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간호교육 에세이] 미래시대 환자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2022.11.11

 

 

초등학생 때 과학의 날을 맞아 그림 그리기 대회를 할 때면 나는 항상 바닷속 해저터널을 여행하고 전자 손목시계를 통해 수많은 일을 처리하며 서울 시내를 날아다니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렸다. 어릴 적 꿈꾸던 미래의 모습은 절반 이상 현실화되어 내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이렇듯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병원 환경도 마찬가지다. 10여 년 전에는 항상 현장에서 환자들에게 의료진이 직접 교육을 했는데 이제 다양한 교육 플랫폼이 등장하여 꼭 병원 안에서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앱, 유튜브 등을 통해 환자, 보호자들도 교육내용을 접할 수 있고 이전의 일방향성 교육이 아닌 상호작용이 가능한 쌍방향 교육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논문 발표를 위해 올해 9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EPUAP(European Pressure Ulcer Advisory Panel) 학회에 참석했다. 부스 전시를 보며 색다른 경험을 했는데 이전에는 주로 새로운 드레싱재료나 지지면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뤘다면 이번 전시에는 VR 등을 활용한 교육자료의 개발이 눈에 띄었다. 의료진 대상으로 한 교육자료뿐만 아니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자료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퇴원환자에게 욕창 드레싱 교육하는 것을 VR을 통해 경험해보게 되었다. ‘실제 해보는 것보다 어색하지 않을까?’라며 의심스런 마음으로 VR 장비를 착용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가상현실이 자연스러워서 드레싱하는 것에 몰입할 수 있었다. 현재 환자 교육은 주로 수술이나 시술 후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렇게 VR을 활용한 교육이 도입된다면 입원 전에도 환자가 접근하여 시연해볼 수 있어 수술이나 시술 후 변화에 조금 더 빨리 익숙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교육 콘텐츠가 이렇게 발달하게 된다면 교육의 주체가 되는 의료인들의 역할이 축소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입장도 있다. 나 또한 AI 시대를 살아가면서 먼 미래에는 인간보다 AI가 더 활발한 역할을 하지는 않을까 종종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는 한다.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이와 같은 플랫폼이 활성화된다면 분명 의료진의 직접 손길이 필요한 곳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올해 2월부터 지금까지 총 5편의 글을 기고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 위주의 부족함이 많은 글이었는데 종종 잘 읽었다는 동료들의 격려와 자기 이야기인 것 같아 눈물이 났다는 환자분들의 이야기에 기운 내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더불어 글을 쓰면서 간호사로서 환자들과 함께 한 지난 시간을 반추해볼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 했을까 반성하기도 하고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지나간 시간이 있기에 현재의 내가, 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나의 글이 기록으로 남게 되면 시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한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다. 내가 만난 내 동료들은 항상 어떻게 하면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간호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나에게 작은 바람이 있다면 미약하나마 이 글을 통해 서울아산병원의 의료진들은 항상 환자를 먼저 생각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암병원간호1팀
여현정 대리

암병원간호1팀 여현정 대리는 2008년 입사해 2016년부터 상처장루실금 전문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전문간호사회 교육학술분과 리더를 맡고 있으며 환자·간호사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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