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전문가로 성장하기 2023.01.25

방사선종양팀 백금문 부장

 

▲ (좌) 2003년 전산화치료계획 심화 교육을 하는 모습. 왼쪽 두 번째가 백금문 부장 /
(우) 2010년 장비 교육 후 기념촬영. 왼쪽 네 번째가 백금문 부장.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팀 백금문 부장이 입사한 1994년 즈음 방사선치료법은 복잡하고 정교하게 급변하고 있었다. 숨 가쁜 나날이었지만 그만큼 성장하는 시기였다. 2018년에는 방사선종양팀 팀장으로 방사선종양학과의 증축 과정을 순조롭게 진행했다. 업무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공부하고 동료들과 환자 안전을 고민하며 보낸 지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서울아산병원이 2차원 방사선치료에서 3차원 개념을 접목하려던 시기였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관련 경험이 있는 저에게 좋은 기회가 닿았죠. 입사 후 3차원입체조형치료를 시작으로 1997년 체부정위방사선 치료, 2001년에 세기조절방사선치료, 2004년 영상유도방사선치료 등 10년 사이에 방사선치료의 새로운 시도가 이어졌습니다. 전공의 선생님들과 콘퍼런스로 아침을 시작해서 보통 밤 10시를 넘겨 퇴근했습니다. 전산화치료계획실에서 여러 치료 방법을 비교 평가하고 담당 의사 선생님이 결정한 치료를 제공해 환자들이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새로운 치료를 도입해도 방사선사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엇박자가 나기 마련입니다.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전문성을 쌓았어요. 학위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5년 뒤, 10년 뒤 나는 어떤 방사선사로 성장할 것인가 목표를 세워 행동한 거죠. 돌아보면 기존의 치료 개념이 완전히 바뀌던 급변기에 발맞춰 저 역시 발전할 수 있었던 게 큰 행운 같습니다.

 

방사선종양팀에서 가장 중요시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은경 교수님께서 늘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고 안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셨어요.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크로스체크해서 이차적인 실수나 오류를 예방해야 하는데 ‘이거 물어봐도 될까?’ 망설여지는 순간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평소 직원 간의 신뢰와 배려가 필요했습니다. 팀의 중추 역할을 맡은 대리급 이상 회의체를 만들고 여직원 간담회와 직급별 간담회 등으로 자주 소통했어요. 현장의 소리를 듣고 대책을 함께 찾아가면서 개선이 어려운 이유까지도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으세요?

강원도 인제에서 오던 고령의 환자분이 기억납니다. 방사선치료 준비부터 선량 평가 과정을 진행하며 피부 림프종 질환을 치료해 드렸죠. 마지막 치료 후 저에게 고생 많았다면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뒤로도 외래에 올 때면 저를 꼭 찾으세요.

방사선치료는 주 5회를 기본으로 총 20~35회 실시합니다. 처음에는 방사선사의 존재를 잘 모르던 환자분들도 차츰 저희의 얼굴을 익히고 유대감을 쌓으세요. 저 역시 환자의 변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으니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면 치료실까지 모시고 들어가면서 힘든 부분을 여쭤봅니다. 가끔 환자의 자제분이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하기도 하세요. 어머니가 제 치료를 고맙게 생각하신다면서요. 단순하게 환자의 방사선치료만 한다면 전문가라고 할 수 없겠죠. 전문가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집중해야 하는지 스스로 물음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 (좌) 2018년 치료기를 반입하고 설치하면서 기념촬영. 왼쪽 두 번째가 백금문 부장 /
(우) 2018년 증축 개소식에서 공간을 소개하고 있는 백금문 부장(오른쪽 첫 번째)

 

팀장이던 시기에 방사선종양학과 공간 증축을 진행하셨죠?

방사선치료기가 종종 고장 나기도 하고 밀려드는 환자에 새벽까지 방사선치료가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피로도가 쌓였습니다.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었죠. 과의 살림이나 운영 등 고려할 게 많아 2년 반의 긴 준비 끝에 2018년 증축을 완성했습니다.

공간을 기능별로 통합하고 유기적인 연결로 환자뿐 아니라 과 구성원의 동선을 최적화했습니다. 제가 도입한 아이디어도 있어요. 방사선치료 시 치료실 내에는 환자만 누워 있어야 해서 심적인 부담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래서 환자들의 시선이 닿는 천장에 편안한 화면을 띄우고 어린 환자에게는 치료실 밖의 가족과 영상으로 서로 볼 수 있도록 했어요. 또 치료실 벽면에 ‘건강한 삶의 동반자가 되겠습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띄워 환자들을 맞이했습니다. 당시 익산역에 갔다가 환영 메시지를 레이저로 쏘는 시스템을 보고 ‘이거다!’ 싶더라고요(웃음).

 

서울아산병원 신년사에서 중입자가속치료기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기대되는 점은 무엇일까요?

기존의 방사선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난치암을 해결하고 치료 대상 암종을 넓혀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큽니다. 방사선종양학과의 중장기 발전 계획의 마지막 단계고요. 부작용이 현저히 적고 치료 기간이 짧아 환자 편의성도 크게 향상될 것 같습니다. 전사적인 접근이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지만 새로운 준비와 교육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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