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번 아웃’을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2025.11.26

 (AI 활용 일러스트 ⓒ 서울아산병원 홍보팀)

 

삶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여러 요소들 중 ‘균형’을 빼놓을 수 없다. 일과 삶의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면 삶의 질이 높고, 부서 내 팀원들 간의 균형은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며, 5대 영양소가 균형 잡힌 식단은 우리의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 등 균형은 내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어느 한쪽이 지나치거나 부족한 상태인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일생 동안 학습하며 살아간다. 이인아 교수의 저서 <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에 따르면 우리 뇌의 해마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다양한 ‘인지 모델’로 기억하고 저장한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그 기억을 떠올릴 수 있고 말로 표현할 수도 있는데 이를 서술적 학습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일이나 상황에 부딪혔을 때 이전에 형성해 놓은 모델을 활용해서 대처하는 것이다.

 

반면 선조체 영역을 기반으로 하는 절차적 학습 시스템은 익숙하지 않은 정형화된 행동을 계속 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게 되는 운전, 수영, 키오스크 사용 같은 몸을 움직이는 절차를 학습하는 뇌의 학습 시스템이다.

 

현대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두 기억 시스템은 대부분의 경우에 독립적으로 작동하는데, 의료 현장에서 소진(消盡 · burn out)은 선조체 영역만 과도하게 써서 생길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업무 형태가 익숙한 일을 쳇바퀴처럼 반복하게 됨으로써, 선조체 시스템을 과도하게 혹사시키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과도한 불만을 제기하는 환자를 만나거나 감정적으로 쉽사리 회복하기 어려운 일들로 인한 스트레스는 더 빨리 소진을 경험하게 한다.

 

평소에 해마 영역을 적절히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소진 경험을 예방할 수 있다. 점심시간에 원내 산책 경로를 정해본다든지, 퇴근 후 저녁 메뉴 요리를 위한 재료, 순서 등을 생각해 본다든지, 동료와 주말에 무얼 할지 계획을 세워보는 등의 방식으로 루틴한 업무 외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필자는 비교적 집중이 잘 되는 오전에 창의적인 업무인 교육 기획이나 교안 작성 등의 업무를 길게 한 후, 1시간 정도는 루틴한 업무인 행정 업무를 진행하는 일과를 계획한다. 또 교육 콘텐츠를 오랜 시간 고민했는데도 방향이 잘 잡히지 않으면 일부러 청소, 산책 등 생각하면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며 선조체 영역을 활성화시킨다. 업무와 상관없는 일, 소위 ‘딴짓’이라 불리는 행동이 성취에 방해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해마에 휴식을 줌으로써 딴짓 후에는 방향이 잡히기도 하고 업무 속도가 빨라지기도 한다.

 

쉬는 날에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 중 해마 영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활동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하여 두 가지 시스템을 번갈아 잘 사용하여 균형 잡힌 상태로 뇌의 건강을 유지하자. 업무 현장에서의 소진을 예방하고 업무 효율을 증대시킴으로써 업무 만족도가 향상되며, 결국 내가 더 멀리 갈 수 있게 해 주는 원동력을 제공해 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건강한 뇌는 안정감을 갖게 되고 이는 행복감으로 연결되기에 지금보다 더 나은 일상을 소유할 수 있다.

아카데미운영팀
남혜인 대리

아카데미운영팀 남혜인 대리는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등 일반 역량 분야 원내 강사로 근무하며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병원이라는 치열한 환경 속에서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뉴스룸 칼럼을 통해 보다 건강한 병원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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