했던 채혈 중에 제일 안 아파요”라는 환자분들의 칭찬이 큰 격려가 되는 것 같아요.
Q. 기억에 남는 환자는
A. 업무 초창기에 혈관이 좋지 않은 환자분의 채혈에 실패하고 환자분과 보호자를 응대하는 과정에서 주눅 들었던 때가 있어요. 그 모습을 지켜본 다른 환자분이 대뜸 기운 내라며 커피를 건넸어요. 순간 한 줄기 빛처럼 느껴지면서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 접점 부서인 만큼 저도 환자분들께 항상 따뜻한 한마디를 먼저 건네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Q. 나만의 힐링 타임은
A. 창문 없이 꽉 막힌 공간에서 일하다 보면 맑은 공기가 필요해요. 점심시간에 커피 한 잔을 들고 나가 바람을 쐬면 정신이 맑아지곤 합니다. 날씨가 궂은 날엔 지하 빵집을 한참 구경해요. 빵 냄새의 유혹에 못 이겨 몇 개 집어오는 게 저의 소확행입니다. 최근에는 복싱을 배우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