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과 전문의
빅데이터센터소장 · AI혁신지원실장
지난 글에서는 데이터와 시스템 혁신을 통해 의료의 정확도와 효율을 높이고 있는 글로벌 병원들의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AI가 병원의 물리적 공간과 조직문화에 스며들어 어떻게 환자 경험을 혁신하고 있는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AI 활용 일러스트)
환자경험의 혁신: 환자 중심 치료 환경 구현
존스홉킨스병원은 병원 내 의료 자원 현황과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의료진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커맨드 센터’를 2016년 세계 최초로 개소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24개 수련병원으로 확대 적용하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2022년에는 심박수, 체온, 호흡 패턴 등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기반 패혈증 조기경보 시스템 ‘트루스(TREWS)’를 개발해 사망률을 18%나 낮추며 AI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이스라엘 셰바메디컬센터는 세계 최초 AI 기반 응급실 구축 사업인 ‘프로젝트 K’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AI 아바타가 응급실 환자를 먼저 문진한 뒤 요약 정보와 영상 분석 결과를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뇌출혈을 진단하는 AI를 도입한 뒤 120일 기준 사망률이 도입 전보다 최대 30% 감소했다는 의미 있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휴스턴 메소디스트병원은 ‘스마트 룸’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앰비언트 음성 기술을 활용해 환자와 의료진의 대화를 AI가 분석하고, 침상 주변 카메라와 센서가 환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낙상을 예방합니다. 가상 간호사가 환자 교육을 보조하는 등 공간 전체가 환자 중심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솔루션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혁신을 뒷받침하는 조직의 변화
마운트시나이병원은 2024년 맨해튼에 AI 개발 연구소를 설립하고 디지털헬스, 게놈, 생체의공학, 개인맞춤 의학 분야 등을 접목하는 ‘AI 및 인간 건강 학부’를 신설했습니다. AI 부서를 임상 진료과와 대등한 지위로 격상시킨 것으로, AI를 미래 의료의 핵심 동력으로 인정한다는 전략적 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 활용 일러스트)
서울아산병원의 과제와 미래
서울아산병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스마트 의료 생태계 측면에서는 아직 도전해야 할 영역이 많습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은 자체 의료 AI 개발과 수많은 기술이전, 창업을 통해 검증된 독보적인 융합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의료 AI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 치료제 인허가, 중재시술 로봇 개발 등 그간의 성과는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합니다.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병리 시스템과 30여 년 이상의 고난도 중증 질환 치료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EHR, PACS 시스템도 서울아산병원의 중요한 자산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잠재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현장에서 헌신하는 서울아산병원 구성원들입니다. 이제는 이러한 역량을 환자와 직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스마트 병원 시스템으로 구현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서울아산병원은 AI혁신지원실을 확대 개편하고 데이터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차세대 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책적 지원과 구성원의 합심이 뒷받침된다면 우리 병원이 글로벌 스마트 의료를 선도할 날도 머지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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