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활용 일러스트)
“목이 좀 쉬었나 보다.”
“며칠 말 안 하면 괜찮아지겠지.”
목소리에 이상이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그러나 목소리 변화 뒤에는 잘못된 발성 습관이나 성대 질환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하루 종일 말을 해야 하는 직업을 가졌거나, 감기를 자주 앓는 편이거나, 말할 때 목에 힘이 들어가는 편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잘못된 방식으로 목소리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말을 할 때 턱이나 목에 힘을 주거나, 성대를 억지로 눌러 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입을 충분히 벌리지 않고 말하거나, 드물지만 숨을 들이마시며 말하려는 버릇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습관이 성대를 지속적으로 긴장하게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막에 미세한 손상을 일으킨다. 처음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목소리가 자주 쉬거나 쉽게 피로해지는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은 목소리가 쉬면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물론 말의 양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발성 방식 즉,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이다. 충분한 휴식 없이 장시간 말을 하거나, 시끄러운 환경에서 큰 소리로 말하거나, 무리한 고음이나 감정적인 표현을 반복할 경우 성대는 점차 손상된다. 이러한 습관은 성대에 작지만 반복적인 상처와 마찰을 남기고, 결국 염증이나 성대결절과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무조건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급성 염증 시에는 반드시 충분한 음성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휴식은 손상을 멈추는 단계일 뿐, 이미 굳어진 발성 습관을 바꾸지는 못한다. 따라서 증상이 호전된 뒤에는 올바른 발성 훈련과 성대 회복을 위한 루틴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일상에서 즉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성대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지근한 물을 수시로 마시고, 틈틈이 목과 어깨의 근육을 이완해 성대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여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감기를 앓고 난 뒤에도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단순한 인후염을 넘어 성대까지 염증이 번졌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이비인후과나 음성 전문 클리닉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기 후 2주 이상 목소리가 계속 쉰 상태로 남아 있을 때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떨리는 느낌이 지속될 때
통증은 없지만 목에 이물감이나 조이는 느낌이 계속될 때
쉰 목소리의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성대결절’과 ‘후두염’이 있다. 두 질환은 비슷하게 들리지만 원인과 증상, 회복 방법이 서로 다르다. 성대결절은 반복적인 성대 남용이 주 원인이다. 목소리가 거칠어지고 고음 발성이 어려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성대 표면에 굳은살처럼 결절이 생기며, 주된 치료법은 음성치료와 발성습관 교정이다. 반면 후두염은 감염, 위산역류, 과도한 음성 사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후두점막 염증이다. 목소리가 갈라지고 이물감이나 가래가 끼는 느낌이 동반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약물치료와 휴식이 필요하다.
두 질환의 공통점은 초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를 방치하면 만성화되어 일상적인 말하기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목소리는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건강이다. 잘못된 발성 습관, 과도한 사용, 미세한 손상이 누적되어 나타나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자주 쉬는 목소리, 감기 후에도 돌아오지 않는 음성, 말하는 것이 피곤하게 느껴질 때, 이 모든 것은 결코 ‘그냥 두면 나아지는’ 문제가 아니다. 목소리도 몸처럼 훈련과 회복이 필요하며, 치료와 습관 교정을 통해 충분히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말하는 습관을 돌아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목소리 회복의 시작이다.
특수검사팀
안대성 발성치료사
안대성 발성치료사는 서울아산병원 특수검사팀에서 목소리 건강을 위한 발성 치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잘못된 발성 습관이 목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여 목소리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했으며, 이번 뉴스룸 칼럼을 통해 목소리 질환 예방과 관리, 올바른 발성 습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목 건강 유지법 등을 소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