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오늘도 출근] 함께 일하는 우리의 목표는 같기에 2022.05.18

 

 

 

 

‘하룻동안 내가 서울아산병원에서 마주하는 사람은 몇 명일까?’ 로비에서 지나치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거의 200명 가까이 될 것 같다. 가끔 그런 질문을 듣는다. 사람 때문에 지치고 힘들지 않냐고. 물론 힘든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 곁에 있는 사람들 덕분에 나를 돌아보고 그들의 발자취를 쫓기도 하며 내 존재 가치를 느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오늘도 현장에서 마주하는 멋진 사람들의 모습을 닮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글을 쓴다.


감사함을 표하는 것은 에너지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종종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받았던 은혜와 사랑을 흘려 보냈다. 그런데 최근 타인에게 감사의 표현을 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병원 내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한 방사선사님이 내가 속한 부서의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먼저 다가와 업무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촬영에도 짜증 한 번 안 내는 방사선사님의 칭찬이 참으로 따스했고 그날 하루가 정말 행복했다.


작년 가을, 임상병리사 선생님과 임종기에 다다른 환자를 위해 협업했던 순간도 기억에 남는다. 전해질 수치와 혈액응고수치를 끝까지 교정하기 위해 2시간마다 채혈을 했다. 중심정맥관이나 말초동맥관을 보유하고 있지 않던 환자는 고용량의 승압제 사용 및 항혈전제 사용으로 피부가 얼룩덜룩 했고 말초정맥이 남아 있지 않아 3번 손을 바꾸어도 채혈에 실패했다. 당시 병동에 여러 명의 중환자가 있었기 때문에 채혈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보호자는 내 손을 잡고 울고 있었고 이대로는 환자의 고통이 너무 심할 것 같아 정규채혈 지원을 온 임상병리사 선생님의 손을 붙들고 혹시 함께 혈관을 봐주실 수 있는지 도움을 청했다. 선생님은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흔쾌히 도와준다고 했고 30분간 땀을 흘리면서 채혈에 성공했다. 본인의 업무 지연이 있었을 텐데도 도움이 되어 다행이라며 환하게 웃으며 병동을 떠난 선생님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 직종은 다르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 또한 비슷한 상황이 됐을 때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줘야겠다고 다짐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업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멋지다.


또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출근했을 때 선배 간호사님이 오늘 퇴원한 환자가 전해준 것이라며 편지를 건넸다. 병문안객 기록지 뒷장에 가지런한 글씨체로 또박또박 쓰여 있었다. 간호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예쁜 편지지를 구하지 못해 여기에 써서 죄송하다고 했다. 편지를 읽으며 큰 감동을 받았고 근무하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힘든 검사 및 치료 과정을 이겨내면서 동시에 타인에게 따뜻한 마음을 내어주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여러 번 와도 익숙해지기 어려운 곳이 병원이다. 낯선 환경에서 본인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될 텐데 그런 상황에서도 전해준 마음이 내겐 참 소중하다.


모두가 힘든 시기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과 미간에 힘을 더 빼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바쁜 와중에도 서로에게 감사를 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길 바라본다. 서울아산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우리의 목표는 같기에.

응급간호팀
라연경 사원

응급간호팀 라연경 사원은 2020년 입사해 암병원간호2팀에서 암 환자를 간호했고, 현재는 코로나19의 최전선인 감염관리센터(CIC)에서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긍정, 사랑, 열정으로 환자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매순간 도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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