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의료 증상 비슷해 진단 어렵던 방광질환, ‘소변검사’만으로 진단 가능성 열려 2026.11.03

고감도 바이오마커·AI 결합해 소변 속 분자신호 분석···간질성 방광염, 과민성 방광 분류 정확도 92%

서울아산병원 김준기 교수팀 “향후 임상검증 확대해 방광질환 모니터링 기술로 활용 기대”

 

▲(왼쪽부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신정현 교수, 울산의대 융합의학과 조민주 박사수료생 · 강수연 연구원팀

 

간질성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원인과 치료법이 달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하지만 두 방광질환은 정확한 감별이 쉽지 않아 증상과 병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진단해왔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소변 속 분자신호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방광질환을 정확하게 분류하는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신정현 교수팀은 고감도 바이오마커 검출법과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간질성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분류 정확도는 92%에 달했다.

 

과민성 방광은 갑작스럽게 소변이 마려운 절박뇨와 빈뇨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한다. 간질성 방광염은 방광 통증이나 압박감 등을 동반하는 만성 질환으로,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배뇨 횟수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두 질환은 증상은 비슷하지만,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달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이때 진단 과정은 단일 검사가 아닌, 환자의 증상과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객관적인 진단 보조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표면 증강 라만 분광법(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이하 SERS)’이라는 고감도 바이오마커 검출법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결합해 방광질환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먼저 연구팀은 소변에 존재하는 소량의 분자 신호를 효과적으로 증폭하기 위해 산화아연 나노구조에 금을 결합한 SERS 칩을 제작했다. SERS는 분자가 갖는 고유한 진동 정보를 라만 스펙트럼으로 확인하면서도 일반 라만 분광법보다 미세한 신호를 높은 감도로 측정할 수 있다. 즉 소변에 포함된 다양하고 복잡한 분자의 변화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제작한 SERS 칩으로 정상 대조군 117명과 간질성 방광염 환자 19명, 과민성 방광 환자 45명 등 총 181명을 대상으로 약 5마이크로리터(µL)의 소변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각 집단의 소변을 SERS 칩에 적용해 획득한 라만 스펙트럼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세 집단의 라만 스펙트럼이 서로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질환군에 따라 라만 스펙트럼에서 신호 강도가 높은 영역이 서로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각 집단에서 나타나는 라만 스펙트럼의 특성 차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했다. 이때 각 알고리즘의 한계를 보완하고 신뢰도를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머신러닝 분석 기법을 활용했다.

 

총 4가지 머신러닝 분석 기법(PCA-PLS-DA, PCA-LDA, XGBoost, LightGBM)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분류 정확도가 최대 92%에 달했다. 정상군과 과민성 방광, 간질성 방광염을 일관되게 구분하는 것을 확인했다. 즉 임상적으로 증상이 유사해 구분이 어렵던 간질성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이 분자적 특성에서는 서로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는 것이다.

▲소변 속 분자신호를 AI로 분석해 방광질환을 정확하게 분류하는 분석 기술 모식도.

 

김준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소변에는 다양한 단백질과 대사산물 등 환자의 생리적·병리적 상태를 반영하는 많은 분자 정보가 포함돼 있지만, 이를 개별 물질 단위로 분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SERS를 이용해 소변의 복합적인 분자 정보를 하나의 스펙트럼 형태로 확보하고, 여러 머신러닝 알고리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 관련 특징을 분석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향후 임상 검증을 확대한다면 비침습적인 방광질환 진단 및 모니터링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정현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간질성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은 빈뇨와 절박뇨 등 증상이 서로 겹치는 경우가 많아 임상적으로 감별이 쉽지 않은 환자들이 있다. 향후 기존 임상 평가를 보완하는 진단 보조 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임상 환자군을 확대해 진단 성능을 검증하고, 질환의 중증도와 임상적 아형, 치료 전후에 따른 소변 분자 특성의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진단뿐 아니라 질환 상태 및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센서 및 바이오분석 분야 국제학술지 ‘ACS 센서스(ACS Sensors, 피인용지수 10.9)’에 최근 게재되었으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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