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글로벌 명의] 안과 사호석 교수 '30mL의 미학, 정밀 접근하는 안성형과 안와재건' 2026.04.01

"통합적 접근과 다학제 협력을 통해, 전 세계 환자들에게 기능 회복을 넘어선 삶의 질 향상과 희망을 선사합니다."

안과 사호석 교수

 

 

 

 

 

 

서울아산병원 안과 사호석 교수는 안성형, 안와 골절 및 종양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3D 프린팅을 이용한 안와 재건 기술’ 특허를 바탕으로 고난도 재건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연간 안와 및 안검 종양 수술 120례, 고난도 안와재건술 100례 등 연평균 450건의 수술과 300건의 시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13개국에서 60회 이상의 강연을 수행했으며, 최근 5년간은 미국, 유럽, 일본 등 17개국에서 찾아온 34명의 의사에게 고난도 수술법을 지도했습니다. 국경을 넘어 깊은 신뢰를 쌓아온 사호석 교수가 외국인 환자 진료에 대한 철학과 경험을 공유합니다.

 

 

 

환자 치료 시 다짐하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 서울아산병원 안과 사호석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다학제 협력을 이루며, 임상 정밀성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안과에서 성형 및 재건 수술은 단순한 미용 영역이 아닙니다. 시신경과 안구는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두 구조의 기능을 보호하면서 눈꺼풀, 안와, 눈물배출계 질환을 치료하기란 상당히 고난도입니다. 안성형과 안와재건은 기능 회복과 종양의 완전한 제거, 심미성, 삶의 질 향상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종합 의학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환자를 치료할 때 통합적 접근과 다학제 협력에 기반한 정확한 진단, 환자 중심 접근을 통한 정밀하고 완전한 수술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안와 질환과 종양 분야에서는 영상, 병리, 임상 정보를 통합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영상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류마티스내과 등과 다학제 협진을 통해 치료 전략을 결정해야 합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최신 근거와 국제 기준에 기반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아산병원의 다학제 진료 시스템은 저의 치료 철학을 실현하는 데 큰 강점이 되고 있습니다.

 

의학은 개인의 기술이 아니라 학문 공동체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연구와 교육, 활발한 국제 학술교류를 통해 치료 수준을 높이는 것이 환자에게 가장 큰 이익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인된 최신 의학 지식과 술기를 끊임없이 습득하고 발전시키며, 이를 환자 상태와 필요에 맞게 적용해 정밀 의료를 실현하고자 노력합니다.

 

 

다양한 진료과 중 안과를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 서울아산병원 안과 사호석 교수가 안와골절 환자에게 맞춤형 3D 인공뼈 삽입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시작은 다소 단순한 동기 때문이었습니다. 성적이 가장 좋은 인턴들이 지원하는 과가 안과였기 때문에 ‘나도 저기 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인턴 때 안과 수술을 보조한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이 “매시브 블리딩(대량 출혈)!”이라고 외치며 면봉 두 개로 지혈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 작은 세계는 뭐지?’ 하는 묘한 매력을 느꼈습니다.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안과의 진짜 매력은 인간 감각 중 가장 정밀하고 중요한 걸 다룬다는 데 있습니다. 약 30밀리리터에 불과한 좁은 공간인 ‘안와’. 이 안에는 안구, 시신경, 외안근 등이 들어 있는데, 이 구조들이 인간이 외부 세계를 인지하는 데 필요한 감각 정보의 70~8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언제 생각해도 경이롭습니다.

 

이렇게 정교하고 놀라운 기관을 다루는 분야라면 평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성형 안과 분야는 다양한 질환과 수술을 아우르며 외과의로서 더 큰 열정과 노력을 요구하는 영역이었습니다. 여러 전문과와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특성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제 성향과도 잘 맞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이 분야를 연구하고 진료하는 삶에 큰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외국인 환자 치료할 때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신뢰 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머나먼 타국에서 치료받는 환자들은 질환 자체뿐 아니라 언어, 문화, 의료 환경이 다른 데서 큰 불안을 느낍니다. 최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고 공감을 해주며 환자들이 안심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체류 기간이 한정적인 점을 고려해 진단부터 치료, 수술, 경과 관리까지 효율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다른 과 의료진과 직접 소통하며 치료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어를 제외한 언어의 경우에는 정확한 소통을 위해 전문 통역을 활용하지만, 진료를 시작할 때 간단한 모국어 인사나 농담으로 환자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저만의 노하우입니다. 의료는 기술이지만 동시에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좋은 관계 형성이 치료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기억에 남는 외국인 환자가 있나요?

 

50대 중반의 베트남계 미국인 여성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던 환자는 오래전 미국에서 안와골절 수술을 받았지만 심한 안구함몰과 복시가 남아 있었습니다. 해외 학회를 통해 알고 지내던 미국 교수가 저를 추천해 주었고, 환자는 3차원(3D) 프린팅 맞춤 재건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습니다. 환자는 한국에 방문하기 전 서울아산병원 국제진료센터를 통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를 보내주었고, 검토 결과 수술이 가능하다는 저의 회신을 받고 곧바로 병원에 내원했습니다.

 

첫 진료 후 바로 진행된 수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다음 날 수술 전후의 CT를 보여주며 수술 결과를 설명하자, 환자는 굉장히 감격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장면이 잊히지 않습니다. 병실 회진 때 환자는 저에게 베트남전 이후의 삶과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환자의 남편은 저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 작은 선물을 건넨 듯한 깊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외래 때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그때 사진을 지금도 가끔 꺼내봅니다.

 

▲ 서울아산병원 안과 사호석 교수와 베트남계 미국인 환자가 진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치료하며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 진료와 수술을 믿고 먼 길을 찾아왔다는 사실을 실감할 때입니다. 서울아산병원에 조교수로 처음 부임했을 때는 최고의 병원에 들어왔다는 자부심과 동시에 아직은 병원 명성에 기대는 존재라는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 제 분야에서 국내 환자들의 신뢰를 얻고, 나아가 해외 환자들까지 멀리서 찾아온다는 사실을 접할 때마다 서울아산병원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구성원이 된 것 같아 안도감과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최근 해외 학회에서 강연을 하면, 처음 만난 이들도 케이팝(K-POP)의 영향으로 저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K-의료(K-medicine)’의 진정성과 실력이 환자들에게 직접 전달된다면, 한국 의료가 새로운 표준이자 신뢰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바로 그 순간을 위해 저는 이 일을 계속해 나갈 겁니다.

 

 

외국인 환자 치료를 치료하며 스스로 변화된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외국인 환자 치료 경험은 제 진료관을 더 성숙한 수준으로 확장해 주었습니다. 전에는 정확한 진단과 수술 결과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현재는 환자가 타국에서 느끼는 불안과 문화적 차이를 함께 이해하는 게 치료의 중요한 일부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국내 환자를 진료할 때도 환자의 감정과 삶의 질을 함께 돌보도록 변화시켜 주었습니다. 동시에 제 진료가 항상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고 그 이상을 지향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국제 교류와 연구를 꾸준히 하며 스스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외국인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서울아산병원을 찾아주는 모든 환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밥은 먹었니?”라는 인사가 있습니다. 단순히 식사 여부를 묻는 게 아니라, 서로의 안녕과 건강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전쟁과 여러 가지 사회적 어려움을 함께 견디며 공동체 정신을 지켜온 한국의 역사 속에서 이런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이 같은 마음으로 환자 한 분 한 분을 대하고 있습니다. 낯선 타국에서 치료받는 과정이 불안하지 않도록, 신뢰할 수 있는 치료 결과와 따뜻한 공감을 함께 선사해 드리는 것이 우리의 약속입니다. 환자의 회복 여정에 늘 진심으로 동행하겠습니다.

 

 

영상의학과
사호석 교수

전문 분야 : 성형안과, 눈꺼풀 질환, 안와 골절, 안와 종양, 눈물길 막힘(성인), 갑상샘 눈병증, 의안
주요 활동 : 아시아태평양 안종양학회(APSOP) 부회장(현재)

                  아시아태평양 안성형재건학회(APSOPRS) 부회장 역임

                  중국 다롄의과대학교(Dalian Medical University) 방문 교수(2025년~현재)

                  미국 텍사스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 방문 부교수(2017~2019년)

                  최근 5년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13개국에서 약 60회의 해외 강연 수행

                  국내외 통합 약 140회 이상의 초청 강연 진행

연구 업적 : SCI급 논문 60편 포함 총 73편의 Peer-review 논문 게재

수상 실적 : 대한안성형재건학회(KSOPRS) 제1회 학술연구상 수상

                  미국안과학회(AAO) Achievement Award 수상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APAO) Achievement Award 수상

기타 활동 : '3D 프린팅을 이용한 안와 재건 기술' 특허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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