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나 잘 데려가기] ‘OK 목장’에서 ‘긍정 스트로크 샤워’를! 2023.09.20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지난여름 대관령 양떼목장을 다녀왔습니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푸른 초원은 초록 내음을 한껏 내뿜고 있었고 살랑살랑 스치는 바람은 뜨거운 햇살에 익어가는 피부를 달래주는 듯했습니다. 한가로이 풀을 뜯으며 뜨거우면서도 시원한 대관령의 여름을 만끽하는 양들. 그 모습을 보다 보니 뜨거운 태양을 느낄 새도 없이 바쁘게 일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양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마음속에도 목장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바로 ‘OK 목장’입니다. 나를 잘 알고 사랑하는 것(I’m OK), 그리고 다른 사람을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것(You’re OK)을 기준으로 ▲I’m OK ▲You’re OK ▲I’m not OK ▲You’re not OK의 울타리가 둘러싸고 있죠. 마음먹기에 따라 목장의 OK 영역이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합니다. I’m OK가 I’m not OK보다 클수록, You’re OK가 You’re not OK보다 클수록 우리 마음속의 OK 영역은 더 넓어집니다. 어떻게 하면 OK 영역을 더 넓힐 수 있을까요? 긍정 마인드? 격려? 명상? 많은 방법이 떠오를 텐데 교류분석에는 ‘긍정 스트로크’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스트로크(Stroke)란 일종의 인정 자극으로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단을 통해 제공됩니다. 스트로크는 크게 ▲긍정적 스트로크 ▲부정적 스트로크 ▲무 스트로크로 나뉩니다.

긍정적 스트로크에는 대상을 즐겁게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예쁘다!’ ‘정리정돈을 잘하시네요!’ ‘손이 참 빠르시네요!’ ‘네가 최고야!’ ‘사랑해’ 등 칭찬과 격려의 언어와 안아주기, 쓰다듬기, 웃기 등 긍정적인 행동이 포함됩니다. 한편 부정적 스트로크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인 ‘디스’와 비슷합니다. ‘디스’는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의 영단어 ‘disrespect’에서 나온 말이죠. ‘나는 못 생겼어’ ‘나는 이것밖에 안 돼’ ‘그래, 그럴 줄 알았다’ 등의 말들이나 째려보기, 인상 쓰기와 같은 행동 등 자신이나 타인을 존중하지 않고 불쾌하게 만드는 행위들은 모두 부정적 스트로크에 해당합니다. 무(無) 스트로크는 말 그대로 어떠한 상호작용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무 스트로크는 부정적 스트로크보다 오히려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로부터 보살핌을 받아 성장하고 여러 자극을 받으며 사회인으로 자라나죠.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 중 생명 유지(생리, 안전)의 욕구 다음으로 강한 것이 바로 ‘인정’의 욕구입니다. 심리학자 토마스 해리스(Thomas A. Harris)는 “스트로크 부족은 그 자체가 심리적 죽음과 같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스트로크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반드시 필요합니다. 무 스트로크가 지속되거나 내가 받고자 하는 스트로크를 계속 받지 못할 때 우리는 스트로크에 굶주리는 ‘스트로크 기아’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과 ‘OK 목장’도 메마른 땅처럼 쩍쩍 갈라지기 시작할 겁니다.

 

 

좋은 것이 좋다고, 이왕이면 우리 긍정 스트로크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스트로크를 주는 방법에 따라 ‘무조건적 스트로크’와 ‘조건적 스트로크’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 긍정 스트로크는 말 그대로 조건 없이 제공되는 기분 좋은 인정 자극을 뜻합니다. 눈을 마주쳤을 때 싱긋 웃어주기,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하기, 꼬옥 안아주기, 사랑한다고 말하기 등이 무조건적 긍정 스트로크의 사례입니다.

조건적 스트로크는 특정한 조건을 충족했을 때 제공되는 인정 자극입니다. 방을 잘 치운 아이에게 “정리정돈 잘했네! 정말 깔끔하다! 참 예쁘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조건적 긍정 스트로크의 대표적인 사례죠. 다른 예시를 좀 더 생각해 볼까요?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난 나를 칭찬해!” “약속 지켜줘서 고마워.” “역시 엄마 음식은 최고예요!”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우리 일상생활에 가득 차 있답니다.

 

그런데 이 스트로크가 타인과의 관계에서만 제공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나 자신과의 의사소통에서도 쓰일 수 있습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인정 욕구를 채우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인정해 줄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양치할 때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보며 “네가 최고야!” “오늘 좀 예쁜데?” “오늘따라 잘 생겼네!”라고 이야기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며 “할 수 있다!” “괜찮아” “오늘도 파이팅!”이라며 스스로 칭찬도 해주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먼저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일 테니까요.^^

 

긍정 스트로크를 끊임없이 쏟아부어주는 것을 ‘스트로크 샤워’라고 합니다. 시원하게 뻗어 나오는 물줄기로 몸을 깨끗하게 씻듯이 마음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상처, 자괴감, 우울 등을 ‘긍정 스트로크 샤워’로 씻어낼 수 있습니다. 이 스트로크 샤워는 여러 사람들과의 모임 자리에서 해 보면 좋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한 사람이 스스로 좋은 점을 자랑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돌아가며 그 사람의 좋은 점, 칭찬할 점을 찾아 한 마디씩 이야기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지금껏 생각지 못했던 나의 좋은 점이 보이게 되고 자신감도 은근히 생기며 마음속에 활력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게 될 거예요.

자, 이제 누구보다도 소중한 나 자신을 위해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어내는 긍정 스트로크 샤워를 해볼까요? 마음속 OK 목장이 점점 더 푸르고 넓어질 거예요.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멋진 당신을 응원합니다!

 

수술간호팀
편희연 대리

수술간호팀 편희연 대리는 2007년 서울아산병원에 입사해 현재 동관 마취회복실에서 수술 중 마취 및 수술 후 회복 간호를 하고 있습니다. 환자, 직장 동료들과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선 나 자신을 잘 아는 것이 필요함을 깨닫고 교류분석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교류분석상담 전문가 과정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뉴스룸 칼럼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힘든 분들, 더 편안한 ‘나’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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