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따라 노인 비만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비만은 다양한 대사성 및 퇴행성 합병증을 유발하며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을 해칠 정도로 지방조직에 비정상적인 또는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비만으로 정의한다. 특히 노인 비만의 경우 평생 지속된 식사 및 운동 습관의 결과로 발생하기에 예방 및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보통 체중이 많이 나가면 비만이라고 생각하지만 비만이 아니어도 근육이 많은 사람은 체중이 많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체지방률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를 본다. 아시아인은 체질량지수 25 이하에서부터 이미 비만과 관련된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기 시작한다는 보고가 많기 때문에 비만을 정의하는 체질량지수가 서양보다 낮다. 우리나라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25~29.9이면 과체중,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본다. 하지만 과체중인 노인이 저체중인 노인에 비해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일반 성인의 비만 기준을 노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 노인일수록 체중이 아닌 체성분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데 체질량지수가 정상이더라도 근육량이 현저히 감소하고 오히려 내장지방이 증가하는 근감소성 비만 또는 복부비만이 많다.
따라서 노인성 비만의 진단에는 허리둘레 측정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허리둘레가 남자는 90cm, 여자는 85cm 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정의한다. 같은 체중이라도 복부 내장지방의 비율이 높은 경우 대사증후군,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그 이유는 내장지방에서 혈액으로 과다한 지방산이 방출되면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증가시키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고,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물질들로 인해 체내 염증반응이 증가하고, 이 모든 작용들로 인하여 인슐린의 역할이 방해 받는 소위 인슐린저항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노인 비만의 치료에 앞서 치료가 필요한 경우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비만 노인에서 다양한 대사성·퇴행성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체중 감소를 통해 이를 예방하고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노인은 젊은 연령층과 달리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이라고 해서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질병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사망 위험이 좌우될 수 있다. 따라서 체중 감소 시의 득실을 고려해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체중 감량을 권고한다.
식사요법으로는 하루 섭취 열량을 권고하는데 남성은 2,000kcal, 여성은 1,600kcal이다.
지나친 식사제한이나 초저열량 식사는 추천하지 않는다. 단백질은 ‘몸무게에 0.9를 곱한 양(g)’을 매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인 사람은 하루에 단백질 54g을 섭취하면 된다. 근감소증 및 골밀도의 소실을 예방하기 위해 필수 아미노산이 함유된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하며 대표적인 식단인 닭가슴살 두 덩어리(220g) 정도에 55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두부나 콩은 식물성 단백질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으며 호두, 잣 등의 견과류도 단백질 함량이 높다.
운동요법은 근육량·골량을 유지시키고 내장지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노인에서는 나이, 동반질환, 신체적 기능을 고려하여 개개인에 맞춘 처방이 필요하다. 1회 20~30분씩, 주 2~3회로 시작하여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서서히 운동의 강도와 시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쇼핑센터를 걷거나, 수영 또는 아쿠아로빅, 집안 청소 등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킬 수 있는 모든 활동이 운동 효과를 낼 수 있기에 가족이나 돌봐주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초기부터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저항성 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권장하며 탄력밴드, 물통 또는 우유팩 등의 도구를 사용해도 좋다. 벽에 기댄 채 앉았다 일어서기 또한 근력을 강화시키는 데 좋은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비중은 2대 1 정도가 적절하다. 40분간 가벼운 유산소운동으로 심폐기능을 높이고 나머지 20분 동안 근력 강화 운동을 한다. 유산소운동 비율이 높으면 체중은 효과적으로 감소하나 노인의 경우 체중 감소가 골밀도 감소로 이어져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약물 및 수술적 치료도 선택지로 고려할 만 하다.
일반적으로 비만한 노인에서 생활습관만 바꿔서 체중을 감량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기는 더 어렵다. 따라서 보조적 요법으로 약물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현재 장기간 처방이 가능한 비만 치료 약물은 오르리스타트, 부프로피온/날트렉손 복합제, 리라글루티드, 토피라메이트/펜터민 복합제 등이 있다. 최근에는 고도비만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진 비만대사수술이 급여화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술을 통해 단순히 체중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의 개선 및 완치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노인성 비만에서 약물과 수술적 치료에 대한 근거는 아직까지 제한적이므로 환자의 개별적인 조건과 함께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등 동반질환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