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칫솔 하나로 지켜낸 생명 2026.08.11

감염관리팀 환자관리 유닛 / 중환자실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AP)은 중환자실에서 가장 흔한 감염으로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고 재원 기간을 늘리는 주요 원인이다. VAP 예방을 위해 구강간호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복잡한 처치에 밀려 충분히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클로르헥시딘(CHG) 가글액과 거즈로 구강 점막을 닦아내는 기존 방식 역시 치아와 잇몸에 붙은 미생물막을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2022년 미국의료역학회는 CHG 가글액이 VAP 예방 효과가 제한적이고 흡인 시 오히려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칫솔질을 중심으로 한 구강관리를 권고했다. 감염관리팀은 석션 기능이 있는 실리콘 칫솔로 치아·혀·구개 등 구강 전체를 2분간 닦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설계했다. 중환자실과 함께 “정해진 시간을 준수하는 것이 가능한가”, “환자 상태에 따라 적용이 어려운 부분은 없는가” 등을 하나씩 점검했다. 최신 근거를 현장에서 실행 가능한 변화로 옮기는 일은 두 부서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였다.

 

원칙과 현실 사이, 접점을 찾다
칫솔은 부드러운 실리콘 브러시로 치태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동시에 구강 내 분비물을 흡인할 수 있어 미생물의 하기도 유입 위험을 줄이고 간호 행위도 단순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응급상황이 잦은 중환자실에서 칫솔질을 2분간 유지하는 것은 시간적·심리적 부담이었고, 섬망 환자나 기도유지기를 적용한 환자는 구강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시각화한 통계 자료를 활용해 VAP 예방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있다.

 

중환자실은 구강간호를 단순 위생 관리가 아닌 ‘VAP 예방 필수 처치’로 재정립하고, 구강 접근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요령을 사진과 영상으로 제작해 적극 공유했다. 감염관리팀도 치아 모형과 색깔이 있는 치약을 활용해 실습교육을 진행하는 등 치태 제거 효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치아 모형과 색깔 치약을 활용해 VAP 예방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있다.

 

낮아진 수치, 높아진 자신감

효과는 데이터로 나타났다. 환자의 구강 점막 발적이 줄고 기관 내 분비물의 균 배양 검사 결과도 개선됐다. 무엇보다 모든 중환자실에서 VAP 발생률 지표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감염관리팀이 매월 도식화해 제공한 통계 자료는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자신이 수행한 간호의 효과를 직접 확인하게 하는 강력한 동기가 됐다. 


VAP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감염’에서 ‘표준 간호 중재로 통제할 수 있는 감염’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근무 인계 시 구강 점막 상태와 크러스트(딱지) 유무, 분비물 양상을 빠짐없이 공유하는 것도 이제는 당연한 절차가 됐다. 감염관리팀 역시 중환자실의 물리적 제약과 업무 부담 같은 현장의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청취하며 프로세스를 보완해 나갔다. 두 부서는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감염 예방을 위한 협업을 넓혀가며 더욱 안전한 중환자 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음 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협업 활동은 가장 기본적인 간호가 가장 강력한 중재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 기회였습니다.

작은 실천이 쌓여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앞으로의 협업에도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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