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슬기로운 어린이 치과 생활] 우리 아이 치아가 다쳤어요. 2022.11.10

 

 

어린이의 치아 외상은 주로 넘어지거나 어딘가에 부딪혀서 생깁니다. 영구치의 외상은 만 8~10세경에 자주 일어납니다. 특히 앞니가 튀어나온 부정교합이 있거나 입으로 호흡하면 더 다치기 쉽습니다.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발생 빈도가 2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아의 외상에는 치아가 부러지는 ‘파절’과 치아가 빠지거나 흔들리는 ‘변위’가 있습니다.

 

Q) 영구치가 통째로 빠졌어요.

영구치가 통째로 빠지는 경우는 뼈가 말랑말랑한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외상입니다. 별로 심하게 부딪히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에게는 이런 사고가 자주 생깁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입니다. 되도록 빨리 빠진 치아를 가지고 치과에 가야 합니다. 외상으로 빠진 치아를 살리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얼마나 빨리 다시 심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빠진 치아는 절대 뿌리 부분을 손으로 건드리지 말고 머리 부분을 잡습니다. 먼저 치아에 더러운 것이 묻었는지 확인합니다. 치아에 흙 같은 것이 묻어 있으면 약하게 흐르는 물에 헹구듯이 씻습니다. 절대 비벼서 닦으면 안 됩니다. 빠진 치아를 생리식염수나 차가운 우유, 물 등에 보관해서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면 아이의 입 안쪽 볼과 치아 사이 공간에 넣어도 됩니다. 다만 이때는 아이가 치아를 삼키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합니다. 이마저도 안 되면 침을 뱉어서 침 안에 치아를 담가도 됩니다. 치아를 마른 상태로 휴지에 둘둘 말아 가져오는 것이 가장 안 좋습니다. 치아의 뿌리 쪽에는 치주인대 조직이 있는데 이 조직이 잘 유지되느냐가 생명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부분이 손상되지 않게, 마르지 않은 상태로 병원에 가져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일반적으로 빠진 영구치를 30분 이내에 제 위치에 심을 경우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30분에서 90분 사이는 50%, 90분이 넘어가면 7%의 성공률을 보입니다. 시간에 따른 성공률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제 위치에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0분을 넘기지 않고 치아를 제 위치에 넣으면 대부분은 신경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등 추가 처치 없이 치아가 정상으로 자리 잡고 자랍니다. 제 위치에 심은 치아는 최소한 1~2주 정도의 고정기간이 필요하며 추가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쩔 수 없이 늦게 심게 된 경우는 신경치료를 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흔히 뿌리 쪽으로 흡수가 발생합니다. 특히 치아와 뼈 사이의 치주인대 조직이 손상된 경우가 많으므로 치아와 뼈가 붙어버리는 대체성 흡수(유착)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다친 치아는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아이가 치아를 다치고 응급치료를 받고 난 뒤 집에서 어떻게 관리를 해주어야 하는지 난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손상된 치아의 정도와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일반적인 주의사항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다친 치아가 다시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가 팔이나 다리가 부러졌을 때 깁스를 하는 이유도 그 부분을 사용하지 않고 안정을 취하게 해 회복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치아도 최대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입안이라는 특성 때문에 계속 음식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으므로 더욱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2주 정도는 자극성 있는 음식이나 딱딱한 음식 등은 피하고 되도록 다친 부분의 치아를 사용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크기와 형태의 음식을 준비합니다. 아이가 아프다 하고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나다 보니 전혀 이를 안 닦아줄 때도 종종 있으십니다. 그러면 다친 부분에 2차 감염이 생겨 고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부드럽게 양치질을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불편한 증상이 없어졌다고 더이상 병원 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꼭 정기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치아 외상은 당장은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여도 나중에 신경조직의 염증이나 치아 뿌리의 병적인 흡수, 영구치의 비정상적인 발육, 맹출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드시 정해진 날짜에 정기검진을 받아야 나중에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과
박소연 교수

치과 박소연 교수는 2018년 입사해 어린이병원 소아치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15년 차 치과의사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와 부모의 행복한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많은 아이와 부모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자신의 삶과 일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나누기 위해 <슬기로운 어린이 치과 생활> 책을 출간한 바 있으며, 네이버 블로그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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