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찰나의 관찰이 지켜낸 숨결 2026.05.14

불안이 안도로 바뀌는 순간

외래간호팀 입원지원센터 김진주 주임

 

(AI 활용 일러스트)

 

부산에서 서울까지 먼 길을 달려온 환자의 첫 인상은 다급함이었다. 건강한 성인에게도 고된 여정인데 혹여 늦을까 서둘러 기차에 올랐을 모습이 눈에 선했다. 예약 시간보다 무려 2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환자와 보호자는 낯선 대형병원의 규모에 더 긴장한 듯했다. 4시간이 넘는 이동에 휴대용 산소 발생기 배터리는 바닥이었고, 서둘러 걸어온 탓인지 환자의 호흡은 빠르고 얕았다.


입원지원센터 내부는 이미 환자들로 분주했고 예약 시간까지 기다리기에는 환자의 컨디션이 무척 걱정됐다. 1분 1초가 급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멀리서 오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병원에 도착하셨으니 저희가 바로 조치해 드릴게요.” 즉시 센터에 구비된 산소를 연결하고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활력징후를 측정했다. 분당 30회 이상의 빠른 호흡을 확인하고, 이상징후 발생 환자 대처 프로토콜에 따라 모니터를 적용했다. 3~5분 간격으로 활력징후를 재측정하며 상태가 악화되지는 않는지 꼼꼼히 살폈다. 그사이 환자를 이동용 침대로 옮기고 천천히 깊게 호흡할 수 있도록 도왔다.


MTT(모니터링이송팀)를 호출해 초기 대응을 이어가는 동안 환자의 가빴던 호흡이 점차 안정되는 것을 확인하자 조금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보호자는 “너무 일찍 와서 어쩔 줄 몰랐는데, 선생님이 바로 알아채고 도와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라며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불안해하는 환자에게 “병동까지 안전하게 이송해 드릴게요”라고 안심시켰다. 그 한마디에 팽팽했던 긴장이 서서히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초기 대처를 마치고 한숨을 돌렸지만 아직 병동으로 이동하기까지 여러 관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입원 예정 병동과 병실 준비 여부를 확인한 뒤 해당 병동에 전화해 환자 상태를 상세히 전달했다. 다행히 병동에서도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입실이 가능하다고 했다. 여러 부서에 분주히 전화하며 환자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던 환자와 보호자는 “선생님께서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시니 이 병원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생기네요”라며 여러 차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환자가 MTT 간호사의 모니터링을 받는 동안 보호자에게 입원 수속 절차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수속이 한창 몰리는 시간이라 이송이 지체되지 않도록 응급 수속 창구 위치도 자세히 안내했다. 의료진이 동반하는 응급 이송을 신청해 환자는 신속하고 안전하게 병동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만약 ‘아직 예약 시간이 아니니 기다려 달라’며 기계적으로 응대했다면, 이상징후를 빠르게 알아채지 못했다면 환자는 어떻게 됐을까. 찰나의 관찰이 누군가의 소중한 숨결을 지켜냈다. 여러 부서가 환자를 위해 하나의 팀으로 발빠르게 움직인 덕분이다. 우리가 보여준 세심한 관찰력과 신속한 대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살 수 있다는 희망과 이곳은 안전하다라는 확신을 심어준다.


오늘도 나는 환자의 작은 숨소리, 미세한 표정 변화에도 관심을 갖는다. 불안이 안도로 바뀌는 순간을 지켜보며 앞으로도 환자에게 귀를 기울이는 간호사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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