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위장관외과 공충식 교수와 젤라렘 침데사 메르가 전문의. / 시뮬레이션센터에서 복강경검사 교육을 수료한 젤라렘 전문의.
젤라렘 침데사 메르가 전문의는 에티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제우디투 메모리얼 병원에서 외과의사로 근무했다. 지난해 9월부터 우리 병원 위장관외과에서 공충식 교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젤라렘 침데사 메르가 전문의를 만나 우리 병원에서의 연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아산병원에 연수를 지원한 이유는?
에티오피아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훌륭한 교수님들로부터 전문적인 지식과 술기를 배우며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내게도 추천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연수 프로그램이 중단되어 지원하지 못했는데, 2년이 지난 뒤 프로그램이 재개돼서 곧바로 지원했다. 상부소화기와 최소침습수술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위장관외과를 택했다.
연수 생활 중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서울아산병원은 내가 근무했던 에티오피아 병원과 많은 부분에서 차이점이 있다. 우선 서울아산병원은 규모 면에서 압도적일 뿐만 아니라 최첨단 장비와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는 반면, 에티오피아 병원은 장비가 노후화되고 잘 관리되고 있지 않다. 또 서울아산병원은 세부 진료과로 잘 나누어져 있고 분야별 숙련된 의료진이 있어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다. 아미스 3.0과 전자의무기록 등 디지털 서비스가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아직 모든 업무가 종이 기반으로 이뤄지는 에티오피아 병원과 비교가 됐다. 이처럼 서울아산병원은 의료의 질, 환경, 시설 등 모든 부분에서 앞서 있기 때문에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가 이곳에서의 연수 경험을 바탕으로 에티오피아의 의료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
▲ 젤라렘 전문의(왼쪽 첫 번째)가 해외의학자 동료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에서 함께 연수를 받고 있는 아베제 브라누 멘제타 교수(왼쪽)와 함께.
무엇을 배웠는지
많은 것들을 배웠지만 특히 위 최소침습수술에 대한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 이곳에서의 연수를 통해 유능한 상부위장관 외과의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는 데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는 위 관련 질환, 특히 위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고 최신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준 높은 교육과 훈련을 받는 것은 의사로서 누릴 수 있는 큰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위 수술과 관련해 깊고 방대한 지식과 경험을 전해주신 교수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한국 사람들이 윗사람에게 인사할 때 목과 허리를 숙이며 공경과 존중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에티오피아도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낯선 환경이지만 편안한 마음을 갖는 데 도움이 됐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한국인은 개인의 삶을 중시하고 주변 일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느끼는데,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모두가 휴대폰만 보고 있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과도 대화를 나누는 것에 익숙하고 외국인에게 말을 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며 외과의사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서울아산병원을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