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 전문가 칼럼 한 달에 한 번 맞는 인슐린? 2016.02.15

 

요즘 외래에서 뵙는 당뇨인 중에서 최근 한 달에 한 번 맞는 인슐린이 나왔다는데, 지금 매일 맞고 있는 인슐린 대신에 그것으로 처방해줄 수 있느냐고 여쭈어보시는 분이 종종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아직 실제 임상에서 한 달에 한 번 맞는 인슐린이 판매되고 있지는 않다’’ 라고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맞는 인슐린 제형은 투약 후 인슐린 분자가 매우 천천히 지속적으로 떨어져 나와 혈류를 타고 혈당 강하 작용을 나타내는 기전을 가집니다. 이 제형은 이미 수년 전 동물 실험 등 전임상 단계에서 그 효과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람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며, 효과뿐만 아니라 안정성과 적정 용량을 정하기 위해 여러 임상 시험 단계를 거치게 되므로, 최종 시판 단계까지에는 오랜 기간이 소요됩니다.

 

최근 해외 학회에서 한 달에 한 번 맞는 인슐린 제형에 대한 임상 시험 결과 일부가 발표된 바 있으며, 학회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제형은 기저 인슐린, 즉 하루 종일 신체 내에서 기본적으로 분비되는 인슐린 개념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하루 한번 맞는 기저 인슐린만으로 식후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경우, 즉 인슐린 분비 능력이 많이 저하된 경우에 적용하기엔 이 제제가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국내 당뇨인들의 경우 인슐린 투약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3년도 기준으로 국내에서 인슐린을 사용하는 당뇨인 비율은 16.4% 로 추정되는데, 이는 동시대에 서구에서 사용하는 인슐린 비율보다 매우 낮습니다. 이는 주로 주사바늘 사용에 대한 두려움,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주사를 놓아야 하는 불편함이 기인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한번 인슐린을 맞기 시작하면 무조건 평생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제2형 당뇨인에 대해 인슐린을 처방하는 경우는 장기간의 당뇨 유병 기간으로 인해 경구혈당강하제 만으로는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당뇨병 첫 진단 당시 고혈당이 심하여서 초기에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필요한 경우, 또는 간이나 콩팥(신장)의 기능 저하로 인하여서 경구혈당강하제 투약이 힘든 경우 등 여러 경우가 있습니다.

 

인슐린 투약 이후 적은 용량의 인슐린 사용으로도 혈당 안정이 되는 경우 인슐린 대신 경구혈당강하제 만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인슐린을 맞으면 무조건 평생 맞아야 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인슐린 처방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당뇨병의 급성/만성 합병증을 예방하고, 이미 존재하는 합병증의 악화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이는 최종적으로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해서 이므로, 필요한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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