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건강 정보 일상생활로 빠른 복귀! 3D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심장수술 2023.03.08

저는 아주 작은 흉터만 남기고 환자의 심장을 수술하는 흉부외과 의사입니다
가슴을 길게 열지 않고 3~4cm 정도의 작은 구멍만으로 심장수술을 진행하는 최소절개 심장수술과 관련된 이야기를 오늘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흉터를 작게 수술하려는 이유는?

 

안녕하세요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의사 콩닥콩닥 유재석입니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에서 심장수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심장수술은 흔히들 앞쪽 가슴 한가운데를 열고 뼈를 자르고 벌리고 맨손으로 심장을 만지면서 수술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7~8cm 정도의 작은 절개만으로도 심장수술이 가능해졌고 나아가서는 3D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이용해서 3cm 정도만의 작은 절개만으로도 심장수술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이 최소침습(절개) 심장수술로 환자들의 심장을 수술하고 있습니다.

 

더 작게 절개해서 심장수술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입니다. 전통적인 개흉수술은 아무래도 절개 부위가 크고 또 뼈를 자르다보니까 회복하는데 한 2~3개월 가까이 걸리고 특히 뼈가 완전히 다 붙는 데는 한 4~5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연세가 많으시거나 골밀도가 낮은 골다공증 환자분의 경우는 뼈가 붙는 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 절개 부위가 작아지고 더욱이 뼈를 열지 않고 갈비뼈 사이로만 들어가는 그런 수술은 회복이 훨씬 빠릅니다. 제 환자 중에는 수술을 하고 한 2주 만에 골프를 친 그런 환자 분도 계셨습니다.

환자마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20cm 가까이 크게 절개하는 통상적인 개흉수술 보다는 절개 부위가 작은 수술이 통증이 훨씬 더 적습니다. 신체에 흉터가 크게 남는 게 걱정되는 환자분들도 미용적인 이유로 최소침습(절개) 심장수술을 선호하고 있는데 사실 미용적인 목적보다는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할 수 있는 그런 기능적인 면에서 훨씬 더 큰 장점이 많은 그런 수술입니다.


다양한 최소침습 심장수술들

 

최소침습(절개) 심장수술을 의미하는 Minimally Invasive Cardiac Surgety(MICS), 믹스라고 부르는데요, 뼈를 다 열지 않고 일부만 절개하는 부분 절개 수술이 있고, 앞쪽 늑골을 절개하는 방법이 있고 겨드랑이 쪽으로 절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희가 오늘 얘기하려는 이 겨드랑이 쪽을 절개하는 최소침습 심장수술 방법도 4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조금 크게 열고 집도의가 직접 눈으로 보고 수술을 하는 다이렉트 비전 수술입니다. 겨드랑이 쪽으로 6~8cm 정도까지 절개를 하고 판막의 위치에 따라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만 수술을 할 수 있고 집도의만 수술 부위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겨드랑이쪽을 열기는 하지만 절개 부위를 조금 줄이고 대신에 내시경 카메라를 이용해서 화면을 같이 보면서 하는 수술인데 보통은 내시경이 2D 내시경이기 때문에 이렇게 뛰고 있는 심장을 수술할 때는 2D 이미지만을 보고 하는 게 좀 어렵고 익숙해지기까지 오랜 훈련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술이) 좀 힘든 편입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3D 내시경, 3D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넣고 카메라가 전송해주는 3D 화면을 집도의가 특수 안경을 끼고 보면서 수술을 합니다. 그러면 화면만 보고 수술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절개 부위는 2~4cm 정도로 굉장히 작게 줄일 수가 있습니다. 또한 장점은 집도의 뿐만 아니라 옆에서 보조해주는 다른 의료진이나 수술장 간호사들, (실습) 학생들까지도 같은 화면을 보면서 교육적인 면에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그런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빈치 로봇 수술입니다. 많이들 들어보셨을 텐데 다빈치 로봇은 아주 작은 절개 구멍을 가지고 수술을 할 수 있지만 로봇 팔이 들어가는 구멍이나 카메라가 들어가는 구멍들 때문에 한 1 ~2cm 정도 되는 구멍을 4~5개 정도를 내고 그 구멍으로 의사의 손을 대신하는 로봇 팔과 카메라를 넣고 수술을 합니다. 로봇 심장수술이라는 획기적인 치료법이지만 의사의 로봇 작동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고 비용 부담이 큰 수술이기도 합니다 


모든 심장수술이 최소침습으로 가능한가요?

 

환자 분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시는 질문인데요.  우리가 들어본 대부분의 심장수술은 최소침습 방법으로 다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심장 내부에 염증이 있어서 치료할 부위가 넓거나 심장의 여러 부위에 동시에 수술을 해야 되는 경우에는 최소절개 수술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질환의 특성 외에도 환자의 흉강모양이 심한 오목 가슴인 경우 내시경 수술을 할 경우에는 앞뒤가 좁아서 충분히 수술 기구를 조작할 공간이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있고, 그리고 과거에 우측 폐 쪽의 수술을 받았던 경험이 있거나 폐결핵이 있는 분들은 흉막 유착이 심해서 최소침습 심장수술이 부적합할 수 있습니다.


3D내시경을 이용한 심장수술의 장점은?

 

3D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절개) 심장수술은 제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작을 하게 됐는데요. 처음에는 2D 흉강경내시경을 통해서 화면만 보고 직접 눈으로 심장을 들여다보지 않는 수술을 시도했는데 심장수술은 심장이 계속 움직이고 있고 큰 혈관들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이런 혈관들이 손상되면 매우 치명적인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2D 내시경으로는 좀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3D 내시경은 입체감, 거리감, 두께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하고 섬세한 수술을 할 수가 있습니다. 3D 내시경의 활용이 완전 내시경적 심장수술을 좀 더 쉽게 만들어 주는 셈입니다. 완전 내시경수술은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구석진 곳 사각지대까지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출혈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을 때도 빨리 대처를 할 수 있는 그런 장점이 있습니다. 로봇을 이용한 최소절개 수술은 1000~2000만원이 훌쩍 넘어가서 매우 비싸지만 3D 내시경 심장수술은 로봇수술보다는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입니다.


국내 최다! 서울아산병원의 심장수술

 

서울아산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심장수술, 특히 최소침습 심장수술을 독보적으로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판막수술의 비중이 높은데, 승모판막과 삼첨판막은 거의 90% 이상 최소침습 수술을 하고 있고, 대동맥판막은 한 60~70%정도 최소침습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최소침습 심장수술) 경험이 국내에서 가장 많다 보니 의료진 개개인의 실력뿐 아니라 수술장의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이나 수술간호팀과의 호흡 수술 후의 재활이나 회복 과정에 있어서 서울아산병원 모든 구성원들의 팀워크가 뛰어나고 수술과 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즉각적인 대응과 소통이 가능 합니다.


콩닥콩닥 한 마디


사실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제가 하고 있는 최소절개 심장수술 노하우가 전국에 많은 심장수술을 하는, 특히 젊은 흉부외과 의사들에게 보편적인 수술로 전파 되기를 바라는 그런 소망이 있습니다. 흉부외과 의사가 아주 고되고 힘들다는 인식이 많이 생겨서 심장을 수술하는 의사인 저를 안타깝고 짠하게 보는 시선들도 있지만 환자의 가장 중요한 장기중의 하나인 심장을 제 손으로 직접 고친다는 건 분명 크게 보람이 있는 일입니다.

환자분들이 조금이라도 덜 아프고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회복되게 만드는 최소침습(절개)의 심장수술은 제가 더 큰 보람을 느끼게 만드는 하나의 수단인 것 같습니다 심장수술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겁부터 먹는 환자 분들이 많은데 최근의 과학기술과 의술이 지속적으로 발전을 하고 있어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믿고 안전하게 수술을 받고 잘 회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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