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여름은 더운게 정상, 인위적으로 만든 추운 환경이 가져온 병, 냉방병 2015.08.06


뜨거운 햇볕과 높은 기온으로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여름철,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은 물론 사무실과 공장, 집안에서도 서늘할 정도로 틀어대는 냉방으로 인해 신체의 불편함과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리 몸은 36.5도 체온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다. 외부 기온이 올라가면 땀을 흘리는 등 체온을 내릴 방법을 찾는다. 이를 ‘항상성 유지’라고 한다. 당연히 더워야 할 여름에 에어컨을 통하여 추운 환경을 만드는 것은 ‘항상성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볼 때 장애물로 작용하게 된다.  

 

냉방병의 원인과 증상
냉방병은 냉방이 원인이 되어 발생되는 ‘증상들의 복합’을 말하며 정식 질병명은 아니다. 사람들은 흔히 ‘머리가 맑지 않고 감기기운이 있다’고 호소하지만 두통(32.3%) 이외에도 오한•발열 등의 전신 증상(29.7%),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14.4%), 소화 장애 등의 위장 증상(7.6%), 안구건조증(5.7%), 피부 트러블(3.0%) 등 거의 모든 신체기관의 증상을 호소한다. 

 

냉방병은 지나친 냉방으로 인한 실내외의 극심한 온도 차이가 주요 원인이기도 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냉방이 오래 지속될 경우 축적될 수 있는 유해물질이나 레지오넬라 같은 세균이 원인일 수도 있으며, 지속적인 냉방에 대한 알러지 반응으로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과도한 온도 차이에 지속적으로 신체가 노출되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초래된다. 자연히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신체 균형도 깨어진다. 이로 인해 피로, 감기, 소화불량, 두통, 권태감, 졸음 등의 증세를 호소하고, 여성들은 생리불순을 일으키기도 한다. 노인들은 안면신경마비 등의 근육마비 증세를 보일 수도 있고, 심폐기능 이상•관절염•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자들은 평소 증세가 더 심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냉방병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으로는 여름철에 냉방장치가 된 공간 안에서 하루 종일 지내는 택시나 버스 등의 기사, 직장인 등이나 가정에서도 오랫동안 선풍기나 에어컨을 사용하면 가정주부나 어린이, 노인들도 걸릴 수 있다. 특이한 것은 이런 증상들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더 심하게 발병한다는 것인데, 여성이 남성보다 복잡한 생리구조를 지니고 있고, 상대적으로 노출이 많은 옷을 착용하고 있어서 한기에 더 민감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냉방병의 예방
냉방병의 예방책으로는 절대적인 냉방시간을 줄이고 에어컨은 가동 중 1시간에 한 번, 적어도 2~3 시간에 한번 정도는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온도의 변화에 따른 신체조절 능력은 5℃ 내외이므로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를 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아무리 더워도 온도 차이가 8℃를 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한기가 직접 신체에 닿는 경우에도 냉방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가급적 냉방 장치에서 멀리 떨어져 신체를 서서히 실내기온에 적응시켜야 한다. 또 몸의 온도 변화가 심하지 않도록 카디건이나 얇은 겉옷, 무릎 담요 등을 가지고 다니며 적절하게 사용한다. 에어컨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며 자주 필터를 교환해주도록 하며 흡연은 금물이다.

 

일상생활 속에서는 비타민이 많은 계절 과일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고 얼음이 섞인 찬 음식과 아주 찬 물로 샤워하는 것을 피하고, 취침 시에는 배 부위를 이불로 덮어주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는 취침예약모드 등을 이용해 끄고 자도록 한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키며, 덥지만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을 계속하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해 나가도록 노력한다. 

 

냉방병의 대처

일단 가벼운 감기증세 같은 몸의 이상증상을 느끼면 환기를 잘 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긴 옷으로 갈아입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마사지를 하거나 팩 등을 이용해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냉방병은 시간이 좀 지나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복용하면 대부분 나아지지만, 에어컨 냉각수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위험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세균성 냉방병은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특히 고령자에게 치명적이다. 에어컨을 자주 이용한 사람이 열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가래와 기침까지 호소한다면 단순한 감기로 여기지 말고 의사를 찾아 전문적인 진료를 받도록 한다.  

 

과유불급! 언제나 적당한 선을 넘을 경우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냉방병이라고 하는 몸의 이상증상은 분명 인체의 순리를 벗어난 환경에서 기인한 것으로 무조건 덥다고 냉방장치를 켤 생각보다는 어느 정도 높은 기온은 여름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올 여름 더위를 극복해 보자.

 

보다 건강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 콘텐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뒤로가기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개인정보처리방침 | 뉴스룸 운영정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