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외과계중환자실과 간이식 Sub ICU, 외과 병동에서 임상 간호 경험을 쌓았다. 2020년, 진료협력팀에 파견되어 입원회송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제가 임상 현장에 있던 시기에는 수술 환자 대부분이 자택으로 퇴원했어요. 진료협력팀이 얼마나 다양한 업무를 하는지 잘 모른 채 호기심과 설렘으로 일을 시작한 거죠. 저만의 컴퓨터와 전화가 있다는 게 가장 신났던 것 같아요.”
입원회송 업무를 하면서 매일 수많은 케이스를 접한다. 이때 새로운 병원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나 보호자의 안타까운 상황에 공감하며 격려와 위로의 마음을 더한다. 아는 만큼, 경험한 만큼 설득의 깊이가 더해지기에 실용적인 정보도 부지런히 쌓아가고 있다. 병원이 바뀌어도 치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을 체감한 환자와 보호자가 고마워할 때 일의 의미를 다시금 새긴다.
▲서울아산병원 진료협력센터 정현정 과장
진료협력센터는 의료기관 간의 협력과 상생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전원 과정에서 환자가 편의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급성기 치료 및 중증 치료를 마무리한 환자는 1, 2차 의료기관으로 이동해 치료를 이어가는데, 환자의 상태와 요구도를 정확하게 파악해 가장 적합한 병원을 연결하는 것이 입원회송 파트의 역할이다.
상급종합병원이자 중증질환 중심병원으로 급성기 치료와 중증 치료를 담당하는 우리 병원은 압도적인 회송 건수와 센터 규모, 체계적인 분업 시스템을 자랑한다. 전원 의뢰 및 진행 실적이 2020년 월평균 673건에서 2025년 1,281건으로 5년 사이에 가파르게 증가했다. 진료협력팀은 각 진료과와 소통하며 재원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타원 연계 케이스를 꾸준히 발굴해 왔다. 또한 인근 지역의 다빈도 전원 병원에 직접 방문해 진료와 시설 환경을 확인하고 실무자와의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며 신뢰할 만한 의료기관과의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2024년부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추진되면서 지속가능한 진료협력의 선도적 모델이 되고자 더욱 분주해진 요즘이다.
“환자가 치료 여정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에요. 병원이 바뀌어도 안전하고, 치료 방향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죠.
그래서 병원에 대해 탐구가 계속돼요. 여행을 가도 지역 병원만 눈에 들어올 정도로요.”
진료과에서 퇴원 계획을 세웠으나 귀가하기 힘든 환자, 항생제 투약과 영양공급·재활 등 치료연속성이 필요한 환자의 의뢰가 매일 줄을 잇는다. 환자, 보호자와 전원 상담을 하면서 정현정 과장은 환자 상태와 치료 흐름을 읽고, 안전하게 이어받을 수 있는 병원과 섬세한 조율 과정을 거친다. 전원 승인과 전원 준비를 안내하는 순간에도 ‘최선의 선택인가’ 끊임없이 자문해본다. 속도보다 안전하고 적절한 진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주어진 업무량을 소화하려면 빠른 속도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신뢰가 깊은 만큼 병원을 옮겨야 하는 사실에 막막함과 불안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요. 치료는 제대로 이어질 수 있는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독이며 충분히 이해시키는 과정이 매번 반복되죠.
그럼에도 절대 쉬워지지 않는 업무예요. 환자분들의 궁금한 점을 해결하려면 진료과나 간호부와의 협업이 참 중요합니다. 그렇게 전원의 첫 단추를 잘 끼우고 나면 다음 치료 여정은 순탄할 거라 믿어요.”

정보를 제공한 병원들을 일일이 방문한 뒤에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모두 거부한 보호자가 있었다. 전원하기까지 긴 결정 과정에서 정 과장의 마음고생이 따랐다. 환자가 전원하고 얼마 후, 보호자의 전화를 받았다. 번호만 봐도 누군지 알 정도로 긴장되는 전화였다. 보호자는 그동안 힘들게 해 미안하다면서 전원한 병원이 만족스러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서운한 감정이 녹아내렸고 묘한 감동마저 일었다. 환자가 안전하게 재내원해서 다음 치료를 잘 이어가기를 어느새 빌고 있었다.
“처음 맡았던 케이스를 기억해요. 다제내성균으로 투석받는 환자였는데 환자를 받겠다는 병원이 없었어요. 담당자로서 점점 초조해졌죠. 토요일에 일찍 출근해 환자가 사는 지역의 모든 투석실에 전화했어요. 결국 연계에 성공했고 환자를 연고지로 안전하게 보내드리며 제 역할을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업무에 쫓기다 보면 환자 한 분 한 분께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염려돼요. 그래서 입원회송 유닛에선 필요한 검색 조건과 요구를 세분화한 전원 병원 정보 기능과 데이터베이스의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어요.”
어렵고 복잡한 케이스인 경우, 지역 의료기관에서 거절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각 기관의 시스템이 다르고, 환자의 기대치와 의료 현실과의 간극을 좁혀가는 과정에서 감정 소모도 크다. 그러나 지나간 일을 바로 잊는 회복탄력성이 정 과장만의 강점이자, 입원회송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당일 의뢰를 완벽하게 연계하고 퇴근할 때 기분이 정말 좋아요. 동료들과 1분 1초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며 서로 격려하죠. 모두 각개전투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려운 케이스는 서로 의논하고 의지하며 환자에게 도움 될 것에만 집중해요. 새로운 케이스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며 주어진 시간 내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항상 진료협력센터를 믿고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