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연구이야기 진화하는 의료영상: CT와 MRI는 어떻게 발전해 왔나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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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연구지원센터 우동철 교수
 

질환동물 모델과 바이오 이미징을 이용한 약물의 유효성 평가 · 자기공명 영상의 영상 바이오마커 개발

 

CT와 MRI, 얼핏 비슷하지만 아주 다르다
병원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진단 영상 장비인 CT(Computed Tomography, 컴퓨터단층촬영)와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촬영)는 외형은 물론 결과물인 단면 영상까지 매우 비슷해 보입니다. 의료계 종사자가 아니라면 두 장비를 혼동하기 쉽죠. 하지만 두 장비는 촬영 원리와 활용 분야가 뚜렷하게 구분되며, 서로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의료 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CT는 X선을 검체 주위로 360도 회전시키며 조사하고, 이를 통과한 X선의 양을 검출기로 수집한 뒤 컴퓨터 연산을 통해 단면 및 3차원 영상을 재구성하는 장비입니다. 반면 MRI는 강한 자기장과 RF(고주파) 펄스를 이용해 체내 수소(¹H) 원자핵을 공명시키고, 조직별로 발생하는 신호 차이를 영상화하는 기술입니다. MRI는 ¹H뿐 아니라 ¹³C, ³¹P, ²³Na 등 다양한 핵종을 활용한 다핵종 영상도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CT와 MRI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론 정립과 장비 개발, 임상 적용의 측면에서 CT가 한 발 앞서 발전해 왔습니다. CT의 기반이 된 X선은 1895년 독일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이 발견했습니다. 이후 1972년 영국 전기공학자 고드프리 하운스필드가 X선 투과 영상을 단면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면서 현대적 CT가 탄생했습니다.

 

(좌) 1972년 스캐너 앞에 서 있는 고드프리 하운스필드.
(우) 최초의 CT 스캔 이미지. 뇌종양이 어두운 덩어리로 나타나 있다.

 

MRI는 원자핵이 강력한 자기장 속에서 고유한 진동 주파수를 갖는 핵자기공명(NMR) 현상이 1946년 발견되면서 시작됐습니다. 1971년 미국의 내과의사 레이먼드 다마디안 박사가 암 조직에 있는 수소 원자핵이 정상 조직과 다른 속도로 반응한다는 사실(T1/T2 특성)을 밝혀내며 MRI의 의학적 활용 가능성을 열었죠. 이어 미국의 폴 로터버 교수가 자기장에 경사도를 접목한 경사자기장(Gradient Field) 개념을 도입해 신호가 발생하는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고, 영국의 피터 맨스필드 교수가 이 신호들을 컴퓨터 화면에 정밀한 영상으로 빠르게 그려내는 K-space 기반 영상 재구성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에 따라 1970년대 후반부터 MRI가 본격적인 의료영상 장비로 본격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레이먼드 다마디안 박사(왼쪽)가 인체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MRI 스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앉아있는 인물은 다마디안 박사의 연구원인 래리 민코프.

 

빠르게, 명확하게: 영상 기술의 발전

CT와 MRI는 1980~1990년대를 거치며 주요 진단 장비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관련 기술도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당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영상 획득 시간의 단축’이었습니다. CT의 경우 환자가 방사선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하고, MRI도 RF 신호를 수집하고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시간이 길어 이를 단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검사 시간을 단축할수록 환자 편의와 검사 효율 모두 증대되기 때문에 초고속 영상 기술 관련 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러한 노력 속에 CT는 더욱 빠르고 정밀한 영상 장비로 발전했습니다. X선 튜브와 검출기가 나선형으로 회전하며 연속적인 3차원 영상을 획득하는 나선형 CT(Spiral CT), 기존의 단일 검출기 대신 다수의 검출기를 동시에 활용하는 다중검출기 CT(MDCT), 서로 다른 두 가지 X선 에너지를 동시에 사용하는 듀얼 에너지 CT(Dual-Energy CT) 기술 등이 도입되면서 영상 획득 속도와 공간 해상도, 조직 및 물질 구별 능력 등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MRI도 눈부신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초기에는 영구자석 기반의 0.5T 이하 저자기장 장비가 주로 사용되었지만, 초전도 자석 기술 도입에 따라 1.5T 이상의 고자기장 MRI가 가능해지면서 보다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획득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는 3.0T MRI가 임상 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7.0T 초고자기장 MRI까지도 임상 승인을 받으며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또한 MRI는 100ms 이내의 짧은 시간에 한 번의 RF 펄스로 영상을 스캔하는 에코 평면 영상(Echo Planar Imaging, EPI) 기법과 여러 개의 수신 코일이 감지하는 신호의 공간 차이를 이용해 영상을 빠르게 재구성하는 병렬 영상(Parallel Imaging) 기술의 도입으로 촬영 시간과 영상 품질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7.0T MRI로 획득한 다양한 뇌구조 영상. 평면 해상도 평균은 1mm다.
왼쪽부터 T1 강조 영상, 자기공명 혈관 영상(MRA), 자화 강조 영상(SWA), 에코 평면 영상(EPI), T2 강조 영상.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해부학을 넘어 기능과 대사 정보까지
MRI는 단순한 해부학적 영상 장비를 넘어 생리·기능·대사 정보를 제공하는 데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뇌 활성에 따른 뇌조직의 산소 농도 변화를 영상화해 뇌 기능을 분석하는 기능적 MRI(fMRI), 생체 내 대사 물질을 정량 분석하는 표적 부위 자기공명분광법(Localized MRS), 물 분자의 확산 특성을 이용하는 확산 강조 영상(DWI)과 확산 텐서 영상(DTI)이 대표적입니다. 더 나아가 혈관 구조와 혈류를 평가하는 자기공명 혈관 영상(MRA)과 관류 강조 영상(PWI), 그리고 조영제를 활용한 분자 영상(Molecular Imaging) 기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AI와 함께하는 의료영상의 미래
최근 AI가 의료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CT와 MRI를 포함한 의료영상 분야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규모 영상 데이터와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진화하고 있는 AI는 영상 획득 시간을 단축하고 노이즈 제거 및 인공물(artifact) 보정을 통해 영상 화질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AI는 의료영상으로부터 병변을 자동으로 검출하고 진단 가이드를 제공하며, 판독 보고서 작성과 정량 분석 자동화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영상 판독의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오진의 가능성을 줄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에는 X선, 초음파, CT, MRI 등 서로 다른 영상을 정합·재구성하고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AI 기술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질병 진단의 신속성과 정확도를 모두 크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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