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룸 칼럼 미래 병원, 다가오는 고객 경험의 변화 사례 2023.10.11

 

 

'뇌경색으로 A가 쓰러졌다. A를 발견한 나는 재빠르게 구급차를 불렀다. 병원에 도착하자 의사는 환자 상태를 올바르게 파악하려면 쓰러지고 나서 경과된 시간 정보가 필요하다고 한다. 나에게 그 시간을 묻는데, 당황해서 잘 모르겠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시간은 지나간다. 불안하다. A가 쓰러진 시간을 정확히 모르는 내가 원망스럽다.'

 

최근 참석한 국제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에서 뇌경색 발병 시간을 추정해 골든아워(4.5시간) 경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연극처럼 시연한 상황이다. 해당 기술은 ‘닥터앤서 2.0’으로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한 30개 대형병원과 20개 AI전문 기업이 참여해 개발된 AI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단순히 전시 부스에서 기술을 소개하기보다 실제 현장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며 고객 경험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제시했다.

 

이처럼 새로운 디지털 기술은 하나씩, 그러면서도 급속도로 병원의 모습을 바꿔가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 경험 역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국내 병원은 어떤 고객 경험을 변화시켜 미래 병원을 여는 준비를 하고 있을까?

AI, 빅데이터, IoT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병원 안팎의 연결성을 높여 의료진의 의료 업무는 줄이고, 환자 경험은 극대화하는 스마트병원을 추진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병실 내에 설치된 개인 맞춤형 모니터를 통해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가 직접 만날 필요 없이 비대면 회진·상담을 진행하는 '스마트 베드사이트 시스템',

카카오 알림톡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입원 수속(확인, 변경 포함) 및 결제 시스템 등

환자나 보호자가 조금 더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추진하는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지원사업을 통해 환자가 모바일 앱과 병상 모니터를 통해 의료진과 소통하고, 퇴원 후에도 자가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홈케어 시스템을 제공하는 '스마트 입원환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앱으로 입원 수속을 시행한 결과, 수속에 걸리는 시간이 3분 29초에서 1분 23초로 절반 이상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은 다양한 분야에 로봇을 활용한 'Robot driven hospital'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물류 이송 로봇, 길안내 로봇, 회진 로봇, 검체 이송 로봇 등 로봇을 중심으로 의료진과 환자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비효율 요인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임신 초기부터 출산 이후까지 시기별로 필요한 교육자료를 모바일로 제공하고 ‘의료진에게 질문하기’ 기능을 통해 의료진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위험군 산모에게는 웨어러블 기기를 제공해 생체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자가 체크 리스트 발송 및 내원 안내를 돕는 '스마트 맘 케어'를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도 2019년부터 스마트 병원 기획과제를 시작했다.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는 10년간의 다빈도 고객의 소리(VOC)와 직원의 소리(VOE), 4년간 환자 안전 사례, 608명의 직원 설문과 인터뷰를 기반으로 문제 및 니즈를 파악했고 병원의 모든 관련 부서와 함께 검증하고 실사례를 파악했다. 사람, 환경, 데이터, 기업이 서로 연결되고 협업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초연결 병원'이라 정의하고, 정확한 원인 분석을 통해 해결 방향을 도출했다. 그리고 중요도와 시급성, 실현 가능성이 검증된 과제부터 추진해 나갔다.

그중 하나로 하루 700명 이상의 환자가 입·퇴원 하는 병상 배정 업무를 자동화하고, 입원 환자의 등록, 예약 변경, 취소 업무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적용했다. 물론 이에 따른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직원들은 환자 돌봄 등의 고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해당 사례는 최근 국내 병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변화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할 뿐이다. 병원별로 적용하는 기술 및 분야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환자가 병원에 오기 전부터 치료를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간 후에도 적절한 케어를 위한 전주기적 의료 서비스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환자와 의료 서비스 간의 상호 작용 방식을 재정의해 고객 경험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이 발표한 '스마트병원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 세계 종합병원의 약 10%가 스마트병원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래 병원이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 확신할 순 없지만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환자, 보호자와의 공감이 상호 전달될 때 우리가 그리는 미래 병원, 고객 경험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박대호 유닛 매니저

박대호 유닛 매니저는 2010년 서울아산병원에 입사해 2017년부터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병원 내 혁신주도 부서로 인간중심 경험 디자인 가치를 지향하고 현장 직원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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