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병원에서 떠나는 영어 오디세이]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 2022.04.28

 

꽃이 만개하고 곳곳에서 황금빛 웨딩마치를 울려대는 사랑의 달 5월이 성큼 다가왔다. 어린이, 부모님, 선생님뿐 아니라 성년의 날, 부부의 날까지. 소중한 사람과 정을 나누는 기념일이 5첩 반상처럼 몰려있는 달이다. 늘 궁금했다. 이렇게 사랑이 넘치는 달인데, 정작 중요한 ‘나’를 사랑하는 날은 왜 없을까. 심리학 용어 중에서 ‘자존감’이 가장 많이 검색된다는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자존감이 일상어로 자리 잡은 시대. 진정한 자존감이 무엇인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천재 외과의사가 종합병원에 채용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의학 미드 '굿닥터'의 한 장면을 통해 영어 표현을 배워보자.

 

  • 성년의 날sweet sixteen
  • 자존감self-esteem, self-worthiness

 

 

현장학습을 나갔다가 팔이 부러진 어린 학생이 응급실에 실려왔다. 제 발에 걸려 넘어졌다는데 팔 뿐만 아니라 안구의 움직임도 이상했다. 의사는 뇌에 문제가 있음을 직감하고 머리 쪽 CT를 찍었다.

 

  • 현장학습school field trip
  • 골절fracture(broken bone)
  • 팔 골절arm fracture
  • 발에 걸려 넘어지다tripped over my feet
    ※ trip은 ‘여행’ 말고 ‘걸려 넘어지다’라는 뜻의 동사로도 쓰인다. 돌부리나 줄에 걸려 넘어지다 tripped over a stone or cable
  • 머리 CT 처방을 내다order a head CT

 

뇌종양이었다. 골육종 4기. 좋아하는 여자아이 앞에서 넘어져 동정표를 얻었다며 농담도 곧잘 하는 똑똑한 아이니까 이 사실을 받아들일 것이라 믿고 검사 결과를 말하는 의사. 그런데 아이는 자기 병을 이미 알고 있었다. 다리 통증 때문에 병원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많이 받았는데 부모님은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면서도 비싼 게임기를 사주시더라는 것이다. 단순한 통증인데 그렇게 비싼 것을 사줄 리 없다는 생각에 자신의 증상을 검색해 봤고 골육종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 골육종osteosarcoma (type of bone cancer)
  • 4기로 진단받다diagnosed with stage four
  • 동정표를 얻다get some sympathy points for that
  • 다리 통증으로 병원에 데려가다take me in for a sore leg
  • 증상을 검색하다google my symptoms

 

무섭지 않냐는 질문에 아이는 예상치 못한 답을 내놓는다.

 

“The dying part will suck if it hurts. But I'm not afraid to die. It's okay.
Because I'm not gonna be alone. Grandma and auntie are there too.”
(죽을 때 아픈 건 싫지만, 죽음 자체는 안 무서워요. 혼자가 아니니까요. 할머니랑 이모도 거기 계시거든요.)

 

시한부 환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쿨하고 덤덤하게 자신의 운명을 대하는 아이. 해맑은 목소리로 재잘거리며 사회성이 결여된 자폐증 의사와의 대화를 주도해가는 아이에게서 자존감이 읽혔다. 동정을 구걸하지 않고 누가 뭐래도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을 잃지 않는 자세. 세상으로부터 주어지는 모든 압박에서 자신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하는 자세. 자존감은 바로 ‘나다움’을 지키는 게 아닐까?

 

영국 싱어송라이터 스팅이 1987년 발표하여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래 ‘Englishman in New York’에도 비슷한 대목이 나온다.

 

I don't drink coffee, I take tea my dear (난 커피 대신 차를 마셔요)
I like my toast done on one side (한쪽만 구운 토스트를 좋아해요)
And you can hear it in my accent when I talk (내 억양을 들으면 당신도 알겠죠)
I'm an Englishman in New York (난 뉴욕 사는 영국 남자예요)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이방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외국인의 처지를 노래한 이 곡은 후렴부에서 나다움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계속 반복한다.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 (누가 뭐라든, 자신을 잃지 마세요)

 

우연히 지하철 역사에서 본 글귀가 생각이 난다.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면, 내가 나를 사랑해주면 어떨까?”

 

“오늘도 포근한 이불 걷어차고 늦지 않게 출근 잘했네. 엘리베이터 탈 때 인사도 먼저 하고 잘했네. 길을 헤매는 방문객에게 다가가 길도 안내해주고 잘했네.” 나를 사랑하는 게 행복의 시작이다. 다가오는 5월, 가족과 지인뿐 아니라 ‘나다움’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칭찬하고 사랑해 주는 순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나를 지키는 주문을 읊조리면서.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

 

 

 

아카데미운영팀
서영미 글로벌전문강사

서영미 글로벌전문강사는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통역사로 근무했습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에 입사해 하버드의대 부속병원,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등 해외 유수 의료기관과의 국제교류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현재는 아카데미 글로벌전문강사로 영어 프레젠테이션, 영문 서신 작성법, 외국인 환자 응대법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뉴스룸 칼럼 <병원에서 떠나는 영어 오디세이>를 통해 일상생활, 미드, 영화에 나타난 의료 관련 영어 표현과 문화 상식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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