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 이승운 박사, 정보통계의학교실 김경곤 교수
줄기세포는 난치병 치료의 열쇠로 불리지만 대량 배양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저하 문제로 인해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단백질이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세계 처음 규명해 고품질 세포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 이승운 박사, 정보통계의학교실 김경곤 교수팀은 줄기세포의 정체성과 분화 능력을 유지하는 핵심 단백질인 Dnmt3L이 세포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분자적 원리를 밝혀냈다.
Dnmt3L 단백질은 줄기세포의 품질과 분화 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배양 환경에 따라 쉽게 변질되는 특성이 있었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의 품질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하기 위해 다양한 배양 조건(2i, Serum 등)에서 줄기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했다. 특히 단백질의 변화를 분자 수준에서 확인하고자 최첨단 질량분석 기술을 도입했다.
분석 결과 Dnmt3L 단백질 내 특정 아미노산 잔기인 K238과 K412 지점에서 아세틸화(Acetylation)라는 후성유전학적 변형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아세틸화가 일어나면 Dnmt3L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분해되지 않고 세포 내에 과도하게 쌓인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아세틸화 과정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밝히기 위해 면역침강법(Co-IP)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 유지에 중요한 단백질인 Prdm14와 G9a가 Dnmt3L과 직접 결합해 아세틸화를 억제하고 분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는 세포 내 특정 단백질 복합체가 줄기세포의 유전적 정보를 보호하는 보초병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분자 생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기전 규명에 그치지 않고 연구팀은 실제 줄기세포의 기능적 변화를 검증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아세틸화가 일어난 줄기세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DNA 메틸화 패턴이 무너지고, 신경 세포나 심장 세포 등으로 분화시키려 해도 그 효율이 정상 세포 대비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고품질 줄기세포를 선별하거나 제조할 때 Dnmt3L의 아세틸화 상태가 결정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동명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 배양의 고질적 난제였던 후성유전학적 불안정성과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경, 심장, 생식세포 등 특정 세포로의 분화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 기술을 통해 향후 환자 맞춤형 고품질 세포치료제의 대량 생산과 재생의료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생화학분야 저명 학술지이자 네이처 자매지인 ‘실험 및 분자 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피인용지수 12.9)’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교육부 학술연구지원사업으로 진행됐으며, 관련 기술은 현재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