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마운자로가 위고비보다 더 좋은 약인가요? 2026.06.03

 

 

(AI 활용 일러스트)

 


체중 감량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은 약 이름을 이미 알고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이 많다.


“위고비보다 마운자로가 더 잘 빠진다던데요?”
“둘 중에 어떤 약이 더 좋은가요?”
“마운자로를 맞으면 많이 빠질까요?”


이전에는 비만약을 써도 되는지 여부를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약 이름을 구체적으로 알고 오는 경우가 늘었다. 그중에서도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가장 많이 언급되는 약이다. 두 약 모두 체중 감량을 도와주는 주사제라는 점은 같지만 같은 약은 아니다. 단순히 ‘어느 약이 더 좋은가?’로 비교하기도 어렵다.


두 약 모두 우리 몸의 식욕을 조절하는 신호와 관련 있다. 음식을 먹었을 때 몸이 ‘배부르다’라고 느끼도록 도와주는 약이라 생각하면 쉽다. 식욕을 완전히 꺼버리는 스위치라기보다는 배고픔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리모컨에 가깝다. 그래서 약을 사용하면 이전보다 배고픔이 줄고 적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두 약의 차이도 있다. 위고비는 한 가지 식욕 조절 신호와 관련한 반면, 마운자로는 두 가지 신호에 함께 작용하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마운자로를 사용한 사람들이 위고비를 사용한 사람들보다 체중이 더 많이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됐다. ‘마운자로가 더 잘 빠진다’는 이야기는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 약을 고를 때는 체중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만 보지 않는다. 자동차를 고를 때도 최고 속도만 보지 않고 연비는 어떤지, 내가 운전하기 편한지, 유지비는 감당할 수 있는지, 내 생활에 맞는지 등을 함께 따지는 것처럼 말이다. 비만약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효과가 좋은 약이라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장기간 사용하기 어렵다. 상담을 하다 보면 감량 효과만큼이나 현실적인 부분이 중요해지는 경우가 많다. 약을 맞고 속이 너무 불편하거나 구토가 심하거나 비용 부담이 크다면 약을 꾸준히 이어가기 어렵다.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등 체중과 함께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 있는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이 무엇인지에 따라서도 치료 계획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약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잘 맞고 어떤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두 약에서 나타나는 불편감은 비슷하다. 가장 흔한 것은 속이 메스껍거나 더부룩한 느낌이다. 사람에 따라 구토, 설사,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처음 시작하거나 용량을 올릴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지만 증상이 심하면 용량을 조절하거나 잠시 약 사용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비만약을 시작할 때 “많이 빠진다더라”는 말만 듣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 이 약을 내 몸 상태에서 사용해도 안전한지, 어떤 불편감이 생길 수 있는지, 지금 먹고 있는 약과 함께 사용해도 괜찮은지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갑상선 수질암이나 다발성 내분비종양증후군 2형과 관련된 본인 또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췌장염을 앓은 경우, 임신을 준비 중이거나 임신·수유 중인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마운자로가 위고비보다 더 좋은 약인가요?”라는 질문에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마운자로가 더 큰 체중 감소를 보인 연구 결과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약의 기준은 단순히 몇 kg 더 빠지느냐로 정해지지 않는다. 어떤 사람에게는 큰 감량 효과가 중요하다. 반대로 어떤 사람에게는 부작용이 적고 편하게 이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주사제에 대한 부담감, 비용, 동반 질환 여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비만약은 체중 감량을 돕는 좋은 치료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살 빠지는 주사’라는 말만 듣고 가볍게 시작할 약은 아니다. 결국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비교에서 중요한 것은 승자를 가리는 것이 아니다. 두 약 모두 비만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답이 되지는 않는다. 비만약 선택은 유행을 따르는 일이 아니라 내 몸에 맞는 치료를 찾는 과정이다. 체중 감량의 목표 역시 단순히 숫자를 줄이는 것이 아닌 더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있다.

 

 

가정의학과
정휘원 레지던트

건강은 거창한 결심보다도 일상 속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을 뉴스룸 칼럼을 통해 전하고자 합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전공의로 수련하며 진료 현장에서 비만과 만성질환 예방, 생활습관 관리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습니다. 환자분들께 더 현실적이고 진심 어린 도움을 드리고자 저 역시 운동과 건강한 생활을 직접 실천하며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얻은 배움과 생활 속 경험을 바탕으로 오래 이어갈 수 있는 건강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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