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방심해선 안될 갑상선암 2016.03.03

 

갑상선은 갑상선 연골이라는 목 부위에 튀어나온 부분 2~3cm 아래에 있는 나비모양을 한 장기이다. 나이가 들면 얼굴에 점이 생기듯, 갑상선에도 일종의 점에 해당하는 혹이 많이 생긴다. 의사들은 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부른다. 이를 암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결절, 종양은 혹과 비슷한 의미이다.

 

여기에 암인 경우는 악성, 암이 아닌 경우는 양성이라는 말을 붙인다. 양성 혹, 양성 종양, 양성 결절은 암이 아니고, 악성 혹, 악성 종양, 악성 결절은 암인 것이다. 물혹, 낭성 혹이라는 표현도 흔히 쓰이는데 이는 물주머니처럼 혹 안에 물이 차있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물혹은 양성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진행 더딘 ‘거북이 암’… 제때 치료받는 것이 중요


갑상선암은 크기가 1~2cm를 넘어도 이를 스스로 만지기는 매우 어렵다. 때문에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건강검진시 시행한 갑상선 초음파 검사로 발견된다. 갑상선암의 증상은 크기가 4~5cm 이상 커져 기도나 성대 신경을 압박하거나 침범하는 경우에 나타나므로, 증상이 있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의미다. 


모든 암은 병기가 있다. 대부분의 병기는 1~4기의 4단계로 나누어져 있으며, 흔히 이야기하는 초기는 1기를, 말기는 4기를 일컫는다. 하지만 갑상선암은 진행이 더디고 예후가 좋아서 4기라 해도 웬만한 다른 장기의 암의 1~2기보다 더 오래 생존한다. 갑상선암이 ‘거북이 암’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방심하고 얕봐선 안 된다. 아무리 거북이라고 해도 닌자 거북이처럼 변형이 일어나 저분화암이나 미분화암이 되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분화된 갑상선암의 경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95% 이상이 완치되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진찰에 따라 치료받아야 한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믿고 민간요법에 매달리거나 추적검사를 게을리 하다가 치료받을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갑상선암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이며 그 밖에 ▲능동감시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갑상선 호르몬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능동감시는 수술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늦출 수 있다는 개념이다. 암의 직경이 5mm 이하이면서 기도, 피막 등 주변 장기나 림프절 침범이 의심되지 않는 경우에는 바로 수술하지 않고 1년에 한번 이상 갑상선 초음파 추적 검사를 하면서 그 진행을 지켜볼 수 있다. 최근 미국 등 일부 나라에서는 처음부터 수술을 하는 것이 능동감시보다 비용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어 여전히 의사들 사이에서 논란거리이다.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는 수술 후에도 남아있을 수 있는 미세한 정상 갑상선 조직과 암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는 집에서 청소할 때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직접 주운 후 ‘먼지를 진공 청소기로 없애는 과정’과 비슷하며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암의 크기가 작고 다른 먼 부위까지 퍼지지 않은 경우에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 


갑상선암으로 인해 갑상선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갑상선호르몬을 평생 투여해야 한다. 우리 몸에 생리적으로 꼭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갑상선호르몬은 갑상선 유두암 또는 여포암 세포의 성장을 막는 효과가 탁월해 수술 후 재발을 막는 차원에서 다소 과잉 투여한다. 이로 인해 유방암, 골다공증 등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지 우려하는 환자가 많은데, 실제 일부 노인에게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60세 이하에선 거의 문제가 없다. 또 60세가 넘는다 해도 재발을 막는 이점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투여하게 된다. 

수술 후 겪을 수 있는 문제들


갑상선암 수술로 인한 대표적인 합병증은 목이 쉬는 것과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성대로 가는 신경은 갑상선의 바로 뒤에 위치해 있는데 이 주변에 암이 퍼져 있으면 암 조직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신경이 손상돼 수술 후 쉰 목소리가 날 수 있다. 대부분 일시적이며 늦어도 6~12개월 이내에 회복된다. 그 기간을 넘으면 회복이 어렵다. 그러나 목소리가 쉬는 것일 뿐 말을 못하는 것은 아니며 교사, 성우처럼 목소리를 많이 쓰는 직업이 아니라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 이런 경우는 수백 명 중 한 명 정도에서만 발생한다. 


부갑상선은 부갑상선 호르몬을 내어 피 속의 칼슘을 조절한다. 부갑상선도 갑상선의 바로 뒤에 붙어 있어 수술 시 손상을 받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일시적으로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약 5%에서 나타나며, 대부분 2주에서 6개월 사이에 회복된다. 영구적인 경우는 드물며, 설령 그렇다 해도 칼슘과 비타민 D를 계속 복용하면 별다른 증상 없이 생활할 수 있다.


갑상선암 환자라고 해서 특별히 주의해야 할 음식은 없다.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식사로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비타민 및 무기질 등을 공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간혹 “암환자는 고기 먹으면 안 된다면서요?”라는 질문을 받는데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풍문이다. 또 갑상선암 환자가 다시마나 해조류를 먹으면 재발한다는 소문도 있는데 이는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의 과다한 요오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일 뿐 갑상선을 수술로 제거한 갑상선암 환자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으므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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