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심부전 환자의 생존율을 높여주는 인공심장,
좌심실보조장치(LVAD)는 과연 어떤 것일까요?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민석 교수가 들려주는 좌심실보조장치(LVAD)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심부전이 많이 진행하면 결국 심장이식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심장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대기 기간이 상당히 길고,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부전의 악화나 부정맥, 심근경색, 신장기능저하 등 복합적인 이유로 사망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우리 가슴에 넣는 인공심장이 있습니다. 바로 좌심실보조장치(LVAD)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의사! 콩닥콩닥 김민석 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에서 심부전 및 심실보조장치(LVAD)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심장은 아주 강력한 펌프 작용으로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기관입니다. 하지만 말기 심부전 환자들은 이러한 심장의 펌프 기능이 작동하지 못해 온몸에 혈액을 공급 못하고, 결국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우리의 신체들은 하나씩 그 기능을 잃어가게 될 것입니다.
말기 심부전은 일반적인 암보다도 예후가 훨씬 안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심장 기능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떨어진 말기 심부전 환자, 심장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심장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에게 다는 인공심장이 좌심실보조장치, 소위 엘바드입니다. 좌심실보조장치는 심장의 펌프 기능을 대신하여 온몸으로 혈액이 잘 순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계장치입니다.
심장 부위 중 펌프 기능을 담당하는 곳은 좌심실, 우심실이 있습니다. 이 중 좌심실이 가장 강력한 펌프 기능을 담당하는데, 좌심실에 조그만 기계를 달아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피가 나가는 펌프 역할을 기계가 대신 해 주는 것이 좌심실보조장치입니다. 따라서 펌프 역할을 하는 기계가 몸 안에 들어가고 이 기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외부 배터리와 연결해 주는 연결선, 즉 드라이브 라인이 좌심실보조장치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이 연결선은 몸 안에서 몸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배터리는 일정 시간 간격으로 휴대폰 충전하듯 몸 밖에서 갈아 주면 되겠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좌심실보조장치, 일명 엘바드라고 불리는 이 장치가 필요한 이유는 크게 3가지 입니다.
첫째는, 심장이식을 기다리기 위한 목적입니다. 먼저, 심장이식의 현황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장이식은 말기 심부전 환자가 받는 최후의 수술적 치료방법이지만, 기증자의 심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개 수개월에서 1년 이상 대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말기심부전으로 심장 이식을 대기하는 환자의 1년 생존율은 20-30% 정도로 매우 낮아서 이식을 기다리다 수술을 못 받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좌심실보조장치의 1년 생존율은 전세계적으로 80%, 본원은 85% 정도로 알려져서 심장이식까지 비교적 안전하게 대기할 수 있게 해줍니다.
둘째는 고령이나 동반 질환이 많아서 심장이식의 조건이 되지 않는 분들에게 평생 더 오래 살 수 있게 이 장치를 달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심장이식의 적응증이 안되지만, 추후 안정되면 이식을 고려할 수 있는 분들에게 좌심실보조장치를 달 수 있습니다.
좌심실보조장치를 착용하는 순간 말기 심부전 환자의 일상은 많이 바뀌게 됩니다.
그동안 주사강심제를 달아야 겨우 나아지던 호흡곤란이나 피로감 등이 금방 호전됩니다.
말기 심부전에서 갑자기 부정맥 등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도 많이 줄게 됩니다.
증상이 호전되면 퇴원도 가능해서 정기적인 외래 방문만 하시면 됩니다.
이전에는 어려웠던 걷기,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나 헬스 등도 가능해 집니다. 매일 샤워도 할 수 있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상이 좋아 질 수도 있지만, 반면, 불편해 지는 것 또한 있습니다.
좌심실보조장치를 삽입받게 되면 이러한 장치(교육용 기계나, 그래픽 보여줌)를 신체 외부에 노출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드라이브라인이라고 하는 연결선이 몸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로 인해 목욕탕에 들어가거나, 사우나, 수영 등이 불가능해지고, 항상 배터리를 착용하고 다녀야 합니다. 라인을 소독해야 하고, 상처와 배터리 등에 대한 관리 또한 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전기 부품에 손상을 주고 좌심실보조장치가 부적절하게 작동하고 정지될 수 있는 장치 및 환경은 피하셔야 합니다. MRI나 공항 검색대, 그리고 전자파 제품의 너무 가까운 사용 등이 이에 해당되겠습니다.
또한 펌프 내에 피가 굳는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 피를 묽게 하는 아스피린과 와파린 복용을 꾸준히 하셔야 합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약물의 기능을 떨어트릴 수 있는 비타민 K함량이 높은 식품은 주의해서 드셔야 합니다.
원래는 좌심실보조장치 기계비용이 1억 5천 정도 들었지만, 2018년 10월부터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요양급여 기준에 따라 사전 승인된 환자의 본인 부담율은 5% 로 약 750만원 정도의 기계비용을 내면 됩니다. 또, 기계비용 외 수술비와 부대 비용까지 합산하면 약 1300~1800만원 정도가 들지만 치료 내용에 따라 더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료 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수술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승인을 사전에 받아야 하며 심사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주일 정도 됩니다.
우선 암이나 출혈, 감염성 질환이 있는 분들은 수술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어서 이에 대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좌심실보조장치는 말 그대로 좌심실을 보조해 주는 장치이기 때문에 우심실 기능이 많이 떨어진 환자에서 시행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하여 초음파나 우심도자술 등의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또, 수술 후 환자의 지속적인 관리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도 수술 전 받게 됩니다. 보호자가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는 수술이 어렵지만, 특수한 경우 수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고, 경제적 지원과 관련해서 사회복지팀 상담도 꼭 필요합니다.
좌심실보조장치를 착용하신 분들에게 필요한 교육들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계 장치를 몸에 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관리법, 대처법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의료기기구성품, 전원공급시스템, 배터리 충전/교체 방법 등 기계장비교육이 필요하고,
어떨 때 알람이 울리는지 알람 종류와 응급상황 대처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며,
carry bag 사용법, 드라이브라인 소독방법도 퇴원 전 교육이 필요합니다.
항응고제 복용, 일상생활 주의점, 외래 진료 방문 등 기타 관리사항에 대한 교육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크게 어렵진 않고, 퇴원 전 충분한 반복 교육으로 모든 환자, 보호자분들이 잘 하실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심부전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질환으로 예후가 매우 안 좋은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심부전의 경우 심장이식이 유일한 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92년 11월 우리 병원은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을 시행한 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심장이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심장이식 기증자가 부족해 이식 대기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서 말기 심부전 환자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령이나 폐동맥고혈압과 같은 동반질환이 많은 환자들은 심장이식도 하기 어려운 안타까운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계장치가 우리의 심장을 도와줄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좌심실보조장치가 이식을 기다리거나 이식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아주 좋은 치료옵션이기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오늘 간단히 말씀드렸습니다. 앞으로도 기계 발전은 계속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좌심실보조장치는 말기심부전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치료방법이 될 것이라고 기대가 됩니다.
우리의 몸이 그렇듯 심장 건강 또한 언제든 악화될 수 있고, 심부전이 우리에게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예방을 잘해서 저 같은 의사를 안 만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혹 병원을 찾아 저를 만나게 된다면 저희 병원의 경험 많은 의료진들과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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