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인터뷰] 간담도췌외과 홍광표 교수 '최선의 결과 위한 집요한 고민' 2026.07.24
홍광표 교수 프로필 사진
간담도췌외과 홍광표 교수
 

일차성 간암, 전이성 간암, 담도암,

담낭암, 담낭·담도의 양성 질환 수술 전문의

 

간담도 분야는 수술실에서 수많은 변수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을 만나게 된다. 그만큼 의사의 판단에 무게가 실린다. 홍광표 교수는 빠른 회복을 위해 상황에 맞는 치료 계획을 촘촘히 세우고 수술실에 들어선다. 환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반복적인 경험과 실력을 쌓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성향을 바꾸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홍광표 교수

 

중압감을 확신으로 바꾸는 치료 계획 
“학생 때 수술을 참관하는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어요.” 홍광표 교수는 생명과 직결된 수술 분야에 매력을 느끼면서 중증도가 높고 역동적인 치료 과정을 거치는 간담도췌외과로 진로를 정했다. 그러나 트레이닝을 마치고 담당 환자를 맡게 됐을 때 꿈을 이룬 기쁨보다 엄청난 부담감이 먼저 기다렸다. “수술 중에도 치료 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암의 위치와 절제 범위, 간 기능, 기저 질환 등에 따라 수술 전략이 매번 달라지고 정해진 치료 틀을 벗어나기 일쑤죠. 때로는 절제를 포기하고 수술을 마쳐야 하는 순간도 찾아와요. 어떻게든 해보려는 치료 시도가 오히려 제어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초창기엔 비교적 간단한 수술까지 스트레스와 두근거림이 찾아오더라고요.”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에 머물며 자괴감에 빠지기 쉬웠다. 그는 수술 전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노력부터 하기 시작했다. 환자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가능한 모든 변수를 살펴 플랜 A, B, C를 세웠다. 그리고 동료 의사나 집담회를 통해 환자 사례를 상의하며 치료 계획을 선택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 대량 간절제를 하게 되면 치료 효과는 좋겠지만 잔존 간 기능이 낮아져 환자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재발하면 다음 치료를 도모할 기회까지 박탈될 수 있다. 이러한 고민을 모두 수렴한 치료 계획을 세운 뒤에 그는 수술실로 향한다. “긍정적인 성격이 아니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간담도췌외과 의사로서 넘어야 할 숙명이고 그 중압감을 견뎌야 성장도 할 수 있는 거겠죠.” 

 

 

진심으로 채우는 소통 
그는 환자들이 준비해 온 질문을 모두 듣고 성심성의껏 답한다. 그러다 보면 오전 진료가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다른 진료실로 옮겨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의사를 만나는 일이 환자들에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최대한 환자를 배려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를 만족시킬 순 없어요. 보다 명확한 의견을 원하는 환자분들도 있고요. 나쁜 소식을 전하는 마음이 어려워 에둘러 말하다 보면 환자분께 헛된 희망을 드리는 문제도 생기더라고요.” 그는 더 나은 전달 방법을 찾고자 했다.

 

“내 진심이 뭘까, 무슨 이야기를 해드려야 도움이 될까 혼자서 많이 정리해 봤어요.”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 아직 식사와 거동이 잘 되는 지금, 가족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것을 조언한다. 삶이 무너지기 전에 호스피스도 미리 알아두고 대비하자는 내용은 환자와 가족에게 그의 진심과 전문가로서의 정보를 함께 전달할 수 있었다. “다행히 수술하면서 생긴 저와 환자, 환자 가족 사이의 유대감이 있기에 제 이야기가 보다 힘있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홍광표 교수

 

작은 차이로 증명하는 자부심 
그는 간절제술에서 복강경이나 로봇미세침습수술의 비중을 넓혀가고 있다. 더 나은 수술 결과를 위해 회복이 빠른 미세침습수술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를 가늠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실 밖에선 한층 발전된 치료를 위한 연구가 이어진다. 오른쪽 상부 간은 복강경으로 절제하기 힘든 부위로 꼽히는데, 다양한 치료 사례를 모은 발표로 지난해 세계복강경간학회에서 우수비디오발표상을 수상했다. 또 융합의학과와 함께 수술 전 임파선 전이 유무를 예측해 절제 여부를 결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환자분들이 우리 병원에 찾아온 건 최고의 수술을 받고 싶은 기대감 때문일 거예요. 그걸 충족시켜 드리기 위한 고민과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해 수술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는 부담과 스트레스가 따르는 과정 자체가 성장의 수순이라 믿는다. “수술 후 CT 결과에서 환자도 알 수 없는 작은 차이지만 우리 병원에 기대한 수준의 수술을 펼쳤다는 만족감이 들 때 보람을 느낍니다.”

 

항상 웃는 얼굴로 유쾌한 분위기를 이끄는 그의 내면에는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농축돼 있다. “혹여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외부 요인을 탓하거나 결과에 둔감해지고 싶지 않아요. 경험이 쌓일수록 더 많이 듣고 스스로 개선하며 성장하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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