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지금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하고 있나요? 2026.11.05

 

 

(AI 생성 일러스트)

 

임상에서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운동한다고 지금 갖고 있는 불편함이 나아질까요?”, “지금 나이에 운동을 시작해도 좋아질 수 있을까요?”, “운동은 열심히 하는데 몸이 더 아파요.” 답은 단순하지 않다. 운동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건강검진에서 혈압과 혈당 등 여러 건강 지표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받은 40대 사무직 근로자가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20대에는 나름 꾸준히 운동하며 건강과 체력만큼은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했지만, 바쁜 업무와 가사, 잦은 회식으로 운동에서 멀어진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몸은 운동하던 때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운동 시간과 빈도, 강도, 현재의 체력 수준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말이다. 며칠이 지나자 무릎에 통증을 동반한 불편함이 생겼지만, 운동하면 원래 이 정도는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며 계속 달렸다. 결국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정형외과를 찾게 됐다.


달리기 자체가 문제였을까? 그렇지 않다. 10년 전의 몸을 생각하며 현재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빠르게 운동량을 늘린 것이 문제였다. 이러한 경험은 운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필자 역시 운동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았던 젊은 시절,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하면서 여러 손상을 경험했다. 그러나 현재는 운동의 강도와 양, 회복을 고려해 훈련을 설계하면서 큰 부상 없이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운동을 통해 삶의 질도 크게 달라졌다.


운동에는 이처럼 양면성이 존재한다. 우리 몸의 입장에서 운동은 하나의 ‘스트레스’다. 달리기를 시작하면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압과 호흡량이 변하며, 근육과 힘줄, 뼈에는 평소보다 큰 기계적 부하가 가해진다.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 코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얼핏 생각하면 몸을 힘들게 만드는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 답은 ‘적응’에 있다. 적절한 운동 자극을 받은 뒤 충분히 회복하면 우리 몸은 다음에는 같은 자극을 조금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변화한다. 심폐체력과 대사 기능이 향상되고, 근육은 더 큰 힘을 낼 수 있게 된다. 뼈와 힘줄을 비롯한 근골격계 조직 역시 반복되는 부하에 적응한다. 운동의 효과는 단순히 몸을 힘들게 하는 순간이 아니라 적절한 자극과 충분한 회복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반대로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자극이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충분한 휴식 없이 높은 강도의 운동을 계속하면 몸이 적응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이때 운동은 건강을 위한 자극이 아니라 피로와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많이’,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체력에 맞게 ‘적절하게’,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40대 사무직 근로자도 달리기를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처음부터 자주, 오래 달리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현재의 신체 기능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몸이 달리기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랜 좌식 생활로 관절의 가동성과 근육 기능이 저하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초기에는 자전거나 수영과 같이 상대적으로 관절에 부담이 적은 유산소 운동을 시도해볼 수 있다. 여기에 하지와 몸통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달리기는 짧은 시간, 낮은 빈도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운동을 ‘설계한다’는 의미다.


운동은 적절하게 사용하면 건강을 지키는 강력한 도구가 되지만, 자신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좋은 운동’이란 현재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자극을 주고, 충분히 회복하며, 그 한계를 조금씩 넓혀갈 수 있도록 설계된 운동을 의미하는 것이다.

건진운영팀
심원섭 건강운동관리사

서울아산병원 건진운영팀에서 환자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설계·지도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 체력, 근력, 근감소, 자세, 러닝 등 기초 체력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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