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아산인 이야기 차곡차곡 쌓은 ‘오늘’이라는 결실 2023.08.25

진단검사의학팀 임영희 유닛 매니저

 

(좌) ▲ 1999년 개원 10주년 기념 팀별 합창제에 진단검사의학팀의 지휘자로 나섰다. / (우) ▲ 2004년 체육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첫 번째가 임영희 유닛 매니저.

 

진단면역 검사 분야에서 꾸준히 전문성을 키우며 장기이식 환자들을 도운 시간이 29년. 서울아산병원에 요구되는 기대감을 충족하고자 많은 전문분야 검사를 소화하고 엄격한 인증 평가를 준비해 왔다. 임상병리사로서 주어진 일을 하루하루 해 나갔을 뿐이라는 임영희 유닛 매니저에게서 조용하지만 단단한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진단면역 분야에 오랫동안 근무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동관이 오픈하던 해인 1994년에 입사했어요. 저희 팀에만 15명 이상의 동기가 입사해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라는 선배들의 농담을 많이 들었죠. 혈액은행에서 근무하다가 1996년 진단면역 파트로 발령받은 이후 지금까지 바이러스 검사, 자가면역 검사, 알러지 검사, 장기이식 관련 교차 시험 검사 및 유전자 검사 등을 수행해 왔습니다.

제가 이곳에 왔을 때 이식 관련한 교차 시험이나 유전자 검사 분야의 전문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꾸준한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해 부서 이동이 거의 없었어요. 20년 이상 같은 업무를 하고 있지만 면역 검사 전반의 과정이 저와 잘 맞아서 매너리즘 없이 일할 수 있었어요.

 

진단검사의학팀의 변화를 언제 체감하세요?

처음엔 검사를 위해 검체를 하나하나 일일이 표시해 가며 수작업으로 분주했어요. 각 검사마다 검사자가 결과를 쓰고 넘기면서 최종 슬립지를 각 병동에 보내고요. 바이러스 검사 결과도 일일이 수기로 계산해 보고했습니다. 이제는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부분이 자동화 장비로 세팅됐어요. 샘플을 넣으면 검사부터 결과까지 계산해 줍니다. 2010년 검사실을 리모델링할 당시, 진단면역 장비실 안에 모든 기계를 모아두었는데 지금은 모든 공간이 장비로 빼곡합니다. 자동화되어 편해진 점도 있지만 검사 건수가 크게 늘어 바쁜 건 마찬가지예요.(웃음)

 

장기이식 관련한 업무에서 느끼는 힘든 점이나 보람은 무엇인가요?

이식이 발생하면 한밤중에도 출근해야 합니다. 당직 순번에 따라 상시 대기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예민해지는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장기이식 관련 의료진이 1년에 한 번씩 모여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고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2001년부터 뇌사자 장기이식을 국가에서 관리하면서 전국적으로 뇌사자 장기이식 대기자의 검체 보관을 시행한 것도 큰 변화였죠. 

잠깐이긴 하지만 장기이식 환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채혈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교차 시험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환자는 이식이 불가능해 귀가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순위가 될 때마다 몇 번이고 마주치는 분들이 있어요. 연락받고 지방에서 급히 달려온 기대감과 그동안의 실망감을 아니까 어떻게든 음성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담깁니다. “이번에는 꼭 되셨으면 좋겠어요.” 응원도 하게 되고요. 음성 판정을 받아 이식이 결정되면 “됐다, 이제 됐다!”하고 박수가 절로 나와요. 특히 어린 아이가 오면 엄마 심정이 되어 더욱 간절해집니다.

 

(좌) ▲ 2019년 오흥범 교수 및 동료들과 정도관리를 점검하고 있다. 왼쪽 첫 번째가 임영희 유닛 매니저. / (우) ▲ 2019년 진단면역 유닛 동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임영희 유닛 매니저.

 

진단검사의학팀은 각종 인증 평가도 받고 있죠?

1999년 국제 표준화 및 병원의 국제 임상지원시스템을 목적으로 CAP 인증을 처음 시행했어요. 맨땅에 헤딩하듯 각 영어 문항을 이해하고 토론하면서 우리가 찾은 결론에 맞춰 시설을 설치하고 지침 및 체크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어제 몇 시에 퇴근했어요?”라는 인사를 할 만큼 야근이 잦았어요. 평가단이 외국어로 질문하면 뭐라고 답할지 두근거렸던 기억도 나요. 힘들었지만 그때의 지침을 토대로 2년에 한 번씩 인증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국내 우수검사실 신임인증 평가, 유전자 검사 평가원 실사 등 외부 평가가 쉴 틈 없이 이어져요. 다른 병원은 안 해도 ‘서울아산병원이니까’ 해야 한다는 심사원들의 높은 기대치가 있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이 좋은 결실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병원 생활의 즐거움은 무엇이었나요?

새로운 자극을 주는 교수님들과 저를 따뜻하게 끌어준 선배와 동료들의 시너지 덕분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오흥범 교수님이 진단면역에서 수행하고 있는 검사 관련 책을 많이 쓰셔서 교수님께 교육받을 때면 ‘우린 저자 직강을 듣는 거네?’라며 자부심을 느끼죠. 외부 병원 선생님들이 부러워하는 점이에요. 일상을 공유하며 힘이 되는 동료들이 있어 좋고, 요즘 후배들에게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선배로서 저는 해야 할 일을 충분히 납득시키고 강점을 칭찬하며 확실한 보상을 마련해야겠죠. 전적으로 맡기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며 일의 재미를 계속해서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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