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일러스트)
‘~다움'이라는 말에는 조금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닮아 보인다는 뜻의 '~스러움'과 달리, '~다움'은 오랜 시간 쌓여온 본질과 정체성을 인정하는 말입니다. 일하는 방식은 얼마든지 배울 수 있고 모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조직의 가치와 문화는 쉽게 흉내 낼 수 없습니다. 수많은 시간 속에서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며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다움' 이라는 질문은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묻는 말이기 보다, 우리는 어떤 병동 이어야 하는가를 묻는 말에 가깝습니다. 올해 서울아산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은 '간호간병다움'이라는 주제로 우리의 간호를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101병동 역시 연합 PI(Performance Improvement) 활동을 통해 환자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다움’이란 무엇일까.
101병동에서 이 질문을 처음 마주했을 때, 쉽게 답할 수 없었습니다. 간호를 잘하는 것, 환자를 안전하게 돌보는 것, 아니면 보호자가 없는 병동에서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일까. 생각할수록 어느 하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은 일반 병동과는 조금 다르게 운영됩니다. 병실에는 보호자가 없고, 입원과 퇴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환자는 의료진과 함께 보냅니다. 보호자의 손길이 있었던 자리는 이제 간호사와 간호 지원 인력의 발걸음이 채워집니다. 식사를 돕고, 체위를 변경하고, 이동을 함께하고, 불안한 마음을 들어주고, 밤새 안전을 살핍니다. 이 병동에서 간호사는 단순히 처치를 수행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환자의 하루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질병에 대한 불안과 공포, 체념과 수용 같은 모든 감정을 보호자가 없는 병동에서 우리 간호사들과 함께 마주합니다. 같이 슬퍼하고, 같이 고민하고, 때로는 말 없이 그냥 곁을 지킵니다. 그 시간을 보내며 문득 생각합니다. 어쩌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다움은 환자의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혼자 감당해야 할 시간을 함께 견뎌주는 일인지도 모른다고.
많은 사람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이야기할 때 환자 수를 먼저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닙니다. 한 명의 환자를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다는 책임입니다. 보호자가 없는 만큼 환자의 안전은 온전히 우리의 몫입니다. 낙상을 예방하고, 욕창을 막고, 작은 상태 변화도 놓치지 않는 것. 환자가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다가가는 것.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라는 시스템 안에서 환자안전은 하나의 업무가 아니라 이 병동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입니다.
그러나 안전만으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다움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더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배우고, 더 전문적인 간호를 위해 근거를 찾으며, 작은 실수도 숨기지 않고, 동료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환자에게 더 좋은 방법을 함께 고민합니다. 탁월성과 정직, 소통과 협력, 그리고 창의성은 서로 다른 가치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를 향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안심할 수 있는 병동. 그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101병동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다움이란 무엇일까.' 아직도 완벽한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간호간병다움은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닙니다. 더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더 먼저 알아차리고, 더 오래 곁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환자가 보호자의 부재를 외로움으로 느끼지 않도록 우리의 전문성과 따뜻함으로 그 빈자리를 함께 채워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101병동이 생각하는 간호간병다움 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우리는 그 답을 찾아 환자의 곁으로 걸어갑니다.

암병원간호1팀
김치호 대리
병동에서 마주한 특별한 순간들,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위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간호 에세이를 전합니다. 현재는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서 환자들의 치료와 회복을 돕고 있습니다. 보호자 없이 환자들이 최상의 간호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이곳에서 환자들과의 병원 생활을 되돌아보며 '이상적인 병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