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슬기로운 어린이 치과 생활] 우리 아이 교정은 언제 해야 할까요? 2022.12.08

 

 

‘3대 메디컬 등골 브레이커’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드림렌즈, 성장호르몬 치료 그리고 교정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교정하는 아이들이 많다 보니 부모님의 교정치료에 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교정을 해야 하는 아이들이 많아진 걸까요? 치과의 상술일까요?

 

요즘 어린 친구들의 얼굴은 작은 편인데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식습관의 변화’ 때문이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을 좋아하고 선호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어린 세대는 무르고 연한 음식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정제된 가공식품의 발달과 보급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요. 다시 말하면 턱을 많이 쓸 일이 사라지면서 턱이 작아지고 근육의 기능도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턱은 작아지는데 치아 크기는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치아 총 크기의 합과 턱 크기의 합이 일치해야 고르고 바른 치아배열이 가능한데, 턱이 작아지면서 이가 나올 공간이 부족해 삐뚤빼뚤하게 나오거나 심지어 치아가 제대로 못 나오는 경우까지 생기게 됩니다. 거기에 저출산으로 한 가정의 아이 수가 적다 보니 관심이 더 많아진 것도 있고요.

 

그럼 우리 아이의 교정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정치료는 성인의 교정치료와 조금 다른데요. 성인의 교정은 완성된 영구치열의 부정교합 상태를 기능적, 심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주된 목표입니다. 턱의 성장을 이용한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랍니다. 턱도 자랍니다. 치아도 빠지고 새로 나죠. 이 점을 이용하는 것이 조기교정입니다. 어린이의 교정은 유치열에서 영구치열에 이르는 동안 치열과 턱의 성장 발육을 이용해 부정교합의 발현을 미리 차단하거나 완화함으로써 바람직한 영구치열에 이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어린이의 교정치료에서는 부정교합을 질환으로 보고 치료한다는 개념보다는, 성장 발육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적절한 시기에 조절하는 ‘예방 또는 차단’의 개념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만 7~8세 교정이 필요한 경우(초등 저학년)

일반적으로 위턱이 아래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3급 부정교합은 영구치의 앞니가 나오는 초등학교 저학년(만 7~8세) 시기에 교정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3급 부정교합은 특성상 아래 앞니가 위 앞니보다 더 나와 있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쉽게 발견됩니다. 이렇게 치아가 반대로 물리는 경우는 뼈 크기 차이, 근육 문제, 치아의 각도 차이 등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아의 각도 문제라면 교정용 브라켓을 사용해 부분 교정으로 해결할 수 있고, 근육의 문제라면 근기능 장치나 습관개선 장치 등을 통해 비교적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뼈의 크기 차이로 인한 부정교합인 경우가 많습니다. 위턱이 너무 작거나 아래턱이 너무 크거나 또는 둘 다에 해당합니다. 아직까지 아래턱의 성장을 억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위턱의 성장이 부족한 것은 성장기 어린이들이라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개 위턱의 성장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기 전에 마무리가 되므로 저학년 시기에 위턱 성장을 유도하는 교정치료가 필요합니다. 그 외 턱의 공간이 너무 부족해서 영구치가 정상적으로 나오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이 시기에 교정치료를 고려합니다.

 

2) 만 10~11세 교정이 필요한 경우(초등 고학년)

우리나라 나이로 4~5학년 정도가 되면 유치 1,2개 정도를 남기고 대부분 영구치로 교환됩니다. 이때쯤 위턱이 아래턱보다 상대적으로 커서 윗니가 튀어나와 보이는 2급 부정교합의 교정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골격적인 문제는 없지만 공간이 너무 부족해서 삐뚤빼뚤하게 치아가 나온 경우나 오히려 공간이 너무 많은 경우에도 교정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뼈가 아직 말랑한 시기이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 교정을 하는 것보다 치아의 이동이 빠르고 아이의 불편감이 덜 할 수 있습니다. 교정 기간도 단축될 수 있고요. 하지만 슬슬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교정치료가 아이 스스로의 강력한 동기 부여 없이 부모님의 의지로만 시작된 경우는 구강위생 관리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양치질을 잘 안 하는 경향이 있는데, 교정치료 후 치아는 가지런해졌지만 치아가 썩고 상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아지겠죠?

 

이렇듯 교정 치료시기를 결정할 때는 부정교합의 분류뿐만 아니라 아이의 협조, 동기 부여, 부모님과 아이의 관계, 치아우식 활성도 등을 다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아이마다, 상황마다 교정치료의 적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난 6개월간 [슬기로운 어린이 치과 생활]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소아치과의 가장 큰 매력은 매일 자라는 아이들을 만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어제의 아이가 다르고 오늘의 아이가 다르고 내일의 아이가 다릅니다. 아이의 성장 속에서 함께 걸어가며 저도 어제보다 나은 사람으로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언제든 소아치과 진료실에서 우리 어린이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치과
박소연 교수

치과 박소연 교수는 2018년 입사해 어린이병원 소아치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15년 차 치과의사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와 부모의 행복한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많은 아이와 부모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자신의 삶과 일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나누기 위해 <슬기로운 어린이 치과 생활> 책을 출간한 바 있으며, 네이버 블로그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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