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일러스트)
* 제목의 'PACE(Pediatric Advanced Care and Emergency team)'는 소아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와 안전을 제공하고 응급 상황에서 신속하고 전문적인 간호를 하는 에이스들, 즉 소아 환자들과 언제나 발맞춰가며 성장과 안전을 지속으로 지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음.
어린이병원 진정치료실을 내원하는 소아 환자들은 나이가 너무 어리다 보니 검사를 위해 진정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다른 속도로 성장하는 어린이”이기에 진정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어린이병원 진정치료실 운영이 시작된 지 1년 반이 지나면서 내가 ‘다른 속도로 성장하는 어린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계속 머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검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준비 과정을 되도록이면 짧게 지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본의 아니게 아이들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때에 따라 보안관리팀 선생님들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업무적인 측면에서는 검사를 위해 내원한 어린이에게 최선을 다한 상황이었다고 여겨지지만, 심적으로는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곁에서 지켜보는 부모님께도 죄송한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에 요즘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있는 것은 다른 속도로 성장하는 어린이를 응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과정입니다. 지금까지는 의학적 지식의 최신 경향을 찾아 학회를 참석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지만 이제는 저에게 다른 분야의 지식과 정보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만나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치료적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수교육, 재활심리 과정 등과 관련한 고등교육과정 입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5월 18일 저녁, 뉴스에서 ‘색연필을 흔드는 아이에서 천재 화가’로 불리며 작품활동을 하는 15세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됐습니다. 아이의 어머님이 그 길은 전투였다고 한 인터뷰를 보며 저도 제가 만나는 아이들 각자의 강점을 찾아낼 수 있는 PACE 전담간호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어린이병원 진정치료실은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며, 그 중에서도 뇌파 검사 대상자가 50%를 차지합니다. 뇌파 검사는 수면 상태와 각성 상태를 모두 확인해야 하며 스스로 수면에 도달하기 어려운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진정 치료가 필요합니다. 얼마 전, 뇌파 검사를 위해 처음 진정 치료를 시행하기로 한 10살 어린이 환자가 내원했습니다. 10살이지만 환자는 스스로 의사표현을 하거나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였고, 부모님은 아이가 너무 오랜만에 진정 치료를 받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내원 당시 감기증상은 없었지만 평소 가래가 많아 집에서도 석션을 시행하는 환아였습니다. 코와 입을 통해 석션을 시행한 뒤 산소포화도는 94% 이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진료과 처방에 따라 환자의 상태에 맞춰 진정 약물을 투약했고 산소포화도와 호기말 이산화탄소 수치(ETCO2)를 함께 모니터링하면서 안전하게 검사를 마쳤습니다. 진정 전 상태로 잘 회복해 퇴실했는데, 보호자께서 “아이가 체격이 커져서 안고 재우려면 다리가 저렸는데 이렇게 검사할 수 있으니 너무 좋네요.”라면서 웃으셨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귓가에 “엄마가 힘들다는 건 아니야.”라며 조용히 속삭이셨습니다.
어린이의 초기 상태에 따라 진료과와 협의된 진정 약물 프로토콜을 적용해 안전하게 검사를 마치면 안심한 보호자분들이 감사 인사를 건냅니다. 그때마다 PACE 전담간호사로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동시에 아이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까지 함께 느껴져 더 편안한 진정 치료를 위해서 계속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린이병원간호팀
박정희 차장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간호팀에서 소아환자안전 전담간호사로 근무하며 소아환자의 진정치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린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불안과 두려움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한 돌봄을 제공합니다. 이번 뉴스룸 칼럼을 통해 소아환자안전 전담간호사의 역할을 소개하고, 보다 많은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