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활용 일러스트)
“요즘은 말만 해도 목이 쉬어요.”
“전화 통화를 조금만 해도 목이 칼칼해요.”
치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 문제를 단순 피로나 체질 탓으로 돌리지만,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성대는 근육과 점막으로 이루어진 매우 섬세한 기관이다. 준비 없이 갑자기 뛰면 다리가 아픈 것처럼, 성대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하게 사용하면 쉽게 피로해지고 염증이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군이나 나이가 들면서 성대 탄력이 줄어든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목이 칼칼하거나 쉬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문제는 이런 신호를 무심코 지나칠 때 발생한다. 성대에 계속 무리가 가게 되면, 성대염, 성대 결절, 심한 경우 음성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도 있지만 그전에 올바른 훈련을 통해 성대를 준비시키고 회복시키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목소리도 근육과 같아서 평소에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단련이 가능하다. 목소리 홈트레이닝, 즉 ‘목소리 홈트’는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다. 목소리를 꾸준히 관리하면 음성 피로를 줄이고 성대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집에서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목소리 홈트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 번째는 ‘호흡 기반 다지기’다.
바닥에 편안히 누워 배 위에 손을 얹고 복식호흡을 해보자. 천천히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는 호흡은 말하기의 기초가 되는 ‘호흡 지지’를 안정시키는 연습이다. 풍선을 불거나 얇은 종이를 입김으로 날려보는 연습도 호흡 조절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성대 닫힘 감각 훈련’이다.
“하!”, “호!”를 짧고 선명하게 발성하면 성대가 닫히는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여기에 빨대 발성(스트로우 발성)을 활용하면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카페에서 사용하는 종이 빨대를 입에 물고 가볍게 ‘후우—’ 하고 숨을 내쉰 뒤, 그 위에 작은 소리를 얹어 “우—” 또는 가벼운 멜로디로 소리를 내보자. 빨대가 좁은 공기 통로를 만들어 성대에 가는 압력을 분산시키고, 성대가 과도하게 닫히거나 벌어지는 것을 방지해 안정적인 진동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발성이 어려운 사람에게 특히 효과적인 훈련이다.
세 번째는 ‘공명과 이완 훈련’이다.
입술을 다문 채 “음~” 소리를 내는 허밍은 성대를 무리하지 않으면서 울림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이때 입을 조금씩 더 열어가며 ‘음’에서 ‘아’로 소리를 바꾸면, 울림의 방향이 얼굴 앞쪽에서 입안으로 확장되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얼굴 중심이 가볍게 진동하는 느낌이 든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이 훈련들은 길게 할 필요가 없다. 하루 5분, 주 3~5회만 실천해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중요한 것은 강도가 아니라 지속성이다. 성대도 자주 쓰는 방식에 따라 변화하는 특성이 있다. 나쁜 습관이 반복되면 쉽게 굳어지고 좋은 습관이 반복되면 성대의 탄력과 음질이 분명하게 개선된다.
목소리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그 사람의 태도, 감정, 건강, 신뢰까지 함께 담고 있는 표현이다. 몸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운동이 필요하듯 소통의 질을 지키기 위해서도 목소리 운동은 꼭 필요하다. 성대의 탄력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할 수 있지만 적절한 관리와 훈련을 꾸준히 이어간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맑고 안정적인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다.
거창한 훈련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하루 5분, 집에서 가볍게 시작하면 된다. ‘몸을 위한 스트레칭’이 일상을 바꾸듯 ‘목소리를 위한 홈트’도 꾸준히 하면 여러분의 목소리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목소리 홈트, just do it!
특수검사팀
안대성 발성치료사
안대성 발성치료사는 서울아산병원 특수검사팀에서 목소리 건강을 위한 발성 치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잘못된 발성 습관이 목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여 목소리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했으며, 이번 뉴스룸 칼럼을 통해 목소리 질환 예방과 관리, 올바른 발성 습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목 건강 유지법 등을 소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