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연구이야기 CT와 MRI, 진단을 넘어 연구와 치료로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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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연구지원센터 우동철 교수
 

질환동물 모델과 바이오 이미징을 이용한 약물의 유효성 평가 · 자기공명 영상의 영상 바이오마커 개발

 

▶ '진화하는 의료영상: CT와 MRI는 어떻게 발전해 왔나' 편에 이어서

 

지난 편에서는 CT와 MRI가 서로 다른 원리에서 출발해 어떻게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렀는지 살펴봤습니다. CT의 기반 기술인 X선과 MRI의 기반 기술인 핵자기공명(Nuclear Magnetic Resonance, NMR)은 병원 검사실에만 머물지 않고, 생명과학 연구 전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생명과학 연구에서 CT와 MRI의 활약

단백질 결정에 X선을 쪼일 때 나타나는 회절 패턴을 분석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하는 것이 바로 X선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입니다. 이 기술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약물과 표적 단백질이 어떻게 결합하고 어떤 원리로 약이 작용하는지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X선은 동식물 표본의 내부 구조를 고해상도로 관찰하는 데에도 쓰이고, 최근에는 바이오 소재나 생체 재료와 같은 나노 구조체의 미세 균열과 내부 결함을 분석하는 분야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NMR 역시 천연물이나 합성 화합물의 구조를 규명하고, 생체 내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 단백질 동역학(protein dynamics), 분자 간 상호작용 등을 연구하는 데 폭넓게 쓰입니다. 나아가 생체 시료에서 질병과 관련된 대사산물을 분석하는 대사체학(metabolomics), 식품의 발효 과정과 성분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기본 분석 장비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초연구에 활용되는 다양한 영상 장비들.

 

CT와 MRI는 의학을 넘어 생명과학 전 분야에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연구 플랫폼으로 오랫동안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실시간 생체 내(in vivo) 영상화를 통해 동물 모델의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적 변화를 비침습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으며 질병의 발생과 진행 과정을 장기간 추적하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예컨대 종양학 및 항암제 효능 평가 연구에서는 CT와 MRI로 종양 조직의 성장과 치료 반응을 관찰합니다. 조직공학과 재생의학 분야에서는 이식된 세포나 조직이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기능하는지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합니다.

 

두 영상 기술은 특징이 다른 만큼 강점을 발휘하는 분야도 다릅니다. CT는 뼈, 치아, 폐처럼 조직 간 밀도 차이가 큰 장기, 미세 병변이나 배아처럼 초고해상도 영상이 필요한 연구에 유리합니다. MRI는 근육이나 지방, 장기처럼 물렁한 조직들을 서로 구분해 보여주는 능력, 즉 연부조직(soft tissue) 대조도가 뛰어나 여러 장기의 질환 연구에 적합합니다. 특히 뇌의 구조적·기능적 변화를 분석하는 데 효과적이어서 뇌·신경과학 연구에서는 필수 장비로 꼽힙니다.

 

CT와 MRI가 공통으로 가진 장점은 같은 개체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복적으로 촬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질병의 진행 과정과 치료 반응을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동일 개체를 계속 관찰하기 때문에 개체 간 변이가 줄어들어 통계적 신뢰성도 높아집니다. 실험동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3R 원칙(Replacement(대체), Reduction(감소), Refinement(개선))에도 부합하는, 윤리적이면서 효율적인 연구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경쟁을 넘어 동반자로

지난 수십 년간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CT와 MRI는 서로 경쟁하며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제는 경쟁을 넘어 상호 보완적 동반자로서 진료와 연구 현장을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AI와의 융합, 고해상도 분자영상(Molecular Imaging), 환자 한 사람에게 맞춘 실시간 진단과 치료를 향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호에서 살펴본 것처럼, AI는 이미 영상을 더 빠르고 선명하게 획득하며 다양한 병변과 이상 징후를 보다 정확하게 탐지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더욱 진화하고 있습니다. 질환의 악성 가능성 예측, 예후 분석, 그리고 치료 전략 제안까지 수행하는 방향으로 말입니다.

 

영상에서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질감과 형태 등 특징을 수치화해 분석하는 라디오믹스(Radiomics), 그렇게 얻은 영상 정보를 유전 정보와 질환의 생리·병리적 특성과 연결하는 라디오제노믹스(Radio-genomics)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옮겨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CT·MRI 영상과 다양한 생물학적 조영제를 결합한 고정밀 분자영상 기술은 조직의 병리학적·생리학적·기능적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정밀의료 구현과 바이오 연구 가속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MRI 영상은 전처리, 병변 분할 과정을 거쳐 라디오믹스(Radiomics) 기술을 통해 수치화된 특징 정보로 추출됩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원을 축소하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질환의 악성 가능성 및 예후를 예측합니다. 
(출처: Stanislav Kozák, 2024)

 

 

최근에는 MRI가 보여주는 정밀한 구조 영상과 PET이 보여주는 대사·기능 정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영상 시스템도 등장했습니다. MR 유도 고강도 집속초음파(Magnetic Resonance-guided 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MR-HIFU)와 같은 영상 유도 치료 장비의 활용 또한 확대되고 있습니다. 실시간 영상 정보를 기반으로 더 정밀하고 안전한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미래의 CT와 MRI는 영상 진단 장비를 넘어 AI 기반 스마트 통합 진단·치료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정밀의료와 환자 맞춤형 의료의 핵심 기술인 동시에 기초의학 연구와 임상을 연결하는 강력한 중개연구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비침습적이고 반복 가능한 영상 기반 연구를 통해 윤리적 부담을 줄이고 대규모 연구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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