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과 도약의 기운이 가득한 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금년 한 해에도 서울아산병원 가족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전공의 복귀와 더불어 닫혔던 병동이 지난해 말 모두 문을 열었고, 병원의 운영도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높은 중증도에도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밤낮으로 환자와 병원을 지켜 주시고, 세심한 간호를 펼쳐 주신 모든 의료진과 직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힘든 시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작년 발표한 임상 분야별 순위에서 암과 소화기, 내분비, 신경과, 비뇨의학과, 정형외과, 6개 분야가 세계 톱10에 들었습니다. 국내 병원 중 최다이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중증 치료를 잘하는 병원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환자 한 명 한 명의 생명을 다시 찾아주기 위한 노력은 세계 최초 간이식 9,000례를 비롯해 국내 최초 대장암 로봇수술 3,000례, 폐이식 300례, CAR-T 치료 100례 등 희망의 릴레이를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새해에도 계속되어 더 많은 환자에게 건강한 삶을 되찾아 주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회복 에너지로 더 큰 도약
우리는 급변하는 의료 환경과 중증 환자들의 높은 기대, 다른 병원들의 거센 도전을 매 순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의정 사태로 인한 갈등과 대립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이제는 서로가 받은 마음의 상처와 손상된 관계, 그리고 침체된 의료를 회복하고 다시 도약할 때입니다.
환자들로부터 잃은 신뢰는 물론이거니와 교수와 전공의, 의사와 간호사 등 직무와 직급을 막론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각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손상되었던 관계를 회복하여야 하겠습니다. 우리 안에 서로 간의 신뢰가 더 단단해질 때 외부의 신뢰, 환자로부터의 신뢰 역시 빠르게 회복될 것입니다. 지난 기간 침체되었던 진료와 연구, 교육 각 부분에서도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하여 다시 그 이전의 상태를 능가하는 모습을 보일 때 우리는 완전히 회복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회복탄력성은 원상 복구 수준에 머물지 않고 더 높고 더 가치 있는 목표를 향해 갈 것입니다.
환자 중심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 추구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는 과거, 진료의 양이나 의학적 치료 성적, 생존율 같은 임상 지표를 넘어 통증이나 기능 회복 등 환자의 삶의 질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결과에도 가치를 두는 의료입니다. 전립선암을 치료받고 완치가 되었지만 요실금으로 힘들어 한다거나, 식도암을 수술받고 완치가 되었지만 반복적인 수술 부위 협착으로 음식을 삼키는 것이 어렵다면 환자의 삶의 질은 많이 떨어질 것입니다. 환자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어려움 또한 중요한 치료 결과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까지 고려하는 의료가 ‘가치기반의료(VBH; Value Based Healthcare)’입니다.
가치기반의료를 구현하는 중요한 실천 중 하나가 ‘환자자기평가결과측정(PROM; Patient Reported Outcome Measurement)’입니다. 이미 일부 진료과에서 시행중인 기초 단계의 PROM을 확대해 나갈 것이며, 환자의 데이터가 진료에 반영되어 치료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중증 노년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 후까지 전주기 진료와 돌봄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위드원(WithONE)’ 프로그램, 환자 안전을 강화하고 높은 수준의 진료를 구축하고자 지난 5년간 개편해 온 진료권한 정의도 가치기반의료의 한 맥락이라 하겠습니다.
AGS와 지속적인 PI활동으로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에 성숙한 수준을 이룬 우리 병원은 이제 환자 중심의 가치기반 의료체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상시적인 점검 체계를 확립하고, 환자 중심 문화를 확산해 ‘질병을 고치는 의료’에서 ‘환자의 삶을 재건하는 의료’로 우리의 내재된 역량을 모아 나갑시다.
인프라 혁신이 이끄는 미래 경쟁력
병원의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혁신은 장기 로드맵에 따라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중입자치료기 도입은 2031년 환자 치료를 목표로 상반기 중 P동 증축과 중입자치료센터 건축 인허가를 마무리하고, 6월부터 토목공사에 착수합니다. 미래 의료를 선도하는 전략적 선언이자 암 치료 경쟁력을 끌어올릴 기반입니다. 중입자치료기를 가장 먼저 개발하고 연구,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QST병원과 지난해 MOU를 체결하였고, 치료 적용이 제한적이었던 암까지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합니다.
올 하반기부터 수술실 증설과 이를 활용한 수술실 리모델링이 진행되며, 서울아산병원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청라병원은 지난해 말 착공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됩니다.
10월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서울아산병원 소화기전문병원(Asan GI Specialty Hospital)이 첫 발을 내딛습니다. 소화기암과 고도 비만 등을 포함한 치료와 예방, 현지 의료진 교육 등을 담당할 11명의 의료진을 파견합니다. 최고의 의료 수준을 갖춘 우리 병원의 브랜드를 중동에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AI 혁신은 이미 우리 업무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신설된 AI혁신지원실을 중심으로 AI 신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면밀히 검증해 적극 도입하겠습니다.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하나의 구조로 안전하게 관리하고, 적극적인 분석과 활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통합데이터플랫폼(IDP)도 구축합니다. 사용자 주도의 데이터 혁신과 최적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서 빅데이터, AI 기반의 신속하고 안전한 연구체계를 제공해 데이터 기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입니다. 진료 공간과 연구 공간, 인터넷 공간을 분리하는 망분리도 함께 실시하여 더욱 안전한 진료, 연구 환경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AI를 통한 혁신은 기술적 도구에 국한되지 않고 병원 전반의 업무와 역량을 재정의하여 예측과 자동화에 기반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게 될 것입니다.
소통과 협력의 조직문화
지난해 우리 병원은 흉골 전체가 없고, 흉부·복부 피부와 연부조직이 결손되어 심장이 체외에서 뛰고 있는 상태로 태어난 신생아를 국내 최초로 수술하여 성공하였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성형외과, 소아심장외과, 산부인과, 융합의학과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의료팀이 흉강 내 공간을 만들고 심장을 그 안으로 위치시킨 다음 배양피부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보호대로 흉부를 재건하는 수술을 수행하였습니다.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위대한 협업의 결과입니다.
의료 영역뿐 아니라 우리가 준비하는 많은 도전 과제는 협업의 조직문화를 전제로 합니다. 서로를 향한 배려, 공감과 존중이 살아 숨 쉬는 조직 속에서 작은 격려 한마디, 사소한 개선도 함께 인정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병원을 더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할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창안할 때보다 기존의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때 훨씬 더 큰 혁신이 탄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존의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자세와 불편했던 소통의 벽을 허물고 작은 의견도 빠르게 반영될 수 있는 협업 환경 속에서 모든 직종이 업무에 몰입하고 성장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모든 일에 남을 위하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임하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노력을 거듭하다 보면 우리는 반드시 성공하게 될 것입니다. 활력과 신바람의 에너지가 가득한 조직문화 속에서 서울아산병원의 일원이라는 자긍심을 다시 세워나가며 앞선 미래로 발맞춰 갑시다.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2026년.
건강한 성장과 성취를 함께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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